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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가디슈' 열고 '인질' 유종의 미…韓여름극장 먹여살린 외유내강

입력 2021-08-18 14:24 수정 2021-08-18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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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가디슈 인질모가디슈 인질
2021년 극장가 여름 시즌의 진짜 주인공이 탄생했다.

영화 제작사 외유내강이 영화 '모가디슈(류승완 감독)'로 포문을 연 여름 스크린 시장에서 '인질(필감성 감독)'로 유종의 미를 거둔다. 최악의 시기를 최고의 영화들로 채우며 전통의 여름시장 명맥을 이었다. 외유내강의 여름으로 기억될 법 하다.

하루 2000여 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풀리지 않는 등 올 여름은 지난해 1월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발발 후 가장 심각한 상황을 맞닥뜨려야 했다.

영화계 역시 극장가 최대 성수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던 바, 그럼에도 극장에서 볼만한 영화다운 영화, 기획·제작 단계부터 텐트폴 프로젝트로 준비 된 한국형 대작이 관객들과 만났고 숨통 트이는 기회가 마련됐다.

그 중심에는 '모가디슈'와 '인질'을 나란히 개봉시킨 제작사 외유내강이 있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어느 작품 하나 공들이지 않은 것 없고, 어느 작품 하나 애정하지 않을 수 없다. 동시기 경쟁작으로 등판 시킨 다는건 큰 결정과 책임도 뒤따르기 마련이다.

어려운 결단을 외유내강은 내렸다. 7월 말과 8월 중순으로 찰나의 텀은 뒀지만 '여름 영화'라는 것은 변함없다. 심지어 작품의 때깔도 남다르다. 관계자들 사이에서 "개봉을 좀 더 좋은 시기로 미루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말이 나올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하지만 두 편을 모조리 보류 시키기도, 그렇다고 한 편만 출전시키는 것도 여의치 않다고 생각한 제작진은 관객과의 약속, 영화와 영화 간의 예의를 우선 순위에 두고 최종적으로 개봉을 강행했다. 어느덧 중반부, 유의미한 결과가 눈 앞에 보인다.

앞서 외유내강 강혜정 대표는 "당연히 많은 조언과 고민이 뒤따랐지만 결국 영화의 최종 목적은 관객과의 만남이고, 좋은 영화는 알아봐 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전했다. 류승완 감독은 "이 모든 것이 기적같다. 모든 것에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모가디슈' 가장 완벽한 흥행 레이스


 
'모가디슈' 열고 '인질' 유종의 미…韓여름극장 먹여살린 외유내강
'모가디슈' 열고 '인질' 유종의 미…韓여름극장 먹여살린 외유내강
'모가디슈' 열고 '인질' 유종의 미…韓여름극장 먹여살린 외유내강

개봉 후 관객들이 더 아까워 발을 동동 구르는 영화가 됐다. 팬데믹 시국이 아니었다면 '무조건 1000만'을 외치고도 남을 법한 작품이라는 평이 한가득이다. 불호없는 극찬 속 관객들의 마음을 훔쳤다는 것만으로 '모가디슈'는 일찌감치 성공작이 됐다.

흥행에 대한 현실적 아쉬움은 어쩔 수 없지만, 그렇기에 현 시국 뽑아낼 수 있는 가장 완벽한 흥행 레이스로 봐도 과언이 아니다. 오프닝부터 최고치를 찍은 '모가디슈'는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중 첫 100만 돌파를 시작으로 18일 250만 돌파까지 쭉쭉 달렸다.

개봉 4주차를 맞이했지만 열기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관객들의 자발적 추천과 입소문이 흥행의 8할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의미를 더한다. 특수관 포맷에 따른 n차 관람은 물론, 다채로운 비하인드까지 관객들은 2차 재미도 꼼꼼히 즐기고 있다.

특히 '모가디슈'는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내전으로 인해 고립된 사람들의 생사를 건 탈출을 그린 영화. 영화의 스토리가 90년대 초 실화에서 바탕이 됐다는 점은 일부 젊은 관객들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더 놀라운건 2021년 현재 '모가디슈' 상황과 꼭 닮은 참혹한 내전이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21세기 모가디슈'라는 표현과 함께 '모가디슈'는 누구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시의성 있는 영화로도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 '모가디슈'의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

관객 '인질' 잡을 황정민 '여름의 남자' 출격

 
'모가디슈' 열고 '인질' 유종의 미…韓여름극장 먹여살린 외유내강
'모가디슈' 열고 '인질' 유종의 미…韓여름극장 먹여살린 외유내강
'모가디슈' 열고 '인질' 유종의 미…韓여름극장 먹여살린 외유내강

공교롭게도 여름시장을 먹여 살리고 있는 제작자와 이미 먹여 살린 전례가 있는 배우가 뭉쳤다. '믿보배' 황정민은 2020년에 이어 2021년 여름까지 책임진다. '코로나19 영화계' 하면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는 배우가 됐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홍원찬 감독)'를 통해 지난해 최고 흥행 기록을 쓴 황정민은 이번엔 '인질'로 관객들의 마음을 훔친다. '인질'은 어느 날 새벽, 증거도 목격자도 없이 납치된 배우 황정민을 사연을 그린 리얼리티 액션스릴러. 18일 올 여름 마지막 주자로 개봉했다.

이번엔 진짜 황정민이 황정민했다. 카메라 앞에서 '나'를 연기하는 도전을 감행, 극한 탈주기라는 영화적 설정에도 푹 빠져들어야 했다.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황정민은 황정민이 되기도 했고, 오로지 납치된 인물로 존재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연기로 표현하는 나를 통해 또 연기를 펼쳐야 했던 황정민. 익숙한 유행어들은 흥미로운 재미를,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닌 긴장은 서늘함을 선사한다. 특히 '인질'은 낯선 납치범이라는 설정으로 충무로 신예 발굴의 의도까지 담아낸 작품. 신선도도 높다.

외유내강은 '베테랑' '엑시트' 제작 경험을 '인질'에도 잘 살려냈다. 다만 코미디는 최대한 배제하고 매운맛을 살렸다. 무더운 여름과 지친 일상에서 자극적 한방을 날린다. 뒤끝없이 깔끔한 마무리로 제격이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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