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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인간실격' 전도연·류준열 쏘아올린 묵직한 인생 메시지

입력 2021-10-25 08:48 수정 2021-10-25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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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 '인간실격'
무언가가 되고 싶었지만 되지 못했다고 해서 인간의 자격이 박탈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 과정 자체가 중요한 것이었다. '인간실격'은 이러한 메시지를 전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지난 24일 종영된 JTBC 주말극 '인간실격' 최종회에는 전도연(부정)이 부친 박인환(창숙)과 영원한 작별을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급성 폐렴에서 패혈증으로 발전돼 숨을 거둔 것.

전도연은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삶을 되돌아봤다. 과거엔 언젠가 마흔이 되면 서울이 아닌 어느 곳에 작은 내 집이 하나 있고 아이는 하나 아니면 둘, 운이 좋으면 자신의 이름으로 쓴 책이 하나나 둘 쯤 있는 그런 사람이 돼 있을 거라고, 그게 실패하지 않는 삶이고 아버지를 행복하게 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뜻대로 되지 않았기에 실패한 인생이라고 거듭 생각하며 자살까지 생각했다.

하지만 죽음도 삶의 일부였다. 하루도 아버지가 없는 세상에서 살아본 적 없었지만 이젠 그러한 삶을 살아가야 했다. 전도연은 아버지가 전해줬던 메시지를 생각하며 앞으로를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세상에 태어나 무엇이 되는 것보다 무엇을 하는지 그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는 걸 몸으로, 눈으로 직접 보여줬다는 걸 깨달으며 삶을 달리 보기 시작했다.

남편 박병은(정수)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1년 전 그가 좋아하는 사람을 다시 만나고 있다는 고백을 듣고 '이런 얘길 왜 내게 하지?'라고만 생각했던 전도연. 하지만 이러한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자신뿐이라 박병은이 그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에 공감했고, "나도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 것 같다"라고 담담하게 고백했다. 무언가를 바라서 말하는 게 아니라 이런 말을 할 사람이 없어서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도연, 박병은은 서로를 위해 희생은 해줄 수 있지만 좋아하는 감정은 다시금 피어날 수 없었다. 두 사람 모두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고 이에 더는 말을 이어갈 수 없었다. 전도연은 류준열과 주고받은 메시지, 연락처를 모두 삭제했다. 그렇게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러던 중 천문대에서의 이벤트를 보고 그곳으로 향했고 운명적인 재회를 했다.

류준열은 과거 꿈도 희망도 없이 절망 속 살았다. 사랑이란 감정을 느껴본 적 없이 인생을 살다가 전도연을 만난 후 변했다. 진짜 사랑의 감정이 무엇인지, 사랑하면 어떻게 사람이 변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그간 거리감이 있었던 어머니에게도 좀 더 친밀하게 다가갔다. 마음을 터놓기 시작했다. 묵묵히 그녀를 기다렸던 그는 전도연과의 재회에 감출 수 없는 미소를 드러냈고 '인간실격'은 열린 결말로 두 사람의 해피엔딩을 암시했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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