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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급식소서 "이천 쌀 아니죠? 그럼 안 먹어"

입력 2021-08-13 18:46 수정 2021-08-13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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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하종 신부 페이스북 캡처〉〈사진=김하종 신부 페이스북 캡처〉
"우리 안나의집도 호텔 레스토랑처럼 메뉴판을 준비해야 하나?"

경기도 성남시에서 노숙인을 위한 무료 급식소 '안나의 집'을 운영하는 김하종 신부가 급식 메뉴가 맘에 안 든다며 불평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김 신부는 어제(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겪었던 일을 털어놨습니다. 급식을 받아가는 일부 사람들이 메뉴나 재료 원산지 등을 지적하며 무리한 요구를 한다는 내용입니다.

김 신부는 "전날 노숙인들에게 도시락과 다음 날 아침으로 먹을 빵을 전달했는데, 한 할머니가 빵 봉투를 열어보더니 '전 이런 빵 안 먹어요. 브랜드 제과점 단팥빵 없을까요? 있으면 바꿔주세요'라고 말했다"고 했습니다.

이어 "또 어느 날은 한 할아버지가 도시락을 받아간 뒤 다시 와서는 '이거 이천 쌀 아니죠? 이천 쌀 아니면 안 먹어요. 다음부터 이천 쌀로 밥 해주세요'라고 말했다"고 했습니다. "물을 받고는 '물이 너무 따뜻하니, 다음부턴 시원하게 얼려서 달라'는 사람도 있었다"고 했습니다.

김 신부는 "이런 요구를 들을 때마다 매우 당황스럽다"며 "메뉴판을 준비해야 하나 싶을 정도"라고 토로했습니다. "도시락과 간식, 후원 물품은 당연하게 있는 것들 아니"라며 "많은 분의 후원이 있고, 봉사자와 직원분들의 사랑과 노고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연한 마음이 아닌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가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한 조각의 빵과 한 방울의 물이 누군가에겐 귀중한 것일 수도 있는데, 감사할 줄도 모르고 불평불만 할 거면 왜 오시는지" "호의가 계속되니 권리인 줄 아시는 분이 너무 많다" "고마움을 모르는 사람에게도 베풀어야 하는 수준의 인내를 요구하네요" 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지난해에는 한 모녀가 벤츠를 타고 안나의 집을 찾아 무료 급식을 받아간 사연이 알려진 바 있습니다. 당시 김 신부가 도시락은 노숙인을 위한 것이고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했는데도, '공짜 밥 주는 곳인데 왜 막느냐'고 오히려 짜증을 냈다는 모녀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일으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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