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추적과 탐사보도를 통해 뉴스가 할 일을 하겠습니다. '추적보도 훅'입니다. 저희는 오늘(9일)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의 '경기도 연천 부동산'을 추적한 내용을 보도합니다. 국민권익위가 수사를 의뢰하고, 민주당이 소속 의원 12명에게 탈당을 권유한 기준 그대로 김 전 장관의 땅을 들여다봤습니다. 그 결과 '농지법 위반'과 '명의신탁' 의혹에 대한 정확한 해명이 필요해 보입니다.
먼저 이윤석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연천군 장남면, 4차선 도로에서 약 7분 정도 들어가면 주택과 농지가 보입니다.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 가족의 부동산입니다.
처음엔 김 전 장관 남편이 이 땅을 사들였습니다.
2012년의 일로, 가격은 1억 8000만 원이었습니다.
3년 뒤엔 단독주택도 지었습니다.
전체 면적은 2483㎡, 약 750평입니다.
곳곳에 배나무와 소나무를 심어놨습니다.
가까이서 살펴보니 사정이 다릅니다.
보시는 것처럼 어린나무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곳곳에 거미줄까지 처져 있습니다.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나무 사이사이엔 잡초가 무성합니다.
현장 사진을 본 전문가들은 농사를 짓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A조경업체 관계자 : 죽어버렸잖아요. 이것도 죽어가는 상태잖아요.]
[B조경업체 관계자 : 손을 안 대신 거 같은데요. 재배를 하는 게 아니라 방치죠.]
농사를 짓겠다고 농지를 사놓고 농사를 짓지 않으면 농지법 위반이 됩니다.
국민권익위는 지난 7일 농지법 위반을 이유로 국회의원 5명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고, 민주당도 이를 받아들여 이들에게 탈당 권유 조치를 내린 상황입니다.
김 전 장관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물었습니다.
[김현미/전 국토교통부 장관 : 소나무 심고 과실나무 같은 것도 심고 뒤에 텃밭도 하고 있는데? 얼마 전에도 다 뜯어다가 상추도 해서 먹고 그랬는데?]
정상적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는 대답입니다.
관리 상태가 왜 그런지 다시 물었습니다.
[김현미/전 국토교통부 장관 : 우리 남편이 게을러가지고 야무지게 못 해서 그렇지. 매일 거의 매일 가다시피 합니다.]
결과적으로 잘 못했을 뿐, 거의 매일 농사를 짓긴 한다는 취지입니다.
취재진은 2주 동안 몇 차례에 걸쳐 이 땅을 살펴봤습니다.
그때마다 드나드는 사람은 만날 수 없었습니다.
마을 주민에게도 물어봤습니다.
[마을 주민 : (김 전 장관 남편이) 가끔 오시는 거 같던데. 와서 조용히 있다 가시는 것 같고 그래요.]
농사 상태와 무관하게 주변엔 개발이 한창입니다.
캠핑장과 교회 기도원 등이 들어서고 있는 겁니다.
[공사현장 관계자 : 여기는 카라반하고 다른 독자적인 캠핑장(이 들어섭니다.)]
걸어서 7분 거리엔 단독주택 단지도 조성 중입니다.
전문가들은 개발 호재를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농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김남근/변호사 (참여연대 정책위원) : 영농을 한다는 걸 형식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 심어놓은 것으로 보여지고요. 농지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
김 전 장관에게 이런 지적에 대해서도 물었지만,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김현미/전 국토교통부 장관 : 우리 남편이 농사도 짓고 그렇지만 거기서 자기 공부하는 곳으로 쓰거든요.]
(VJ : 최준호 / 인턴기자 : 정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