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매를 하는 건가?" 싶은 분도 "오랜만에 듣는다"며 반가워하는 분도 계실 겁니다. 수능날이었던 오늘(18일) 경북 포항에서는 어르신들의 주산 대회가 열렸습니다.
윤두열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처음엔 간단한 숫자로 시작하더니
[212원이요, 160원이면?]
점점 숫자가 복잡해지고 부르는 속도도 빨라집니다.
[조금 빨리 속도를 내겠습니다. 1875원이요, 6264원이면?]
곧바로 희비가 엇갈리고 곳곳에서 환호와 탄식이 터져나옵니다.
[틀린 분? (번호표) 회수하세요.]
각 지역의 명예를 걸고 나온 어르신들의 주산 대회 모습입니다.
눈이 침침한 어르신들은 일반 주판보다 3배 더 큰 주판을 씁니다.
눈도, 귀도, 손도 세월만큼 나이가 들었지만 문제를 듣고 주판알을 튕길 때면 순식간에 세월을 60년 거스릅니다.
[권정택/대회 참가자 : 옛날에 농협에 다닐 때 계산기 나오기 전에 만져보던 추억이 새롭게 떠오릅니다.]
[신옥자/최고령 참가자 (87세) : 걱정이 없어져. 없고 말고. (주산) 할 때는 너무 즐겁고 좋아요.]
어르신 주산수업은 5년 전 포항의 작은 어촌마을 경로당에서 시작했습니다.
이젠 경북 전역에서 400여명이 배우고 있고 전국 각지로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치매 예방 등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전의숙/대회 우승 : 제가 뇌출혈로 한 번 쓰러졌는데요. 치매 안 오기 위해서 매일 연습을 했어요.]
한동안 사라졌던 주산이 초등학교 방과 후 과목으로 부활하더니 이젠 어르신들에게도 인기 취미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