[앵커]
8천명 가까운 확진자가 나오면서 선별진료소마다 줄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추운 날씨 속에 몇 시간을 기다려도, 검사를 못받기도 한다는데요.
밀착카메라 이희령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차선이 차들로 꽉 찼습니다.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드라이브스루 선별검사소로 향하는 차들입니다.
지금 시간 10시 12분입니다.
이곳 선별진료소는 10시 반에 열어서 아직 15분 정도는 더 남았는데요.
벌써 많은 차가 줄을 서 있습니다.
대기번호 1번인 차는 3시간 전에 왔습니다.
[박윤범/서울 반포동 : 저 7시 10분이요. 7시 반쯤 됐을 때 벌써 차들이 뒤에 있었거든요.]
[오승환/서울 우면동 : 아이들이 중간에 화장실을 가고 싶을까 봐 물 안 먹고.]
새치기를 막기 위해 번호표를 미리 끼워주는데 곧 번호표가 없는 차가 나타납니다.
[번호표 없는 차량 운전자 : (번호가 지금 앞에 없으시네.) 뒤에 차가 없어서 그냥 들어왔었어요.]
[앞 차량 운전자 : (이 차 끼어들었어요?) 그런 것 같아요. 앞차 꽂아주고 저 꽂아줬거든요.]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번호표 없는 차량 운전자 : (코너에서 끼어드신 거라고 얘기하시니까.) 누가요? 저분이 끼어들었대요? 블랙박스를 보면 되잖아요, 사장님.]
[번호표 없는 차량 운전자 : 우린 끼어든 적이 없는데. (맨 뒤로 가셔야 해요.)]
입구까지 온 다른 차도 번호표가 없습니다.
[번호표 없는 차량 운전자 : (선생님, 새치기하셨거든요. 나가주세요.) 유턴해서 들어갔는데.]
다시 돌아갑니다.
2시간 만에 대기 번호가 300번을 넘어섰습니다.
[강삼원/교통정리 봉사자 : 세화고등학교 저 끝부분. 저기까지 서 있었는데 오늘은 덜 밀린 거예요, 지금.]
이 화면은 서울시 안에 있는 선별진료소들에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사이트입니다.
문을 연 지 10분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혼잡'이라고 뜹니다.
가장 심한 단계인데요.
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온 걸까요.
건물 앞 공간을 빙 둘러서 지하보도 안까지 줄이 이어져 있습니다.
들어가고, 들어가고, 들어가도 줄은 이어집니다.
[이형옥/서울 잠실동 : 상상을 못 했어요. 깜짝 놀랐네.]
비도 옵니다.
[이유림/서울 잠실동 : 잠깐일 줄 알고 (우산을) 안 가져왔는데 비 맞고 옷으로 막고. 지하도부터 해서 왔는데 감기도 걸리고,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 그러네요.]
번호표를 쓰는 선별진료소, 대기 인원이 200명이 넘습니다.
결국 종료시간 전 접수가 마감됐습니다.
[정융분/서울 갈현동 : 아이고, 오늘 꼭 받아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늦게까지 하는 데가 어디가 있나.]
급히 다른 진료소를 찾던 한 시민.
[진료소 방문 시민 : 아이고 큰일 났네. 병원에 수술하러 가야 하는데.]
누군가 남은 번호표를 건네줍니다.
[진료소 방문 시민 : (아까 이거 번호, 꼭 필요하면 가져가요.) 오, 감사합니다.]
해가 져도 검사는 계속됩니다.
이곳은 서울 중구 선별검사소 앞입니다.
지금 시간이 저녁 8시를 향해 가고 있는데요.
비가 내리고 있는 상황인데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습니다.
[구예은 구영은/서울 한강로동 : 확진자 수는 계속 늘어나는데 검사소는 너무 일찍 닫으니까 늦게 받던 사람들은 당황스럽고. 역행하는 것 같은…]
오늘(15일)도 수많은 시민들이 선별진료소를 찾았습니다.
내일도 크게 다르진 않을 겁니다.
추운 날씨에 발걸음한 시민들과 한계 상황을 버텨내고 있는 의료진들을 위해 조금 더 적극적인 지원과 보완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VJ : 최효일 / 인턴기자 : 정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