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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정상회담 마치고 귀국…"최고의 회담" 자평

입력 2021-05-24 18:56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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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문재인 대통령이 미 바이든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마치고 어젯밤(23일) 귀국했습니다. "최고의 회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고 자평했는데요. 오늘 곧바로 김부겸 총리와의 주례회동을 갖고 "국민들이 방미 성과를 구체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조치하라"는 지시도 내렸습니다. 관련 속보를 신혜원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3박 5일간 방미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어젯밤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습니다. 해가 진 데다 마스크에 가려 잘 보이진 않지만, 분명 미소를 띤 표정으로 경례를 받았습니다. 문 대통령은 비행기 안에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최고의 순방이었고, 최고의 회담이었다. 기대 이상"이라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한·미 공동기자회견 (현지시간 지난 21일) : 오늘 바이든 대통령님과 나의 만남, 미국과 한국의 만남은 새로운 시대를 향한 양국 협력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문 대통령이 '깜짝 선물'을 받았다고까지 표현한 회담 성과를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세 가지 핵심 의제 중 가장 관심이 쏠렸던 '백신',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국이 한국군 55만 명에게 직접 백신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21일) : 우리는 미군과 관계있는 한국군 55만명 모두에 백신을 제공할 것입니다. 그들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미군을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전 세계로부터 SOS를 받는 미국이 한국군에게 조건 없는 백신 제공을 약속한 것, 지극히 '외교적'인 결정입니다. 우리 정부로선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백신을 먼저 받아온 뒤 되갚는 '백신 스와프'를 기대하는 바가 있었지만, 미국으로선 한국만 특별 대우할 근거가 부족했습니다. 때문에 주한미군과 연합작전을 수행하는 한국군으로 지원 대상을 좁혀 명분을 만든 것이죠.

[정의용/외교부 장관 (JTBC '뉴스룸' / 지난 22일) : 우리보다 훨씬 더 못한 개도국 쪽에 우선적으로 지원해 줘야 되는 거 아니냐 하는 의견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한국만 특별히 지원한다는 것은 명분이 좀 약하다… 그러나 한국군 지원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1차적으로 지원한 것은 미국이 한국을 특별히 배려했다고 봅니다.]

대신 양국은 우리 기업이 미 제약사의 백신을 위탁생산하는 내용이 포함된 총 4건의 '백신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일단 예상했던 대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 백신의 국내 위탁 생산을 맡기로 했죠. 다만, 백신 원액을 직접 만드는 건 아니고 모더나로부터 원액을 받아 무균 충전, 라벨링, 포장 같은 가공 작업을 하는 방식입니다. 오는 3분기부터 수억 회 분량의 완제품 생산에 들어가고, 이 중 일부 물량을 국내에 우선 공급하는 방안을 추가 논의할 계획입니다.

[존림/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현지시간 지난 22일) : 당사는 K-바이오 일원으로서의 자부심과 코비드 팬데믹 종식을 앞당기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모더나 백신의 성공적이고 안정적인 공급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스테판 방셀/모더나 최고경영자 (현지시간 지난 22일) : 대한민국 국민에게 mRNA 백신을 공급하기 위한 중요한 진전입니다.]

문 대통령이 '깜짝 선물'이라 표현한 두 번째는 북한과 관련된 것, 아니 사람인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현재 공석인 대북특별대표에 성 김 주인도네시아대사를 임명했다"며 예고에 없던 깜짝 발표를 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21일) : 유능한 외교관이자, 깊은 정책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성 김 대사가 대북특사로 임명됐다는 사실을 발표할 수 있어 기쁩니다. 한번 일어나 주시겠습니까? 이런 중요한 업무를 맡아 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낯익은 얼굴입니다. 성 김 대사는 단순히 한국계라는 점을 넘어, 오바마 정부 당시 북핵 6자회담 특사와 수석대표를 역임하며 북한의 속내를 속속들이 꿰고 있는 인물입니다. 트럼프 정부 땐 직접 방북도 했죠.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바로 오른편에 앉아 북미 고위급 회담을 이끌었습니다.

[김영철/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2018년 7월) : 어제 우리가 심각한 얘기를 나눠서 그 문제를 생각하느라 밤잠을 설쳤을 것 같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당시 미 국무장관 (2018년 7월) : 잘 잤습니다. 우리는 어제 좋은 대화를 나눴고, 오늘도 계속 생산적인 대화를 나눕시다.]

