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검토하고 있는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들을 놓고 여권 내부에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당장 윤호중 원내 대표가 송 대표의 부동산 관련 공약에 일정 부분 선을 그었습니다. 이 때문인지 송 대표도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세밀한 분석과 정확한 현실 파악도 하지 않은 채 오락가락 설익은 정책들을 앞다퉈 내세울 경우 부동산 시장은 더욱더 혼란을 겪게 됩니다.
이희정 기자입니다.
[기자]
민주당 부동산특위는 일단 부동산 세금체계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다음주 중에 재산세 완화 등 내용을 담아 새로운 안을 내놓을 걸로 알려졌습니다.
[김진표/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위 위원장 : 6월 1일부터 시행되는 제도(재산세)가 있기 때문에 5월 안에 할 수 있는 것은 가능한 한 종합해서 해보려고 하는데….]
이렇게 속도전을 펴는 배경엔 송영길 대표의 뜻이 깔려있습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송 대표가 부동산 정책에선 불도저 같은 리더십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의지와 현실은 다릅니다.
당장 송 대표는 전당대회 때 주택담보대출비율, LTV를 최고 90% 풀어주겠다고 공약했지만, 이게 내부의 벽에 부딪혔습니다.
원내사령탑이자 당의 2인자인 윤호중 원내대표가 공개적으로 '와전'된 거라며 선을 그은 겁니다.
[윤호중/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 (송영길 대표가) 주택가격의 10%만 있어도 10년 뒤에 자기 집이 될 수 있는 그런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 이런 이야기를 강조해서 이야기하다 보니까….]
송 대표는 당내 비주류, 윤 원내대표는 당내 주류인 '친문' 출신입니다.
그러자 송 대표도 한발 물러섰습니다.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90%까지 이야기했습니다만 (정부와) 협의 과정에서 조정이 될 것입니다.]
이에 따라 송 대표 주변에서 구상해온 나머지 부동산 정책 전환도 성사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 됐습니다.
종부세 완화나 다주택자 중도세 중과 유예 등에 대해서도 여권 내 친문들을 중심으로 "부자감세"라는 반론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여당 지도부에서조차 의견이 갈라지고 있는 이런 현실이 시장에 끼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임재만/세종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 부동산은 국민들에게도 초미의 관심사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정제되고 정리되고 합의된 이야기들이 (나와야 하죠).충분히 논의하고 정리된 내용을 국민들에게 알려주면 혼란도 적을 거고요.]
(영상디자인 : 김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