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단독] CJ대한통운 '갑질' 감사 협조 뒤…계약 끊긴 협력사

입력 2021-11-01 20:35 수정 2021-11-02 10:51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CJ대한통운이 담당 간부들에게 '갑질'을 당한 협력사의 일감을 줄줄이 끊었습니다. 협력사는 불이익이 없을 거란 말을 믿고 '갑질' 감사에 협조했지만, 1년새 매출이 9분의 1토막이 났습니다.

추적보도 훅, 서영지 기자입니다.

[기자]

물류 중소기업인 A사는 2014년부터 2019년까지 6년간 CJ대한통운 4개 사업장의 협력사로 일했습니다.

연매출은 190억원에 정규직 74명, 차량 88대를 유지했습니다.

그런데 대한통운은 지난해 1월부터 1년새 A사에 맡긴 4개 사업장 가운데 3개 사업장의 계약을 끝냈습니다.

이 때문에 연 매출이 20억원으로 원래의 9분의1로 줄면서, 정규직은 3명만 남기고 다 내보냈고 차량도 28대로 줄였습니다.

[김모 씨/A사 대표 : 거의 재계약을 원칙으로 하죠. 물류센터가 신설돼서 운영하기에는 처음부터 시작했던 사람은 숙련의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큰 비딩(입찰) 없이 그대로 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A사에 그늘이 드리운 건 2018년 대한통운의 담당 팀장으로부터 "돈을 빌려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부터입니다.

고객 변상과 전세금에 쓸 급전이 필요하다는 말에 두번에 걸쳐 8500만원을 빌려줬습니다.

[김모 씨/A사 대표 : 을사 입장에서는 계약 주체가 갑사인 CJ대한통운이다 보니까 갑사의 요청을 거절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돈을 다 돌려받지 못하고 1년 가까이 지나는 사이, CJ그룹 경영진단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해당 팀장의 착복 혐의를 감사 중인데, "사실대로 협조하면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는 겁니다.

[김모 씨/A사 대표 : 우리는 당연히 변상권으로 알지, 개인적으로 착복을 했는지 안 했는지 알 수가 없잖아요.]

하지만 이후 A사는 2개 사업장의 계약을 종료당하고, 경쟁입찰에서 떨어졌습니다.

문제는 지난해 6월 CJ대한통운의 후임자도 고객사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며 현금을 요구한 겁니다.

[김모 씨/A사 대표 : 전에도 문제가 됐었고 앞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얘기했어요. 그랬더니 급하다고 480만원을 달라는 거예요. 상품권이라도 해달라는 거예요.]

그러고 나서 대한통운로부터 남은 2개도 계약을 끝내겠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대한통운 측은 처음엔 '갑질 사건'과의 연관성을 부인했지만, 결국 인정했습니다.

알고보니 현금을 요구한 후임자도 내부 감사에서 징계를 받았던 겁니다.

[CJ대한통운 관계자/지난 4월 9일 : 그때 박OO 부회장이 딱 보고서 그랬거든요. '앞으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부정에 연관된 임직원, 걸린 협력업체 다 정리해.' 이게 근본 원칙이었어요.]

A사의 계속된 이의 제기에 대한통운은 원래 계약을 끝내려던 두 곳 중 한 곳의 계약만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대한통운은 A사와 세 곳의 계약을 끝낸 데 대해 JTBC에 "부정 행위가 있었던 업체를 재계약할 수는 없으니 경쟁입찰에 부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모 씨/A사 대표 : '너네들은 부정에 연루됐으니까 아웃되는 거야'만 얘기해요. 그럼 부정에 연루한 원인 제공을 누가 했을까요? 갑사의 횡포일까요, 아니면 을사의 잘못일까요?]

(영상디자인 : 송민지)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