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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회 베니스영화제 개막…봉준호 감독 심사위원장·전종서 美영화 경쟁진출

입력 2021-09-01 09:06 수정 2021-09-0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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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 배우 전종서봉준호 감독, 배우 전종서

한국 영화인들의 글로벌 활약은 계속된다.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Venice International Film Festival, 2021·이하 베니스영화제)가 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 리도섬에서 개막한다. 한국영화는 9년째 경쟁부문 진출에 실패했지만, 올해는 봉준호 감독과 배우 전종서의 존재감이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1932년 창설돼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베니스영화제는 프랑스 칸영화제, 독일 베를린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힌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여파에도 규모를 축소해 오프라인 개최를 강행했던 베니스영화제는 올해도 1일부터 11일까지 전세계 영화인들과 함께 한다.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개막작 '패러렐 마더스' 스틸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개막작 '패러렐 마더스' 스틸

그 중심에 세계적 거장 봉준호 감독이 선다. 봉준호 감독은 올해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돼 최우수작품상인 황금사자상 등 주요 상을 심사한다. 한국 영화감독으로는 최초의 행보다. 베니스영화제 측은 지난 1월 중순 이 같은 소식을 일찌감치 알리고 '봉준호 감독과 함께 하는 영화제'임을 공표했다.

당시 알베르토 바르베라 예술감독은 "올해 영화제에 대한 첫번째 좋은 소식은 봉준호 감독이 심사위원장을 맡기로 동의했다는 사실이다. 이 위대한 한국 감독은 지금 전 세계 영화계에서 가장 진실하고 독창적인 목소리를 내는 사람 가운데 한 명이다. 우리는 그가 열정적으로, 편견없이 우리 축제를 위해 애써주기로 한 것에 대단히 감사하다. 또한 영화제 사상 처음으로 심사위원장을 한국 영화감독에게 맡긴 것은 베니스영화제가 전 세계의 영화를 수용하고 모든 나라의 감독들이 베니스를 '제2의 고향'으로 여길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것이다"고 자평했다.

봉준호 감독은 "베니스영화제는 오랜 역사를 이어 온 영화제다. 이 아름다운 영화적 전통과 함께하게 돼 영광이다. 심사위원장으로서, 더 나아가 영화광(cinephile)으로서 나는 영화제가 선정한 훌륭한 영화에 감탄하고 갈채를 보낼 준비가 돼 있다. 진정한 희망과 설렘으로 가득 차 있다"고 전했다.

봉준호 감독이 심사하게 될 올해의 경쟁부문 진출작은 개막작으로 선정된 유럽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신작 '패러렐 마더스'를 비롯해 '더 파워 오브 더 도그(제인 캠피온 감독)', '더 로스트 도터(메기 질렌할 감독)', '스펜서(파블로 라레인 감독)', '더 카드 카운터(폴 슈레이더 감독)', '신의 손(파울로 소렌티노 감독)', '모나 리자 앤드 더 블러드 문(애나 릴리 아미푸르 감독)' 등 21편이다.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된 영화 '모나 리자 앤드 더 블러드 문'  / 사진=베니스국제영화제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된 영화 '모나 리자 앤드 더 블러드 문' / 사진=베니스국제영화제

특히 '모나 리자 앤드 더 블러드 문'은 한국배우 전종서의 할리우드 진출작으로 주목도를 높인다. 미국 뉴올리언스를 배경으로 비범하면서도 위험한 힘을 지닌 소녀가 정신병원으로부터 도망쳐 나오면서 겪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에서 전종서는 케이트 허드슨, 크레이그 로빈슨, 에드 스크레인 등과 호흡 맞췄다.

이로써 전종서의 데뷔작은 세계적 영화제 진출이라는 공식이 성립됐다. 국내 데뷔작이자 스크린 데뷔작이었던 '버닝(이창동 감독)'으로 71회 칸영화제(2018)에 초청돼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던 전종서는 할리우드 데뷔작 '모나 리자 앤드 더 블러드 문'으로는 베니스 문턱을 넘게 됐다. 현재 촬영에 한창인 넷플릭스 '종이의 집' 스케줄로 직접 참석은 어렵게 됐지만, 봉준호 감독의 심사를 받게 된 만큼 의미는 역대급이다. '미나리' 윤여정에 이어 국내 배우가 해외 무대에서 할리우드 작품으로 또 한번의 쾌거를 이룩해 낼지도 관심사다.

그간 한국영화는 1987년 강수연이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로 여우주연상을 받으면 한국 영화인 최초 수상을 배출해냈고, 이후 2002년 이창동 감독과 문소리가 '오아이스'로 감독상과 신인배우상을, 2012년 고(故) 김기덕 감독이 '피에타'로 최고상인 황금 사자상을 받은 전례가 있다.

 
영화 '소요산' 포스터영화 '소요산' 포스터

올해 한국영화는 경쟁·비경쟁 부문 진출에 모두 실패했지만, 김진아 감독의 VR신작 '소요산'이 VR 경쟁부문에 깜짝 이름을 올렸다. 모든 공식 부문을 통틀어 유일하게 선정된 한국 작품이다. 2017년 베니스영화제에서 Best VR Story상을 수상한 '동두천'을 잇는 미군 위안부* VR 3부작 중 두번째 작품이다. 미군 위안부 여성들을 감금하고 치료했던 '몽키 하우스'라는 수용소에 초점을 맞춰 정치적 이슈를 감각적 경험의 세계로 이끈다.

베니스영화제는 지난 2017년 세계 3대 영화제로는 최초로 가상현실 공식경쟁 부문(Venice VR)을 신설하고 과학기술과 예술을 융합한 차세대 영상산업에 주력해 왔다. 2020년 팬데믹 후 Venice VR 경쟁부문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함께 하는 하이브리드 형식의 Venice VR Expanded로 확장하기도 했다. 올해는 메타버스 기술을 이용해 베니스의 실제 공간을 가상공간으로 만들어 관객과 영화인들이 메타버스 베니스에서 아바타로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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