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백신이 없어서 맞지 못하는 나라가 많은데, 정작 있어도 맞지 않는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홍콩입니다. 이미 모든 국민이 맞을 수 있도록 화이자 백신을 확보해 뒀지만, 맞는 사람이 적어서 3개월 뒤면 남는 백신을 버려야 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박성훈 특파원입니다.
[기자]
홍콩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탐씨는 백신을 맞으라는 당국 권고에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브라이언 톰/홍콩 시민 : 백신을 맞겠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이 정부를 믿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학생들은 학교 측이 백신 접종을 강제하는 것에 반발합니다.
[장위톈/홍콩과기대 학생 : 학교가 우리에게 주사를 맞도록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주사를 맞을 것인지 말 것인지는 우리의 자유입니다.]
인구가 750만 명인 홍콩 당국이 확보한 백신은 화이자 750만 회분과 중국 시노백 750만 회분으로 인구의 2배에 달합니다.
인터넷으로 신청만 하면 맞을 수 있지만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백신 접종률은 18%에 불과합니다.
문제는 홍콩이 보유한 화이자 백신의 유효기간이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토머스 창/전 홍콩 건강보호센터 관리자 : 현재 접종 계획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접종소들은 9월이면 문을 닫게 됩니다. 이제 3개월의 시간이 남았다는 뜻입니다.]
홍콩 시민들이 백신을 맞지 않으려는 건 민주화 시위 진압과 보안법 시행에 대한 반감 때문입니다.
[존슨 리/홍콩 시민 : 기본적으로 시민들은 민주주의를 지지합니다. 정부를 지지하지 않기 때문에 백신도 거부하는 겁니다.]
홍콩 정치권에선 "접종률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어려움에 처한 나라에 백신을 보내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화면출처 : 홍콩케이블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