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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같아서"…10m 다리 아래로 뛰어내려 시민 생명 구한 경찰관

입력 2021-08-11 11:10 수정 2021-08-12 11:34

포항남부경찰서 상대지구대 김현필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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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남부경찰서 상대지구대 김현필 경위

김현필 경위가 시민을 구조하는 모습〈사진=포항남부소방서〉김현필 경위가 시민을 구조하는 모습〈사진=포항남부소방서〉

강 중간에 한 시민이 떠 있습니다. 한 경찰이 시민 쪽으로 헤엄쳐 가서 구명환을 건넵니다.

지난 8일 포항 형산강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자정이 넘은 시각, 경찰서에 전화 한 통이 걸려왔습니다. 30대 아들이 연락되지 않는다는 부모의 전화였습니다. 곧바로 인근 포항 남부경찰서 상대지구대 순찰팀이 마지막으로 GPS 신호가 잡힌 형산강 섬안큰다리로 출발했습니다.

다리 한중간에 신발과 소지품, 그리고 휴대전화가 놓여있었습니다. 뛰어내렸다는 판단이 들었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때 비명이 들려왔습니다. 소방관이 불빛을 비추자 물 위로 머리가 보였습니다. 다리를 내려가서 헤엄쳐 구조하러 가기엔 시간이 촉박했습니다.

올해 56살인 김현필 경위는 곧바로 구명환을 몸이 끼고 다리 위로 올라갔습니다. 10m 높이도 두려웠지만 다리 아래가 깜깜해 두려움이 엄습했습니다. 하지만 곧 30살이 되는 아들이 떠올랐습니다. 용기를 내 뛰어내렸습니다. 함께 출동한 소방 구조대원과 함께 안전하게 시민들 뭍으로 구조했습니다. 뭍에서는 뛰어내린 시민의 아버지가 울고 있어서 이 시민에게 원망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에게 작은 소리로 “미안합니다”라고 말하는 걸 듣는 순간 그 마음이 사라졌다고 했습니다.
 
다리 아래로 뛰어든 시민 구조〈사진=포항남부소방서〉다리 아래로 뛰어든 시민 구조〈사진=포항남부소방서〉

김 경위는 지난 2017년 강원도에서도 함께 축구를 하다 쓰러진 20대 초반의 남성에게 심폐소생술을 해 생명을 구했습니다. 당시 강원도지사에게 하트 세이버(심정지 환자의 생명을 살린 사람) 인증서를 받기도 했습니다.

김 경위는 자신이 구한 30대 남성이 아들 같다고 했습니다. 이 남성이 앞으로 행복하게 원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또 포항에 다리가 많은데 다리 중간지점에 생명의 전화 등을 설치해 다리를 찾은 이들의 마음을 달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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