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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아파트인데…107동은 소음 보상되고 108동은 안 된다?

입력 2021-11-05 20:25 수정 2021-11-05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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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내년부터 군용 비행기 소음으로 고통받는 주민들에게 처음으로 현금 보상을 합니다. 그런데 같은 아파트 단지 안에서도 누군 받고 누군 못받게 됩니다. 동 하나, 불과 10미터 차이로 보상 여부가 갈리기도 해 주민들 반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추적보도 훅에서 가봤습니다. 윤샘이나 기자입니다.

[기자]

대구 금호강을 낀 한적한 주택가입니다.

굉음이 들려옵니다.

잠시 뒤 군용기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인근 군 비행장인 제11전투비행단에서 이륙한 공군 훈련기입니다.

[윤성민/대구 동구 : 아침 한 10시부터 해서 중간중간에 저녁 8시 돼서도 막 뜨는데 한두 대도 아니고 세 대, 네 대씩 떠다니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주민들은 소음에 진동까지 느껴진다고 주장합니다.

창문 틈마다 신문지를 껴놨습니다.

집 안에서 일상적인 대화도 어렵다고 호소합니다.

정부는 이런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내년부터 군 공항 인근 주민 한 명당 한 달 최대 6만원을 지급합니다.

기준은 국방부가 전국 군 공항이 위치한 지역에서 측정한 소음을 지도 위에 그린 '소음 등고선'입니다.

최소 85웨클을 넘는 등고선 안에 포함된 지역부터 보상 대상입니다.

문제는 담벼락 하나 차이로도 보상 여부가 갈린다는 것입니다.

공항 방면으로 맨 앞에 있는 집 한 채씩만 보상 대상에 포함됐고 바로 뒤부터 저쪽 끝까지 모두 빠졌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골목길 사이를 하나 둔 아파트는 앞쪽부터 저쪽 뒤까지 모두 포함됩니다.

지도상으로 보면 군 공항과 떨어진 거리가 비슷한 주택가 상당수가 보상을 못 받고 주택가 양 옆으로 위치한 아파트 두 곳만 피해를 인정 받은 셈입니다.

[양승대/비행공해 대책위원회 위원장 : (보상 대상에 포함된 아파트) 사이를 찍어서 두 곳을 연결한단 말이에요. 그 사이에 있는 부분이 걸리면 넣어줘야 하는데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고요.]

공군 제10전투비행단이 위치한 수원 군 공항 인근입니다.

공항에서 직선거리로 300미터 떨어진 한 아파트는 전체 10개동 가운데 3동만 피해를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이 아파트는 동간 간격이 불과 10미터, 제 보폭으로 13걸음에 불과한데요. 이 차이로 왼쪽에 있는 107동은 보상 대상에 포함됐고 오른쪽에 있는 108동부터는 제외됐습니다.

인근의 또 다른 아파트 역시 보상 대상에 포함된 동보다 군 공항 쪽에 더 가까이 있는 동이 보상지역 에서 빠졌습니다.

[박은영/경기 수원시 권선구 : 지금도 되게 많이 시끄럽죠? 이게 계속 수시로요.]

국방부 측은 "소음 등고선 경계를 기준으로 나뉜 결과"라며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아파트의 경우 동의 일부라도 경계선에 걸치게 되면 동 전체를 포함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병찬/한국교통대 환경공학전공 교수 : 큰 도로를 기준으로 도로 안에 포함된 지역은 보상해 준다든지 동 간 간격이 굉장히 좁은 아파트 단지는 묶어서 다 같이 묶어서 보상해 준다든지 해야 합니다.]

앞서 국토교통부도 지난 5월 민간공항 인근의 소음피해 지원 방식을 바꿔 마을 단위나 아파트 단지의 경우 조금이라도 포함되면 지원키로 했습니다.

다만 보상금을 주는 방식이 아닌 방음벽 등을 설치해주는 방식입니다.

군 공항 인근의 주민들은 국방부가 국토교통부처럼 합리적인 기준으로 보상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신하림 김윤나 /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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