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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기간 만난 한미, 방역·수해 지원으로 북한 '빗장 풀기'

입력 2021-08-23 14:30 수정 2021-08-23 15:20

북한 거부감 극복이 관건…국제기구 통한 간접지원 모색 가능성
성 김, 아프간 철군 후 동맹 우려 의식…"한국 방어약속은 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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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거부감 극복이 관건…국제기구 통한 간접지원 모색 가능성
성 김, 아프간 철군 후 동맹 우려 의식…"한국 방어약속은 신성"

훈련기간 만난 한미, 방역·수해 지원으로 북한 '빗장 풀기'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에 반발하며 대화에 응하지 않는 가운데 한미 외교당국이 현상 타개를 위한 카드로 대북 인도적 협력을 꺼냈다.

양국은 구체적인 지원 분야까지 언급하며 의지를 피력했지만, 그간 남측의 다양한 협력 제안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며 최근 통신연락선까지 다시 단절한 북한이 도움을 받을지 불투명하다.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는 23일 서울 시내에서 개최한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 가능성을 논의했다.

노 본부장은 "양국은 보건 및 감염병 방역, 식수 및 위생 등 가능한 분야에서 북한과 인도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했으며, 김 대표도 "미국은 남북 인도적 협력 사업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인도적 지원이라는 큰 틀에 공감대를 이룬 이후 후속 협의를 통해 북한에 가장 필요한 분야를 선정했다.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명도 없다고 주장하고, 방역 상황도 나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지만 경제 회복에 필요한 교역 재개 등은 백신을 포함한 외부 지원 없이는 어렵다.

또 최근 관영매체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코로나19와 제재 어려움에 태풍과 홍수로 수해 피해까지 겹치면서 "전쟁상황에 못지않은 시련"을 겪고 있다.

수해 복구에는 식수와 위생 물품이 필요하다.

그러나 관건은 북한의 수용 여부다.

주민에게 연일 자력갱생을 주문하는 북한은 2019년 한미연합훈련을 문제 삼아 쌀 5만t을 거부한 전례가 있으며 이번에도 손을 내밀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다수 전문가는 전망한다.

이 때문에 양국은 향후 유엔 등 국제기구와 구호단체 등을 통해 북한의 인도적 수요와 수용 의사를 파악하면서 간접 지원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노 본부장도 북한의 거부감을 고려한 듯 "국제기구와 비정부기구를 통한 대북 인도적 지원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인도적 지원을 북한과 대화 문을 여는 마중물로 활용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북한이 원하는 남북협력은 제재의 일부 유예나 완화가 필요한 대규모 경제사업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를 촉구하고 있으며 제재 완화 가능성을 내비친 적도 없다. 순수한 의미의 인도적 지원을 넘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유인할 정도의 남북협력을 용인할지는 불투명하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한미가 북한이 그나마 응할 가능성이 있는 분야를 선정하는 등 지원 의지를 밝혔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인도적 지원을 북한이 원하는 수준의 협력으로 확대할 생각은 없는 것 같다"며 "인도적 지원이 북핵 협상 마중물이 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성 김 대표는 이날 협의에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인터뷰에서 한국과 상호방위조약을 '신성한 약속'으로 표현한 점을 언급하면서 "한미동맹 중요성에 대해 이보다 더 잘 설명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최근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이후 미국이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등 필요에 따라 동맹을 버릴 수 있다는 국내 우려를 잠재우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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