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대학교에서 일하던 50대 청소노동자가 숨진 사건, 여러 가지로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이 노동자가 어떻게 일을 해왔는지 CCTV 영상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코로나로 쓰레기는 크게 늘었는데, 엘리베이터도 없는 건물을 오르내리면서 겨우 끌고 다닐 정도의 쓰레기를 치웠습니다.
김필준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26일 한 여성이 빗자루를 들고 들어옵니다.
이어 복도 곳곳에서 쓰레기를 모읍니다.
일반쓰레기부터 재활용까지 다양합니다.
무거운 듯 겨우 끌고 다닙니다.
쓰레기장으로 가는 수레에도 쓰레기가 한가득입니다.
서울대 청소노동자 이모 씨가 숨진 당일 일하는 모습입니다.
유족들은 코로나로 인해 쓰레기가 늘어 힘들어했다고 말합니다.
[이모 씨 유족 : 학교가 식당을 (코로나로) 많이 폐쇄를 했어요. (그래서) 기숙사에서 밥을 시켜 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뭐 당연히 쓰레기는 굉장히 많이…]
동료들의 증언도 같습니다.
[이모 씨 동료 : (코로나로) 예전보다 쓰레기양이 한두 자루 정도 더 많이 나왔었어요.]
이씨의 업무량을 서울대 쓰레기 수거업체를 통해 확인해봤습니다.
이씨가 일했던 기숙사동입니다.
2년 전엔 이곳에서 쓰레기가 600리터 정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해에 1000리터에 육박했고 올 들어선 이미 7월에 지난해 수준을 넘겼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쓰레기양이 두 배 가까이로 늘어난 겁니다.
쓰레기 1000리터를 배출무게로 따지면 1톤에 가깝습니다.
이 많은 양을 엘리베이터조차 없는 5층 건물에서 혼자 수거해 날라야 했던 겁니다.
이 때문에 일이 힘들다고 관리자에게 하소연도 해봤지만, 돌아온 답은 "억울하시겠네요" 정도였습니다.
결국 퇴근 시간까지 쓰레기를 치우다 지쳐 이씨는 휴게실에 이불을 폈습니다.
그러고는 영원히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허망하게 숨지기 전 겨우 허기를 속인 건 컵라면 한 그릇이었습니다.
[이모 씨 유족 : (퇴근도 못 하고 휴게실에) 이불을 펴고 누웠다는 거죠.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리고 또 그 옆에는, 우리 아내 옆에는 컵라면이 있더라고요. 얼마나 배고팠으면…]
(영상디자인 : 신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