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시작합니다.
코로나19 걸렸나 집에서 직접 검사하는 '자가검사키트', 이제 약국에서 살 수 있습니다.
임신테스트기처럼 두 줄 나오면 양성, 한 줄 나오면 음성입니다.
"혹시나 해서 키트로 검사해봤더니 음성 나와 안심했다" "여러 번 검사하면 정확도가 올라간다더라" 직접 써봤다는 후기들이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이건 잘못 알고 있거나 오해입니다.
자가검사키트, 정확히 알고 써야 합니다.
우선, 한 줄 나왔다고 안심해선 안 됩니다.
감염이 됐는데도 아니라고 결과가 나오는 '가짜음성' 때문입니다.
자가검사키트를 만든 제조사들은 90% 정확하다고 밝힙니다.
확진자 10명 검사하면 9명은 맞추고, 한 명 정도는 '가짜 음성'이 나와 놓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몸 안에 바이러스가 많은 감염 초기 사례만 모아서 조사했기 때문에 비현실적인 수치라고 지적합니다.
실제 의료 현장에서 무작위로 검사해보니 2명 빼고 나머지 8명은 '가짜음성'이 나와 모두 놓치더라는 겁니다.
[이혁민/연세대 의대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 작년에 31번 환자를 찾음으로써 신천지 관련 대규모 유행을 찾아냈잖아요. 자가진단키트로 '위음성(가짜음성)'이 나올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 환자거든요. 이 환자 같은 경우를 놓쳤다고 생각해 봐요. 연관돼 있는 8천명을 놓치는 거예요.]
그래서 한 줄 나왔다고 안심하면 안 됩니다.
열나거나 기침하면 곧바로 정식 검사 받아야 하고, 증상이 없어도 방역 수칙 철저히 지켜야 합니다.
어느 나라나 이런 지침은 마찬가집니다.
[오세훈/서울시장 (지난 4월 12일) :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사용을 하게 되면 점점 더 민감도, 정확도가 올라간다고 합니다.]
반복해서 쓰면 정확도가 올라간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오세훈 시장 뿐 아니라 온라인상에도 많습니다.
그러나 이것 역시 오해해선 안 됩니다.
자가검사키트로 한 번에 여러 번 검사를 한다고 정확도가 높아지진 않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2천여 명 상대로 2회 반복 실험을 했지만 가짜음성을 잡아내지는 못 했습니다.
다만, 증상이 나타나기 전부터 꾸준히 여러 차례 검사하다 보면 결국 숨은 감염자들을 찾아낼 수 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그러나 보통 증상이 나타나고 일주일 정도 뒤에는 검사를 반복해도 가짜음성이 나오는 등, 잘못 썼다간 숨은 전파자를 키울 수 있다는 반론도 큽니다.
[이혁민/연세대 의대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 신속항원검사 음성이면서 PCR(유전자증폭검사) 양성인 사람들의 대략 20~30% 정도는 감염이 가능해요. (자가검사로) 본인이 음성이라고 믿는 사람들이잖아요. 본인이 안전하다고 믿는 사람만큼 슈퍼전파자가 되기 좋은 사람은 없는 거예요.]
자가검사를 권장하는 영국에서도 자가검사키트는 정지신호, 빨간불의 역할이라고 강조합니다.
음성 나왔다고 녹색불에 길 건너듯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는 오해, 막아야 한다는 겁니다.
팩트체크였습니다.
※그래픽 내용 가운데 자료 출처가 'SD바이오센서 홈페이지'인데 '휴마시스 홈페이지'로 잘못 표기한 부분이 있어 이를 수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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