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400kg이 넘는 케이블 묶음에 깔려서 하청업체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위험한 작업환경에 대해서 이미 회사에 말을 했지만, 달라지지 않았다고 노동자들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윤두열 기자입니다.
[기자]
바닥에 있던 철제 케이블 묶음을 트럭 위로 옮깁니다.
노동자들이 내려놓을 위치를 보고 있던 때 갑자기 케이블 묶음이 떨어집니다.
주변에서 현장을 정리하던 노동자가 깔렸습니다.
케이블 묶음의 무게는 417kg, 크레인과 이 묶음을 연결해 놓은 건 밧줄이었습니다.
다른 작업장에선 보통 이 정도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철제 고리를 씁니다.
노조 측은 사고 당시 현장에 안전 관리자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한 달 전 무거운 걸 다루는 작업을 할 때 신호수를 배치하고 안전 울타리도 쳐야 한다고 회사에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신경현/공공운수노조 대구경북지역본부 조직국장 : 우리가 원청에서 받은 금액이 그만큼 없다. 안전물품 관련한 그런 것까지 우리가 내기가 여력이 안 된다.]
사고가 난 뒤 누군가가 사고 현장에 안전모를 가져다 놓는 장면이 CCTV에 찍히기도 해 은폐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은폐를 하려 했다 이런 것은 아닙니다.) 아니 그럼 안전모를 왜 던져 놓은 건데요?]
원청업체인 KT 측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안전관리비용을 다 지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청업체 측으론 여러 번 전화하고 문자도 남겼지만 대답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이번 사고로 30년 넘게 통신선을 연결해 온 베테랑이자, 한 가정의 가장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유가족은 바라는 게 딱 한 가지라고 했습니다.
[유가족 : 이제는 두 번 다시 다른 사람도 우리 아저씨처럼 억울하게 죽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그 마음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