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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시공간 초월" 태초의 '이터널스' 지구 헌정 新MCU 압축파일

입력 2021-10-29 15:00 수정 2021-10-30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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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시공간 초월" 태초의 '이터널스' 지구 헌정 新MCU 압축파일


|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 페이즈4 새 역사 '이터널스' 리뷰
| 지구 넘어 범우주 세계관…태초의 히어로 10人 첫 등장
| 마동석 합류 주목도↑ 기원전후 인종·성별·나이·문화 다양성

출연: 젬마 찬·리처드 매든·로렌 리들로프·쿠마일 난지아니·안젤리나 졸리·브라이언 타이리 헨리·마동석·셀마 헤이엑·배리 케오간·리아 맥휴·키트 해링턴
감독: 클로이 자오
장르: 액션·어드벤처·드라마
등급: 12세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56분
한줄평: 광활한 대서사시 예고편
팝콘지수: ●●●◐○

개봉: 11월 3일
줄거리: 수천 년에 걸쳐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온 불멸의 히어로들이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인류의 가장 오래된 적 데비안츠에 맞서기 위해 다시 힘을 합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리뷰] "시공간 초월" 태초의 '이터널스' 지구 헌정 新MCU 압축파일

**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광활한 마블 세계관의 새로운 안내서다. 각 캐릭터의 서사를 차곡차곡 쌓아 올린 후 빵 터뜨렸던 '어벤져스'와 달리, 이번엔 친절하게 (우주·외계에서 날아 온) 10명의 히어로들을 한꺼번에 보여주는 것으로 대서사의 막을 연다.

더 이상 지구에만 머물지 않는 마블 세계관은 '이터널스'를 통해 한층 더 우주와 가까워진다. 맨 손으로 물고기를 잡아먹던 시절부터 지구 수명의 끝이 야기되는 현재까지, 인간과 지구의 모든 역사적 성장을 이터널스는 지켜보고 있었다.

기원전·후를 넘나들며 지구상에서 벌어진 모든 이야기를 담아냈다고 봐도 무방한 '이터널스'는 여기에 새로운 히어로 개개인의 서사를 짧게나마 소개하고, 이터널스 창조 이유까지 거슬러 올라가 그들만의 갈등과 화합을 다룬다. 철학적인 빌런의 등장도 빼놓을 수 없다.

때문에 체력적인 피곤함만 문제가 안 된다면 156분의 시간마저 아쉬운 기현상을 체감할 수 있다. 왠지 끌리는, 혹은 첫 눈에 반한 내 히어로의 분량이 가장 짧게 느껴질 수도 있다. 용량 꽉 차게 압축 시켜둔 파일을 아주 살짝 맛보기로만 열어 본 기분이다.

무엇보다 '이터널스'는 마동석의 첫 할리우드 진출작이자 마블 입성작으로, 이미 마블민국에 살고 있는 국내 팬들의 관심을 어느 때보다 높이고 있다. 10명의 히어로 중 당당한 1인으로, 안젤리나 졸리의 파트너로 존재감은 압도적이지만, 설정의 만족도는 기대치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허탈할 수도, 충격적일 수도, 신선할 수도 있다. 마블이 뽑아낸 배우 마동석에 대한 해석력은 꽤나 영리하고, 마동석의 소화력도 합격점이다.

'이터널스'는 본격적인 위드코로나 시대를 맞아 관객과 만나는 첫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극장은 심야상영 제한 조치까지 풀리는 만큼 '이터널스' 편성에 올인할 전망. 예매율은 개봉을 5일 앞둔 29일 오전 기준 43.8% 찍었다. '이터널스'의 힘이 어디까지 터져줄지 영화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태초, beginning, 太初 : 시간을 초월한 절대적 시점

[리뷰] "시공간 초월" 태초의 '이터널스' 지구 헌정 新MCU 압축파일
[리뷰] "시공간 초월" 태초의 '이터널스' 지구 헌정 新MCU 압축파일

시간이 시작된 우주의 맨 처음, 천지가 창조된 때, 천지를 창조함으로써 시작된 시간의 출발점이라는 태초의 사전적 의미를 마블스럽게 표현해낸 '이터널스'다. '7000년에 걸쳐' 살아온 태초의 히어로 이터널스는 우주와 지구를 배경으로 미(美)친 세계관을 펼쳐낸다.

지구의 역사, 인류의 역사, 역사적인 사건·사고를 디테일하게 담아낸 '이터널스'는 마블이 왜 클로이 자오 감독을 연출자로 택했는지, 반대로 클로이 자오 감독이기에 이러한 비주얼을 펼쳐낼 수 있었던 것인지 관객들에게 흥미로운 물음표를 던진다.

마블이 스크린화 시킬 수 있는 발상도 끝이 없는 모양새다. 이젠 마블이 흡사 '조물주'인양 마블 세계관 안에 실제 지구 세계관을 한데 묶어 버렸다. 한층 방대해진 스케일은 기원전 7000년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시작으로 기원전 2500년 경 고대 바빌론, 기원전 1521년 아즈텍 제국, 서기 400년 동남아시아 굽타 제국 등 다양한 인류 문명 발상지에서 데비안츠와 맞서 싸우는 그림을 그려낸다. 예상치 멋한 순간 끄집어낸 1945년 히로시마 원자폭탄 사건은 짧게 지나가지만 소재 자체가 강렬해 아슬아슬한 왜곡과 판타지를 넘나든다.

