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늘(13일) 가석방으로 출소했습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이 확정돼 다시 수감된 지 207일 만입니다. 이 부회장은 "국민께 죄송하다"고 했고, 시민단체들은 "촛불과의 약속을 저버렸다"며 가석방을 비판했습니다.
연지환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구치소 앞엔 이른 아침부터 수백 명이 몰렸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을 규탄하는 시민단체와 지지하는 유튜버들이 뒤엉켰습니다.
[강민진/청년정의당 대표 : 분노스럽고 참담한 심정입니다. 촛불과의 약속을 휴지 조각으로 만들었습니다.]
오전 10시쯤 구치소를 나온 이 부회장은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재용/삼성전자 부회장 :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걱정을 끼쳐 드렸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가석방이 특혜가 아닌지, 취업 제한에 대해 어떤 생각인지를 묻는 질문엔 답하지 않았습니다.
[이재용/삼성전자 부회장 : (특혜라고 생각 안 하시나요?) …]
이 부회장은 형기가 끝나는 내년 7월까지 보호관찰 대상입니다.
앞으로 열흘 이내에 관할 보호관찰소를 찾아 심층 면담 등을 해야 합니다.
남은 재판은 불구속 상태로 받게 됩니다.
이 부회장은 현재 삼성물산 합병과 삼성바이오의 회계 부정 의혹 관련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어제 공판에서 재판부는 이 부회장의 변호인에게 "증인을 사전에 면담하는 과정에서 진술이 맞춰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며 이례적으로 주의를 줬습니다.
대부분의 증인들이 삼성 관계자인 것을 감안한 겁니다.
이 부회장 가석방 이후 증인들이 압박을 받을 수 있는 상황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변호인은 "지금까지 우려한 상황은 없었고, 유념하겠다"고 했습니다.
이 부회장 측은 이 재판에서 줄곧 혐의를 부인해왔습니다.
법무부는 지난 9일 가석방 심사에서 이 부회장이 다시 범죄를 저지를 우려가 낮다는 자료를 심사위원들에게 배포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1월 이 부회장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재범을 막기 위해 만든 삼성의 준법감시제도가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하며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허성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