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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군 주둔 '100년의 벽' 허물고 대구시민 땅으로

입력 2021-12-10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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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0일) 대구에서는 시민들이 벽 하나를 무너뜨렸습니다. 이 벽에 가로막혀 있던 땅에는 일제강점기부터 지금까지 군사시설이 있었는데요. 이 땅이 오늘 100년 만에 시민들에게 다시 돌아왔습니다.

대구 미군기지가 있던 현장을 윤두열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81살 차태봉 할아버지는 10살 때 대구 남구로 이사 왔습니다.

집 바로 앞에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미군 활주로가 있었습니다.

[차태봉/인근 주민 : 소음과 진동으로 고통과 아픔을 겪다 보니 언제 비행장이 없어지고 고통 속에서 벗어나나 그 생각만 했지요.]

이 벽이 생긴 건 19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군이 경비행장으로 썼습니다.

해방 이후엔 국군비행장이, 한국전쟁이 끝나고선 줄곧 미군부대 활주로와 헬기장이 자리했습니다.

[시민과 함께 허무는 100년의 벽!]

시민들이 줄을 당기자 벽이 무너집니다.

벽을 세운 지 100년 만입니다.

대구시가 국방부와 주한미군과 협상을 해 미군기지 일부를 반환받기로 한 겁니다.

시민 품으로 돌아온 이 부지엔 공원과 도서관 등이 들어섭니다.

하지만 그전에 아이들이 이곳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게 토양 정화작업을 해야 합니다.

헬기장이 있던 토양에선 벤젠과 비소, 카드뮴 등 8개 항목이 토양오염우려기준치를 초과했습니다.

지하수에서도 석유계총탄화수소와 페놀이 수질기준을 초과해 검출됐습니다.

[김중진/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대표 : 주거지역 기준인 1지역 기준으로 정화를 해야 하는 것, 완벽한 정화가 이뤄졌다고 봤을 때 그 상태에서 시민 품으로 돌아오고 그게 완전한 반환이다…]

춘천 미군부대는 정화작업이 끝난 뒤에도 수십 개의 기름통이 발견돼 10년 만에 다시 정화작업에 들어갑니다.

이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선 정화 과정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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