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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24시]아파트에 귀한 손님이…천연기념물 맹금류 황조롱이 '입주'

입력 2021-05-03 15:28 수정 2021-05-03 15:29

황조롱이 찾아온 집주인 "로또 맞은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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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조롱이 찾아온 집주인 "로또 맞은 기분"

새끼들에게 먹이 주는 어미 황조롱이〈사진=시청자 정해윤씨〉새끼들에게 먹이 주는 어미 황조롱이〈사진=시청자 정해윤씨〉
어미 새가 물고 온 먹이를 새끼들에게 건넵니다. 새끼들은 먼저 받아먹으려고 연신 부리를 벌리고 어미를 바라봅니다. 그 순간 인기척을 느낀 어미 새가 먹이를 주는 걸 멈춥니다. 이내 촬영을 하고 있던 휴대전화를 똑바로 바라봅니다.

 
어미 황조롱이〈사진=시청자 정해윤씨〉어미 황조롱이〈사진=시청자 정해윤씨〉
이 새는 천연기념물 제323호인 황조롱이입니다. 경북 경주시 도지동 한 아파트 발코니에 황조롱이가 날아든 건 3월 중순입니다. 식물을 심기 위해 흙만 채워둔 스티로폼 상자에 황조롱이 부부가 찾아온 겁니다. 이 집 주인인 정해윤씨는 처음엔 금방 날아가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얼마 뒤 새알 하나가 눈에 띄었다고 합니다. 어미 새는 그 다음날 또 2개를 낳는 등 열흘 동안 알 6개를 낳았습니다. 한 달 동안 황조롱이 부부는 정성껏 알을 품었습니다.

 
새끼 황조롱이〈사진=시청자 정해윤씨〉새끼 황조롱이〈사진=시청자 정해윤씨〉
4월 23일 알 한 개에서 드디어 새끼가 태어났습니다. 혹시 새끼들이 놀랄까 발코니가 있는 방에도 들어가지 않고 모두 부화되기를 기다렸습니다. 이틀이 지나자 알 6개에서 새끼가 모두 나왔습니다. 유독 알 1개에서 새끼가 늦게 나왔는데, 막둥이로 태어난 새끼는 몸집이 작아 형들에게 치여 먹이를 잘 못 받아먹었습니다. 정해윤씨는 어미가 먹이활동을 하러 갔을 때 몰래 막둥이에게 소고기를 조금씩 먹이기 시작했는데 한쪽 눈도 못 뜨던 막둥이가 먹이를 먹자 두 눈을 번쩍 뜨고 열심히 커가고 있다고 합니다. 정 씨는 황조롱이가 자신의 집으로 찾아와줘서 "로또 맞은 기분"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새끼들이 둥지를 떠날 때까지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는 매의 한 종류입니다. 사람이 사는 곳에 둥지를 튼 건 보기 드문 일입니다. 한 전문가는 새끼를 낳기 위해 발코니에 둥지를 틀었지만 새끼가 어느 정도 크면 부모가 아기 새들을 데리고 다른 거처를 찾으러 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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