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호남 지역에서 폭우로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전남 광양에서 산사태가 일어나, 흙더미가 주택과 창고를 덮쳤습니다. 80대 여성이 매몰돼 숨졌습니다. 토사가 쏟아진 곳은, 2년 전부터 '주택 공사'를 해왔던 곳입니다. 주민들은 그동안 여러 번 위험을 알렸지만 제대로 조치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진명 기자입니다.
[기자]
집이 있던 자리에 온통 흙더미와 바윗덩이가 쌓였습니다.
밤나무가 무성했던 자리는 온데간데 없고 맨땅을 드러냈습니다.
전남 광양 탄치마을에 산사태가 발생한 건 오늘(6일) 아침 6시쯤입니다.
밤새 내린 폭우로 발생한 산사태는 보시는 것처럼 주택과 창고 등 5채를 덮쳐 마을을 폐허로 만들었습니다.
[이중기/마을 주민 : 우르릉 소리도 없이 '꽝' 한 번 하고 딱 말아 버렸어. 나 나고는 그렇게 큰 소리 처음 들어봤어.]
주택 중 한 곳에서는 82살 A씨가 흙더미에 갇혔습니다.
다른 주택에는 4명이 살고 있었지만 1명은 집에 없었고 다른 3명은 산사태 직전에 대피했습니다.
소방구조대는 빗 속에서 구조작업을 벌인 끝에 9시간 만에 A씨를 찾았습니다.
A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산사태 직전 집 밖으로 나왔다가 흙더미에 휩쓸린 것으로 보입니다.
[최현경/전남 광양소방서장 : (오후) 2시 50분경에 대문에서 약 5m 위쪽으로 가시다가 흙더미에 묻혀 계신 걸 발견했습니다.]
주민들은 흙더미가 쏟아져 내린 곳에서 2년 전부터 진행 중인 주택 공사를 문제 삼았습니다.
평소에도 비가 오면 토사가 흘러내리고 돌이 굴러왔다는 겁니다.
주민들의 민원에 석축을 쌓았지만, 배수로는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마을 주민 : 지금 땅을, 지반을 파가지고 돌을 메꿔가지고 물이 스며들어가지고 약하니까 지면이 약한 데로 밀고 나올 수밖에 없죠. 배수 고랑도 없고.]
경찰은 공사 업자의 과실과 광양시의 인허가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수사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