궁극적 꼭지점은 결국 지구와 인류다. '어벤져스'나 '이터널스'나 지구를 지켜내고자 하는 추상적 목표는 같지만, '이터널스'는 조금 더 깊이있게 지구와 인간의 존재 가치를 논한다. 인류 문명을 함께 해온 이터널스들이 인간들에 대한 입장 차가 발생하면서 벌어지는 갈등과 현재에 이르러 저마다의 삶의 방식, 자아를 찾아가는 모습은 인류가 해결하고자 하는 숙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

[리뷰] "시공간 초월" 태초의 '이터널스' 지구 헌정 新MCU 압축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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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시공간 초월" 태초의 '이터널스' 지구 헌정 新MCU 압축파일

또한 다양한 문명과 문화는 히어로의 설정과 관계성으로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성별, 인종, 연령을 아우르는 구성이 '어벤져스'와는 또 다른 '이터널스' 히어로들의 키포인트다. 수트 역시 광물, 자연, 암석, 우주를 분석해 시대를 초월한 현대적 디자인으로 제작했다. 때문에 '이터널스'의 이해도는 곧 각 히어로에 대한 이해도, 히어로와 히어로 사이의 유기적 관계에 대한 이해도로 직결된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요 캐릭터와 리더는 있지만 특별히 정해진 센터는 없고, 각자의 서사가 치밀해 차기 단독·유닛 영화를 기대하게 만든다.

'이터널스' 구성원은 우주와 이터널스를 창조해낸 셀레스티얼과 유일하게 소통할 수 있는 에이잭(셀마 헤이엑)을 이터널스의 위대한 리더로, 물질을 조작하는 능력을 지녔고 인류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세르시(젬마 첸), 비행 능력과 코스믹 에너지를 지닌 마블의 슈퍼맨 이카리스(리차드 매든)가 선봉에서 뿔뿔히 흩어진 이터널스 멤버들을 다시 찾아 나선다.

이터널스 중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으며 이터널스와 인류의 보호자 같은 존재 길가메시(마동석), 이터널스의 용맹한 전사이자, 전쟁의 여신으로 우주 에너지로 각종 무기를 만들어내 적과 싸우는 테나(안젤리나 졸리)가 친구·연인·가족과는 또 다른 감정의 교류를 나눈다. 핵주먹 뿐만 아니라 마블리 이미지까지 전세계에 알리게 된 마동석, 환상적인 액션 비주얼에 정신적 감정 연기를 소화한 안젤리나 졸리는 따로 또 같이 빛난다. 정신을 지배하는 능력을 가진 드루이그(배리 케오간), 유일한 10대로 유쾌한 이야기꾼이자 환상을 만들어내는 스프라이트(리아 맥휴)는 자신만의 신념있는 행보로 눈길을 끈다.

손에서 강력한 에너지를 발산해 적들을 공격하는 힘을 가진 히어로 킨고(쿠마일 난지아니)는 발리우드 최고의 스타로 현재를 살아가 웃음을 자아내고, 세르시만큼 인간을 사랑하며 그들의 삶 속에 살아가는 인물로 극중 유일하게 가정을 꾸리고 사는 태초의 발명가 파스토스(브라이언 타이리 헨리), 세상에서 가장 빠른 스피드로 전투에서는 물론 인류의 방대한 지식도 순식간에 습득하는 마카리(로런 리들로프)는 각각 동성애, 청각장애 히어로로 등장해 의미를 더한다.

'이터널스'에서는 일단 인간이지만, 훗날 블랙 나이트로 활약을 기대케 하는 데인 휘트먼(키트 해링턴)은 인간을 대표하는 캐릭터. 런던 자연사 박물관에서 일하며 이터널스 멤버 중 한명인 세르시와 연인 관계로 소개되고, 데비안츠의 갑작스러운 습격 때 세르시의 정체를 알게 된다. 세르시가 선물하는 반지와 나누는 대화, 기이한 능력을 자랑하는 히어로들 앞에서도 전혀 기죽지 않는 본연의 힘이 그의 남다름을 예상하고 증명하게 한다.

[리뷰] "시공간 초월" 태초의 '이터널스' 지구 헌정 新MCU 압축파일
[리뷰] "시공간 초월" 태초의 '이터널스' 지구 헌정 新MCU 압축파일

방대한 이야기 속에서도 '어벤져스'와의 연결고리, 센스있는 시퀀스들 역시 놓치지 않은 '이터널스'다. 마블은 마블. 아무리 깊은 메시지를 담아내도 상업적 흥행 포인트를 빼놓을리 없다. '왜?'라고 물어볼 법한 질문들은 히어로들의 입을 통해 속시원하게 답을 내놓고, '어벤져스'를 떠올릴 법한 유머도 곳곳에 배치돼 있다. 발리우드와 BTS(대사·OST)의 등장은 전혀 뜬금없지 않아 깜짝 웃음과 감탄을 동시에 자아낸다. 속된 말로 "마블 돌았네" 소리가 절로 터진다.

다만 이제 첫 만남인 만큼 새로운 히어로들과 정을 쌓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전망. 히어로들 사이에서도 손·발이 잘 맞지 않는 듯한 불협화음이 눈에 띄고, 몇몇 히어로들은 연기적 아쉬움도 남겼다. 액션의 힘, 초능력의 발휘도 스케일만큼 아주 거대하지는 않다. 뚜렷한 한 방이 없는데다가 익숙하지 않은 비주얼과 서사는 어쩔 수 없는 호불호와 지루함을 동반할 수 있다. 꼬인 실타래들을 향후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관건이다. 쿠키영상은 알려진대로 두 개. 서비스컷이 아닌, 제대로 된 떡밥을 투척한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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