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스토킹에서 시작해 세 모녀를 살해한 김태현의 재판이 오늘(1일) 처음으로 열렸습니다. 김태현은 스토킹을 했던 피해자는 살해할 계획이었지만 여동생과 어머니는 계획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엔 반성문도 냈는데 법정에 온 유족 측은 발언 기회를 얻어 "본인은 살고 싶어서 반성문을 쓰는 게 어이가 없다"면서 "인간도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어환희 기자입니다.
[기자]
[김태현 측 변호인 : 세 번째 피해자에 대한 살해 계획은 있었지만 첫 번째, 두 번째 피해자에 대한 계획은 하지 않았다는 점…]
사건 발생 두 달 지나 열린 첫 재판에서 김태현은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습니다.
범행 일주일 전 피해자 A씨를 살해할 계획을 세울 때, A씨의 여동생과 어머니는 계획에 없었다고 했습니다.
검찰이 적용한 다섯 가지 혐의에 대해선 모두 인정했습니다.
법정에서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김 씨는 온라인 게임을 하다 만난 A씨가 연락을 차단하자 불안감을 느껴 스토킹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택배기사로 가장해 살해할 계획까지 세웠습니다.
김태현의 변호인은 재판부에 "범행 뒤 도주하지 않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던 점을 참작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형량을 줄여달라는 취지입니다.
초록색 수의를 입은 김태현은 약 25분간 진행된 재판 내내 무표정으로 바닥을 응시했습니다.
앞서 김씨는 재판부에 네 차례에 걸쳐 반성문을 냈지만, 시민들이 참여하는 국민참여재판을 거부했습니다.
유족 측은 "사람 셋을 죽이고, 본인은 살고 싶어 반성문을 쓰는 것이 어이 없다"며 재판부에 엄벌을 요구했습니다.
재판 중 '진실을 얘기하라'며 소리치고, 흐느껴 울기도 했습니다.
재판부는 오는 29일, 두 번째 재판을 열 예정입니다.
(영상디자인 : 김윤나 / 영상그래픽 : 김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