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저희가 계속 주목해 온 노동 현장 문제 가운데는 택배 노동자들의 처우도 있습니다. 사회적 합의 기구도 만들어졌지만, 노동자들은 달라진 게 없다고 말합니다.
백일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택배상자 무게가 20kg이 넘습니다.
겨우 들어올립니다.
제시간에 배달하려면 쉴 틈이 없습니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좁은 골목길에서도 곡예운전하듯 달립니다.
[아, 힘들어.]
올 초 잇따른 과로사를 막는다며 분류작업을 돕겠다는 사회적 합의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문원모/택배노동자 : (새벽) 6시 반 출근해서 물건 '까대기'라고 해서 물건 선별 분류를 하고요. 제 차에 싣고 8시에 1차 배송을 나가게 돼요. 다시 들어가서 11시에 또 분류작업을 하고 제 차에 물건을 싣고요.]
다른 회사 사정도 비슷합니다.
[지효숙/택배노동자 : 코로나 이후로 물량도 많이 늘고 해서 늦게까지 배송을 해야 해요. 그런데 분류 인력이 안 들어오고 그러고 있으니까 저희가 분류까지 다 해야 되고.]
배달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한 건당 받는 돈은 8백 원 안팎입니다.
힘든 곳에 배달할 수록 돈을 더 받아야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문원모/택배노동자 : 제가 배달하는 곳 같은 경우는 9급지라고 해서, 보통 배달되는 수수료 대비 더 많은 금액을 받아야 하지만 소장님들이 공지를 하지 않고 금액을 가져가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대리점주들은 금액을 알렸고 택배노동자들이 받아들인 것이니 문제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택배 노동자들은 거부할 경우 일을 그만두게 할 것이 두려워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전종민/택배노동자 : 국토부나 불합리한 부조리 신고해도 저희 쪽에 돌아오는 거는 답변이 없어요. (택배비가) 쓰여질 곳에 쓰여지고 있는지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정부의 제대로 된 감독은 물론 화주와 택배회사, 대리점으로 이어지는 불합리한 계약과 분배구조를 먼저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