문 대통령은 "북한과 통역 없이 대화할 수 있는 성김 대사의 임명은 북한에 대화 준비가 돼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미 공동성명에 '북미 싱가포르합의', '남북 판문점선언' 같은 과거 약속들을 명기한 것도 대화를 향한 노력으로 보이는데요. 다만, 북한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인권 문제를 거론하고 제재 완화 등의 언급은 전무했다는 점에서 '짚을 건 짚고 가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태도를 읽을 수 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21일) : 북한이 바라는 모든 것을 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나는 좀 더 구체적인 것을 알고 싶습니다. 우리 협상팀이 북측 협상팀을 만나 (비핵화에 대한) 입장을 알게 될 때까지는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엔 바이든 대통령이 받은 선물입니다. 중국에 밀릴 수 없다, 주도권을 지켜내야 한다 노래를 부르던 '반도체' 분야인데요. 삼성, 현대, SK, LG 등 4대 기업이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 제조업 분야에 총 394억 달러, 우리돈 44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현지시간 지난 21일) : 한·미 양국이 이렇게 힘을 모은다면 미국 기업들은 안정적인 부품 공급망을 확보하고, 한국 기업들은 더 넓은 시장을 개척하면서 함께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양국 정부도 기업들의 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기로 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 입가에 미소가 떠나질 않습니다. 기업 관계자들을 지목해 '잠시 일어나 달라' 요청까지 하는데요.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21일) : 삼성, 현대, SK, LG 등에서 투자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여기 자리에 계신지 모르겠는데, 자리에 계시면 잠시 일어나주시겠습니까?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우리는 아주 좋은 일을 함께 하게 될 겁니다.]

땡큐 땡큐 땡큐, 쓰리 땡큐가 나왔습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산라인 증설에 19조 원,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 등에 15조7천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고요. 현대차는 전기차 생산설비 등에 8조3천억 원을 쏟아부을 예정입니다. 정부는 세계 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입지를 넓힐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치권의 평가는 어떨까요. 민주당은 "상상 이상의 성과", "역사에 길이 남을 회담"이라는 호평을 쏟아내며 국격이 '뿜뿜' 느껴졌다는 표현을 썼는데요. 국민의힘은 '성과 30, 실망 70의 회담', '44조 원 현금 내주고 어음 받아온 꼴'이라며 엇갈린 평가를 내놨습니다.

[윤호중/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5·21 한·미 정상회담은 역사에 길이 남을 것입니다. '국격이 뿜뿜' 느껴지는 한·미 정상회담이었습니다. 안보를 넘어 코로나19 위기 극복은 물론 향후 세계 경제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주도해나갈 가장 긴밀하고 포괄적인 선진 경제동맹의 수준으로까지 확대해나갔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 한마디로 현금을 지급하고 물건 대신에 어음을 받아온 것입니다. 한 달 전 미국을 방문해서 1억회분의 백신을 확보했던 일본 스가 총리의 성과와도 비교가 되는 대목입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도 실질적인 진전이 없었습니다. 여전히 북한 눈치 보기에 급급한 현 정권에서 어떤 실효적 대책이 있을지 기대하기 난망합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4대 기업의 피 같은 44조 원 투자를 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와 맞바꾼 기대 이하의 성적표였다"며 혹평했습니다. 정의당 여영국 대표 역시 결은 다르지만, "자화자찬, 한반도 평화는 '레토릭'에 그쳤다"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습니다.

조금 전 청와대가 밝힌 정상회담 관련 문 대통령의 후속 지시사항입니다. 문 대통령은 오늘 김부겸 총리와 주례회동을 갖고 "방미 성과를 경제협력, 백신, 한미동맹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등의 분야별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구체화하라"고 말했습니다. 후속 조치 점검을 위한 청와대 TF도 운영하기로 했는데요. 반도체 등 핵심 산업과 관련한 범부처 TF 출범, 백신 파트너십 수립을 위한 전문가 워킹그룹 구성안 등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자세한 이야기, 들어가서 더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문 대통령, "최고의 회담" 자평 속 귀국…여 "국격 뿜뿜" 야 "견강부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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