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휴대전화 충전기, 일회용 장갑, 의자, 또 세탁기 고무벨트까지 무인매장에서 훔쳐 가는 물건들입니다. 지키는 사람이 없다면서 닥치는 대로 가져간다는 건데요.
어느 정도인지, 밀착카메라 이예원 기자가 무인매장을 돌아봤습니다.
[기자]
이런 무인매장, 요즘 쉽게 볼 수 있지요.
CCTV가 있어도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밀착카메라가 현장을 살펴보겠습니다.
한 무인 과자점을 찾았습니다.
물건을 고르고 나가는 동선마다 경고문을 붙여놨습니다.
정면에 'CCTV는 다 안다'라고 쓰여 있고요.
나가는 문 바로 옆에도 절도는 범죄라는 빨간 글씨의 경고문이 쓰여 있습니다.
[백모 씨/무인 과자점 점주 : (경고문을 많이 붙여두셨더라고요.) 아이스크림을 두 개, 세 개 포개가지고 앞에 것만 바코드를 찍어서 가요. 로스(손실)가 아주 꽤 되지, 누적되면.]
한 무인빨래방은 최근 세탁기 3대에 달린 고무 벨트를 도난당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류모 씨/무인 빨래방 점주 : 휴대폰 충전하라고 이렇게 해놨는데 가져가더라고. 일회용 장갑하고 물티슈 이것도 가져가요. 그래서 양면테이프로 붙여놨어요. 여기 보세요, 의자. 쇠로 된 케이블 타이로 다 묶어 뒀잖아.]
그렇다고 24시간 매장에 머물면서 지킬 수도 없어 원격 스피커를 달았습니다.
휴대폰 앱으로 빨래방 내부를 볼 수 있는데요.
여기 '대화하기' 버튼을 누르고 말하면 매장에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제 목소리가 나오게 됩니다.
[류모 씨/무인 빨래방 점주 : (밖으로 나가주세요. 아니면 바로 경찰에 신고하겠습니다.) 예기치 못한 일들이 발생하는데 영업에 손실이, 지장이 있죠.]
무인점포 절도는 지난 2019년 203건이었는데, 올들어 지난 9월까지 벌써 1604건을 기록했습니다.
한 무인사진관 CCTV 영상입니다.
저녁 9시 반, 두 명이 사진기 앞을 기웃거리더니 갑자기 소지품 보관 바구니를 가져옵니다.
그 중 한 명이 바지를 내리더니 마치 변기인 듯 그 위에 앉아 소변을 봅니다.
다 본 뒤엔 발로 바구니를 밀어 제자리에 갖다둡니다.
이 모습은 가게 문을 원격으로 닫으려던 점주가 CCTV로 가게 상태를 확인하다 발견했습니다.
[무인 사진관 점주 : 황당했고…경찰서를 시간을 내서 가야죠.]
가게 주인뿐 아니라 매장 이용객들도 불편을 호소합니다.
[이준혜/서울 홍제동 : 손님이 시끄러운 게 관리가 안 되는…술 취한 사람도 많이 오시고요.]
[조건희/서울 흑석동 : 비행청소년이 많이 모여서 이용을 안 하고 그냥 모여서 장난치는 경우도…]
업계에선 보안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살려주세요' 이렇게 응급상황이 생기면 자동으로 감지가 됩니다.
이 편의점은 또, 카드를 등록해야 입장할 수 있고 물건을 몰래 숨겨 나가더라도 결제가 됩니다.
[한수웅/신세계아이앤씨 스파로스기획팀장 : 스마트 선반에 무게 센서가 있어서 도난, 이런 부분에 대한 대비와…]
하지만 아직은 일부 얘기고, 대다수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습니다.
[박기범/무인 카페 점주 : 키오스크나 이런 게 잘 동작하지 않는다고 주먹으로 내리치는 경우도 (있고요.) 습관적으로 CCTV를 계속 쳐다보게 됩니다. 계속 피로감이 생기고요. 사실 (무인매장은) 손님의 양심에 맡긴 채 운영된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 발전을 하려면 무인점포에 맞는 보안 솔루션이 필요하다…]
기술은 점점 발전하고 무인 매장의 보안도 강화될 겁니다.
하지만 부끄러운 양심이 그대로라면 씁쓸한 장면은 계속 보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VJ : 김대현 / 영상디자인 : 박상은 / 인턴기자 : 이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