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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전쟁 참혹한데 무슨 잔치냐'해…기자회견 안 할 것"

입력 2024-10-11 17:49 수정 2024-10-11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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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한강이 현지시간 10일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자료사진=JTBC 보도화면 캡처〉

소설가 한강이 현지시간 10일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자료사진=JTBC 보도화면 캡처〉


한국인 최초, 아시아 여성 작가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이 수상 기자회견을 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강 작가의 아버지인 한승원 작가는 "딸이 세계 곳곳 전쟁인데 잔치를 열 수 없다고 했다"며 "기자회견을 안 하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한승원 작가는 오늘(11일) 오전 자신의 집필실인 전남 장흥군 안양면 '해산토굴'에서 딸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한 작가는 "(딸에게) 창비, 문학동네, 문지 셋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출판사에서 장소를 마련해 기자회견을 하라고 했는데 '그렇게 해보겠다'고 하더니 생각이 바뀌었더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딸이) 러시아·우크라이나 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치열해서 날마다 주검이 실려 나가는데 무슨 잔치를 하고 즐거워서 기자회견을 하겠느냐면서 기자회견을 안 하기로 했다더라"라고 말했습니다.
 
한강 작가의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 작가가 11일 오전 전남 장흥군 안양면 해산토굴(한승원문학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딸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강 작가의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 작가가 11일 오전 전남 장흥군 안양면 해산토굴(한승원문학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딸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딸 한강은 시적 감수성 가진 좋은 젊은 소설가"


한 작가는 기자로부터 전화를 받고 딸의 수상 소식을 처음 알았다고 밝혔습니다. "(발표 일정을) 깜빡 잊고 자려고 자리에 들었다가 전화가 와서 받았다"며 "(기자에게 수상 소식을 듣고) 무슨 소리냐, 당신 혹시 가짜뉴스에 속아서 전화한 것 아니냐고 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림원 심사위원들이 늙은 작가나 늙은 시인을 선택하더라. 우리 딸은 몇 년 뒤에야 타게 될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며 "너무 갑작스러웠다. 당혹감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즐겁다고 말할 수도 없고, 기쁘다고 말할 수도 없었다"면서 얼떨떨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한 작가는 "한강은 어떤 딸이냐"는 질문에 "효도를 많이 한 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아버지보다 더 뛰어난 딸을 승어부(勝於父)라고 하는데, 세상에 이름을 조금 나타냈다고 하는 사람들은 평균치를 넘은 사람들이다. 나 같은 사람은 평균치를 약간 넘어선 사람"이라며 "평균치를 뛰어넘기도 힘든데 평균치를 뛰어넘은 아버지나 어머니를 뛰어넘은 아들, 딸은 더욱더 훌륭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강 작가를 한 문장으로 표현해달라는 물음에는 "어떻게 그렇게 어려운 시험문제를 내느냐"며 "시적인 감수성을 가진 좋은 젊은 소설가"라고 답했습니다.

또 좋은 작품을 쓰려면 건강이 중요하다며 "딸이 앞으로도 건강하게 좋은 작품을 썼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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