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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브리핑] '사진 한 장 때문에'…해바라기 후벼파는 관광객들

입력 2021-09-09 20:55 수정 2021-09-09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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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뒤에 숨은 이야기 백브리핑 시작합니다.

첫 번째 브리핑 <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 입니다.

요즘 하늘이 점점 높아지는 게 성큼성큼 다가오는 가을, 실감나시죠.

집에만 있기 지치신 분들, 사람들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해 방역 수칙 잘 지켜가며 나들이 하실텐데요.

경기도 연천군에 있는 삼국시대 유적지 '호로고루'입니다.

가을이면 이렇게 활짝 핀 해바라기가 장관을 이룹니다.

주민자치회가 여름에 씨앗을 뿌려둔 덕인데요.

오늘(9일) 직접 찾아가봤는데 노란 물결 참 예쁘죠?

그런데 가까이에서 보니, 은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해바라기에 표정이 있습니다.

웃고 있거나, 반대로 찡그린 얼굴을 한 해바라기들이 있습니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이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름으로 보이는 한글이나, 영어 이니셜도 적혀 있습니다.

다 익은 씨가 떨어져 자연스레 이런 모양이 됐을까요?

아니면 새가 이렇게 파먹은 걸까요? 설마 그럴리가요.

관광객들이 해바라기씨를 뽑아서 만들어 놓은 겁니다.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재미있는 사진 한장 올리겠다고 모두가 보고 즐겨야 할 꽃들을 후벼파놓은 건데요.

이렇게 흉물스럽게 변한 꽃들, 한 두 송이가 아닙니다.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 다른 사람도 했는데 뭐 어때? 이런 마음이었겠죠.

자연이 좋아서 먼 곳까지 찾아와 놓고선 눈으로만 즐겨도 좋을 것을 굳이 이렇게 했어야 할까요?

연천군청은 훼손한다고 해도 별도의 조치는 취하지 않겠지만, 조심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개념 없는 관광객들에겐 영화 '해바라기' 명대사를 빌려 한마디 하고 싶은데요.

"꼭 그렇게 씨를 발라야 속이 후련했냐!"

아무튼 이 해바라기, 표정은 웃고 있지만, 속내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지 않을까요?

다음 브리핑 < 목격값 10억 원 > 입니다.

지난 3월 이 사건 기억하시나요?

두 남녀가 낙서인 줄 알고 신나게 물감칠을 했는데, 알고 보니 전시중인 작품이었고 1000만 원 가량의 복원 비용까지 물어주게 생겼다, 그런데 말이죠.

이 사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이슈가 됐습니다.

작가도 소셜미디어에 자신의 작품을 둘러싼 해프닝을 소개했습니다.

이렇데 유명세를 치르면서 5억 원 가량이었던 작품값은 배 이상 뛴 것으로 전해집니다.

현재도 복원하지 않고, 즉 낙서가 된 상태로 전시가 진행중입니다.

그리고 작품을 구매한 업체는 이 그림을 대체불가토큰으로 제작해 판매합니다.

NFT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콘텐트에 부여한 고유한 값을 말하는데요.

따라서 NFT를 사면 콘텐트의 소유권을 가지게 됩니다.

그런데, 업체가 NFT로 팔기로 한 건 그림뿐만이 아닙니다.

앞서 보여드렸던 영상이죠.

남녀가 그림을 훼손하는 소동이 담긴 CCTV 영상도 NFT로 팔기로 한 겁니다.

화제가 된 소동이었으니 그럴 수도 있죠.

놀라운 건 그 가격인데요.

무려 10억 원입니다.

그러니까 목격값이 그림값과 맞먹는 겁니다.

그나저나 무료로 받은 CCTV 영상을 10억 원에 판다?

요즘 트렌드를 감안하지 않고 생각하면 대동강 물을 판 봉이 김선달 같기도 한데요.

업체 측에선 상품 가치는 시장이 평가한다 과도하다면 누구도 사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정말 팔릴 지, 아닐 지는 지켜봐야할 것 같은데, 혹시 사고 싶은 분 계신가요?

아무튼 이 영상 NFT를 파는 건 작품 NFT를 파는 과정에서 이목을 끌기 위한 이벤트 성격이 짙어보이긴 합니다.

다만 취재 결과 업체는 CCTV 속 연인과는 책임을 묻지 않는 대가로 초상권 협의를 마쳤다고 합니다.

그리고요, NFT 판매금액 10%를 주는 것으로도 협의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예상한 금액대로 다 팔리면 낙서에 대한 책임도 면하고, 1억 원을 받게 되는 건데요.

다만, 어디까지나 이건 아주 아주 운이 좋은 경우니까 나도 미술 작품에 낙서나 한번 해볼까?

이런 생각일랑은 접어주시길 바랍니다.

오늘 백브리핑은 여기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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