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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년 '동성로 상징' 이젠 추억으로…문 닫은 '대백'

입력 2021-07-01 08:50 수정 2021-07-0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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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구 시민들에게 명소인 동성로의 대구백화점이 문을 닫았습니다. 외환위기도 견디며 50년 넘게 자리를 지켜왔는데 최근의 불황을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윤두열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고별 세일 현수막이 붙었습니다.

진열대는 텅 비었습니다.

쇼윈도 앞 마네킹도 옷을 벗고 뒷전으로 밀려났습니다.

32년 전 입사한 판매원은 처음 옷을 팔았던 그 층, 그 자리에서 마지막 남은 물건들을, 그리고 마음을 정리합니다.

[구수영/1989년 대구백화점 입사 : 처음엔 실감이 안 났는데 이제 하나둘 상품 정리하고 나니 마음이 어떻게 표현하기가 그런데 많이 서운하고 섭섭하고 아쉽고…]

오랜 단골손님들은 문을 닫는 날 일부러 이 백화점을 다시 찾았습니다.

[장정자/대구백화점 고객 : 고별전 한다는 광고지를 받고 가슴이 턱 내려앉았어요. (아이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때도 여기서 사 입혔지요.]

52년 전 지을 때만 해도 한강 이남에서 가장 큰 백화점이었습니다.

1990년대까지 지역의 대표 유통업체로 손꼽혔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다른 지역 백화점들이 줄줄이 문을 닫아도 대구백화점은 살아남았습니다.

하지만 대형 유통업체들이 잇따라 대구로 오면서 휘청거렸습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더 이상 버티지 못했습니다.

대구 가장 큰 번화가인 동성로에서 또 가장 중심이 되는 곳이 바로 대구백화점입니다.

이 때문에 대구시민들은 따로 약속 장소를 정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이곳 대구백화점 앞에서 만나곤 했습니다.

[이진영/대구 내당동 : 항상 대구 사람들은 여기 동성로 나오면 대백 앞에서 보자.]

[이새봄/대구 대봉동 : 친구들과 항상 '대백 앞에서 만나자'고 했던 그 대백이 없어지니까 진짜 없어지는 게 맞을까 싶기도 하고…]

대구백화점이 이제 그저 '옛날 대백자리'로 바뀌면서 50년 넘게 함께 한 '만남의 장소'도 시민들의 추억으로만 남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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