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25일) 루마니아를 잠재운 우리 축구의 신나는 승리, 후반 막바지엔 이강인 선수도 힘을 보탰습니다. 교체 투입돼서 12분 동안 쐐기를 박는 두 골을 터뜨렸지만, 이 선수는 형들이 만들어준 골이자 승리라면서 "내가 인터뷰할 게 아니다"라고 손사래를 쳤습니다.
김민관 기자입니다.
[기자]
< 한국 4:0 루마니아|도쿄올림픽 조별리그 2차전 >
이강인은 루마니아전에서 주변인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선발 멤버로 포함되지 않아 벤치에서 두 골을 지켜봤습니다.
이강인에게 기회가 주어진 건, 이미 우리가 2대0으로 앞서 승부가 기울어진 후반 33분, 뛸 수 있는 시간은 10분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설영우가 페널티지역을 돌파하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내자 3살 많은 형들 틈에서 내가 차겠다고 손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차분하게 골을 만들었습니다.
20살로 올림픽팀에선 분명 막내지만 늘 자신만만해서 '막내형'으로 불리는 이강인의 진짜 실력은 후반 45분 나왔습니다.
강윤성이 만들어준 찬스를 왼발로 낮게 차서 골로 만들어냈습니다.
루마니아전 가장 깔끔한 골이었습니다.
사실 첫 경기 뉴질랜드전에서 이강인은 선발로 뛰었지만, 전반적으로 처진 팀의 경기력을 끌어올리진 못했습니다.
밀집 수비를 휘젓는 드리블도, 수비벽을 가로지르는 패스도 예리함이 떨어졌습니다.
그 때문인지, 루마니아전에서 뛸 시간이 줄었지만 어려움 속에서 두골을 따낸 건, 의미가 있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방송 인터뷰에서 형들이 잘해서 이긴 것이라며 "내가 인터뷰할 게 아니다"고 멋쩍어했습니다.
"동료들에게 감사하다"란 말을 남겼습니다.
이강인의 축구는 28일 온두란스전에서 계속됩니다.
우리나라는 이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8강에 진출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