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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브리핑] 법무부 차관 뒤에는…'무릎 꿇은' 직원

입력 2021-08-27 20:42 수정 2021-08-27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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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뒤에 숨은 이야기, 백브리핑 시작합니다.

첫 번째 브리핑 < 차관님 비 맞을라… > 입니다.

국내에 입국한 아프가니스탄인들은 6주 동안 공무원 인재개발원에서 머물게 됩니다.

법무부는 우리 사회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한국어와 문화 등 교육을 지원할 계획인데요.

강성국 법무부 차관이 직접 이러한 내용을 숙소 앞에서 발표했습니다.

진행되는 동안 비가 내렸는데요.

이렇게 강 차관 머리 위로는 우산이 씌워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다른 각도에서 한번 볼까요?

법무부 직원이 강 차관 뒤에서 우산을 씌워주고 있었던 겁니다.

발표는 10분 동안 진행됐는데, 우산을 받쳐주던 직원의 자세도 처음에는 이렇게 쪼그리고 앉아있다가 결국 무릎을 꿇었습니다.

우산을 잡은 손도 한 손에서 두 손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번 아프간인 구출 작전에 대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렇게 평가했었죠.

[박범계/법무부 장관 : 이로써 우리는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 옹호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는 국제 대열의 한 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장면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위해서가 아니라 차관이 비를 피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상황이 벌어진 건 아닐까 싶네요.

야권에서는 '비 맞으면 녹는 설탕이냐', '차관님 나으리 조선시대도 아니고' 등 비판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요즘 이런 우산이 소위 '잇템'이라며 추천한다고도 했습니다.

다만 법무부는 "지시에 따른 행동은 아니고 헤프닝"이라고 했습니다.

"취재진들의 요청으로 자세를 숙이게 됐고, 편한 자세를 찾다가 무릎을 꿇게 된 것"이라며 "직원도 당황해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런데 발표가 끝나고 질의응답 때도 법무부 부대변인이 차관 옆에 서서 우산을 받쳐주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카메라에 잡히고 안 잡히고를 떠나서 애초에 본인이 들었어야 할 우산을 다른 사람이 들었고, 아무도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과도한 의전 아닐까요?

논란이 커지자 강 차관은 직원의 숨은 노력을 미처 살피지 못했다며 주위 사람의 인권이 존중받을 수 있도록 거듭나겠다고 사과했습니다.

그나저나 시키지도 않았는데 왜 무릎 꿇고 우산을 들었냐고 괜히 직원을 나무라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다음 브리핑 < 기장군 앙숙 > 입니다.

부산 기장군이 관내에 있는 공원 등에 그늘막을 설치했는데요.

주민들이 더위를 피하고 쉴 수 있도록 한 겁니다.

그런데 어떤 곳은 왜 여기에다 설치해 놨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군의회에서 지적이 나왔습니다.

[우성빈/기장군의회 의원 : 개장도 하지 않은 물놀이장을 가려주는 그늘막입니다. 개장도 하지 않았습니다. 올해 개장되기 힘듭니다. 안 합니다 그런데요, 이 물놀이장을 가려주는 그늘막이 지금 이 시기에 도대체 왜 설치된 걸까요? 저 안에는 아무도 들어가질 못합니다.]

그러니까 코로나19로 폐쇄돼 주민들이 들어가지도 못하는 곳에다가 왜 설치를 해 놓았냐는 겁니다.

이외에도 군수가 쓸데없는 곳에 세금을 낭비한다고 하자 결국 고성이 오갑니다.

[우성빈/기장군의회 의원 : 피 같은 군민의 세금으로.]

[오규석/기장군수 : 군수가 지시하면 다 틀리는…]

[우성빈/기장군의회 의원 : 그렇게 안이한 행정을 하시면 안 됩니다. ]

[오규석/기장군수 : 안이한 행정 한 적 없습니다.]

[우성빈/기장군의회 의원 : 군민의 혈세를 낭비하지 않고.]

[오규석/기장군수 : 혈세 낭비한 건 없습니다. 말씀 삼가세요.]

그런데 어째 이 장면 어디선가 본 것 같지 않나요? 정확히 2년 전입니다.

[오규석/기장군수 : 사과하십시오! 사과하세요.]

[우성빈/기장군의회 의원 : 끝까지 듣고 말씀을 하세요.]

[오규석/기장군수 : 사과하십시오!]

[우성빈/기장군의회 의원 : 사과할 일 없습니다. (내용을 다 들어보시죠.)]

[오규석/기장군수 : 사과하십시오!]

[우성빈/기장군의회 의원 : 녹음기입니까?]

당시 이 군의원이 예의 없이 질문을 한다며 군수가 사과를 요구했는데, 4시간 동안 무려 500번이 넘게 사과하세요를 외쳤던 것.

이미 온라인상에서는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영상이죠.

이쯤 되면 이 두 사람 기장군 앙숙 아닐까요?

사실 저희가 지방의회 소식을 많이 다룰 기회가 없는데 이런 거 말고 좀 좋은 내용, 훈훈한 소식도 앞으로는 전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오늘 백브리핑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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