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11일) 전국 항만 근처 주유소에선 군 부대에서 보관했던 요소수를 수출입 컨테이너 화물차에 풀었습니다. 일단 급한 데 먼저 주기로 한 건데 주유소엔 긴 줄이 늘어섰고 요소수를 못 받는 기사들 사이에선 원성이 터져나왔습니다.
서효정 기자가 인천항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전화를 받는 직원들의 손길이 분주합니다.
[차가 뭐예요? 안 됩니다. 지금 수출용 차밖에 안 돼요, 컨테이너. (누구한테 전화 온 거예요?) 손님들. 요소수.]
[(요소수 들어왔냐고?) 예, 난리야 난리.]
이 주유소는 군 부대에서 나온 요소수를 시중에 공급하는 32개 주유소 중 하나입니다.
주변 혼잡을 막기 위해 경찰도 아침부터 배치됐습니다.
오전 10시, 드디어 트럭이 도착합니다.
자물쇠를 풀자 모습을 드러내는 요소수.
지금 막 요소수를 실은 군용차량이 도착했습니다.
이렇게 주유소 한쪽에 박스채 쌓아놓고 있는데, 오후 2시부터 전국적으로 판매가 시작됩니다.
요소수 나르는 지게차 기사 마저도 한 통 사고 싶다고 합니다.
[김경훈/지게차 기사 : 2시 되면 사람들 몰려올까 봐 미리 사놓으려고 했는데 안 된대요.]
배분 1시간 전, 경찰은 '2시'라고 써있는 팻말을 들고 차들을 돌려보냅니다.
화물차들은 결국 인근에 한 차로를 막고 섰습니다.
주유소 앞에 바로 줄을 못서게 해서 이렇게 인근 도로에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신연호/화물차 기사 : (기다린 지) 한 시간 정도 됐어요. 이쪽으로 오면 좀 적을 것 같기에 왔는데…]
두 시가 되자 입장이 시작됩니다.
주유소에선 '되팔기'를 막기 위해 통째로 팔지 않고 직접 차에 넣어줬습니다.
[이경호/화물차 기사 : (받아서) 너무 좋죠. 걱정 안 해도 되니까요, 일단은. (이제 어디 가실 거예요?) 동해요, 동해.]
하지만 수출입 컨테이너 화물차가 우선으로 받다보니 공평하지 않다는 불만도 쏟아집니다.
[A씨/화물차 기사 : 같은 차인데 어떻게…형평성에 어긋나잖아요, 같은 화물차인데 얘네는 뭐…]
애초에 잘못 알고 온 기사도 있고,
[B씨/화물차 기사 : 일반 화물차 차량도 포함되는데…(일반 차도 된다고요?)]
절박한 나머지 화를 내는 기사도 있습니다.
[C씨/화물차 기사 : 컨테이너 달면 컨테이너고 다른 것 달면 다른 거지, 어떤 놈이 정한 거요? (나라에서 정한 거예요.) 나라 그 XX가 아주 돌았네, XX.]
수기 대장을 적는 방식은 중복 배급을 골라내기 어렵다는 단점도 지적됩니다.
[장경대/인천항 주유소 소장 : 여기서 넣고 다음 주유소 가서 넣으면 저희도 방법이 없죠.]
정부는 군 부대 요소수로 컨테이너 화물차 1만대 중 7천대가 서울-부산을 한두번 왕복할 양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유정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