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달 전, 경기도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때 스프링클러가 바로 작동하지 않았단 주장이 제기됐었죠. 당시 방재실 직원이 화재 경보가 울리는 걸 여섯 차례나 껐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이걸 끄면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는데요. 직원은 오작동을 한 적이 있어서 그랬다고 했습니다.
윤두열 기자입니다.
[기자]
진열대 위 콘센트에서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불똥이 떨어지더니 순식간에 선반 전체로 불이 확 퍼집니다.
창고 안이 연기로 가득 찼는데도 스프링클러는 잠잠합니다.
5시 27분쯤 화재경보기가 울렸는데 스프링클러에서 물이 나온 건 13분이 지난 뒤였습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당시 쿠팡의 외주업체 방재실 직원 2명이 현장에 가보지 않고 방재시스템을 초기화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화재복구키'라는 걸 누른겁니다.
경보기가 울려도 이걸 누르면 화재가 나지 않은 걸로 스프링클러가 인식해 물이 나오지 않습니다.
10여 분 동안 울리면 끄고 또 끄고를 6차례 반복했습니다.
해당 직원은 이전에 오작동을 한 적이 있어 그랬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방재를 담당하는 외주업체 팀장과 직원 2명, 그리고 전기소방 시설관리업체를 입건했습니다.
건물주인 쿠팡은 책임을 면할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화재로 인해 사상자가 없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할 수 없고 불이 난 전기 설비를 관리감독하는 건 외주업체라는 게 경찰의 설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