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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인원 99999명'… 온라인으로 옮겨간 '스타벅스 대란'

입력 2021-07-14 15:00 수정 2021-07-1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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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커피 코리아가 여름철 커피 17잔을 마시면 선착순으로 증정하는 사은품. 〈사진=스타벅스코리아〉스타벅스커피 코리아가 여름철 커피 17잔을 마시면 선착순으로 증정하는 사은품. 〈사진=스타벅스코리아〉

40대 김모씨는 지난 10일부터 닷새째 새벽 6시 40분경부터 스타벅스 앱에 접속해 30분가량 씨름을 합니다. 스타벅스가 커피 17잔을 마시면 제공하는 사은품을 신청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오늘까지 다섯 번 모두 실패했습니다. 앱을 통한 사은품 신청은 오전 7시부터 시작되는데, 일찌감치 접속을 시도해도 수만 명이 몰리며 대기해야 했고, 서버가 마비돼 접속이 끊어지는 일도 있었습니다. 10~20분 걸려 접속이 됐을 땐 이미 모든 사은품이 예약 완료된 상태였습니다. 김씨는 “증정품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이 정도면 추첨을 통해 기회를 준다고 하는 게 맞는 것 아니냐”라며 하소연했습니다.

최근 김씨처럼 스타벅스 사은품을 신청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는 소비자 불만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런 불만은 이벤트 마감 시한인 19일이 다가올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적은 물량으로 소비자 관심을 높이는 이른바 '한정판 마케팅'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옵니다.

스타벅스 사은품 증정 행사, 뭐길래
스타벅스는 올해도 지난 5월 11일부터 여름 e-프리퀀시 이벤트를 시작했습니다. 커피를 마시면 적립되는 시기는 지난 12일로 끝났지만, 이때 모은 스탬프는 오는 19일까지 사은품으로 교환할 수 있습니다.

이벤트 초반엔 순조로웠습니다. 스타벅스는 올해부터 모바일 예약시스템과 1인당 개수 제한(1인 1회 주문 최대 20잔까지 주문 가능)을 도입했는데요.

지난해 여름 사은품이었던 '레디백'의 인기로 '오픈런', 즉 매장마다 사은품을 바꾸려는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는 걸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심지어 사은품으로 주는 가방의 인기가 높자 한 손님이 음료 300잔을 시키고 음료는 둔 채 사은품 가방 17개만 가져가는 일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5월, 음료 17잔을 사면 가방 한 개를 주는 스타벅스 여름 행사가 시작되자 한 고객이 커피 300잔을 주문한 뒤 사은품 17개만 챙기고 떠난 모습. 〈2020년 5월 23일 JTBC 뉴스룸 캡처〉지난해 5월, 음료 17잔을 사면 가방 한 개를 주는 스타벅스 여름 행사가 시작되자 한 고객이 커피 300잔을 주문한 뒤 사은품 17개만 챙기고 떠난 모습. 〈2020년 5월 23일 JTBC 뉴스룸 캡처〉

올해는 바뀐 시스템 덕분에 이런 일도 막을 수 있었고, 매장에 긴 줄을 서는 일도 없어졌습니다. 그런데 이벤트 후반으로 갈수록 교환해야 할 사람은 아직 많은데 물량은 달리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그 결과 한꺼번에 모바일 앱에 수만 명이 몰리며 접속이 지연되는 '예약 대란'이 매일 아침 벌어지게 된 겁니다.

오전 7시 접속하자 '대기인원 99999명 이상'
과연 어느 정도일까. 제보를 받고 14일 새벽 기자도 직접 시도해봤습니다. 6시 45분에 접속 시도, 세 단계의 대기를 거쳐 6시 54분 '증정품 예약하기'에 접근하는 데까진 성공했으나 '지금은 예약 시간이 아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뜹니다. 다시 첫 단계부터 시작합니다. 7시 4분, 다시 접속됐으나 이번엔 오류 발생 메시지가 뜹니다. 다시 7시 9분 접속을 시도했더니 이번엔 '대기인원 99999명 이상' 안내가 뜹니다.

14일 오전, 기자가 직접 스타벅스 앱에 접속해 사은품 신청을 하려하자 대기자가 9만9999명 이상이라는 안내가 떴다. 14일 오전, 기자가 직접 스타벅스 앱에 접속해 사은품 신청을 하려하자 대기자가 9만9999명 이상이라는 안내가 떴다.

결과적으로 사은품 신청에 도달한 시간은 7시 20분. 이미 5가지 사은품 중 한 가지를 빼놓고는 모두 소진됐거나 예약 완료, 그나마 부산 매장에만 몇 개 남아있던 사은품 한 종류도 몇 초 만에 곧 동났습니다.

“사은품 더 찍어내면 안되나요?”
스타벅스에 해법을 물었습니다. 기한이 남았으니 사은품 물량이 부족하면 더 찍어내면 안 되느냐고요. 답변은 한마디로 “어렵다” 입니다.

스타벅스 측에 따르면 증정품은 컨셉을 잡은 후 조사, 기획, 확정, 제작까지 모든 과정이 1년 내내 진행되며 특히 제작부터 물류, 배송, 매장 내 배송까지는 두 달 넘는 기간이 소요됩니다.

매해 이벤트를 진행할 때면 전년도 증정된 수량에 모자랐던 수량을 더하고, 기존 물량 대비 평균 10~20%의 추가 물량까지 더해 그다음 해 수량을 준비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제 행사 종료가 일주일 남은 시점에서 별도로 추가 생산은 어려운 상황이라는 설명입니다.

스타벅스 “시스템 개선 지속해서 해나갈 것”
또 올해부터 실시한 예약제를 위해 기존보다 4배 이상 서버 용량을 늘리고, 앱 접속 시 대기 고객 명수와 시간을 안내하는 등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안내를 진행하고 있다고 스타벅스 측은 밝혔습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첫 시도이다 보니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얻은 보완점들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를 통해 시스템 개선을 지속해서 이뤄가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참고로 19일까지 사은품을 교환하지 못한 소비자에겐 사전에 안내된 대로, 무료 음료 쿠폰(Tall) 2장과 즉시 제공되는 1잔(Tall)의 음료 등 총 3잔의 무료 음료가 대신 증정됩니다. 스타벅스는 이벤트 기간 내에도 사은품이 선착순으로 조기에 소진될 수 있다고 앱을 통해 밝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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