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집을 구하기 어려운 시민들에게 숨통을 열어주겠다는 곳이 바로 한국토지주택공사 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 SH입니다. 그런데 부실하게 사업을 한 정황이 여기저기에서 드러납니다. 앞서 뉴스룸은 SH가 임대사업을 할 수 없는 100억 원대의 건물을 사들였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검찰이 배임을 저질렀는지 수사하고 있습니다. 더 깊게 취재해 보니 이런 사례가 또 있습니다. 역시 유치권이 걸려서 임대를 할 수 없는 20억 원짜리 건물을 사들였습니다.
박병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남가좌동의 한 다세대 주택입니다.
주차장 입구엔 자물쇠로 잠긴 쇠사슬이 쳐져 있습니다.
현관 벨을 눌러도 아무런 응답이 없습니다.
우편함엔 각종 전단지와 주인 없는 우편물만 쌓여있습니다.
인근 주민들은 이 건물이 수년째 비어있다고 말합니다.
[A씨/인근 주민 : 사람 없는 거 같지 않아요? 모르겠네. 2년이 뭐야, 3년 됐는가 4년 됐는가.]
이 건물은 서울주택도시공사, SH가 2018년 12월 20억 원을 주고 매입한 주택입니다.
청년, 신혼부부 계층 등을 위해 저렴하게 주택을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샀습니다.
하지만 2년 넘게 임대 사업도 하지 못한 채 방치돼 있는 겁니다.
[부동산 관계자 : 너무 아까운 거 같아. 그런 식으로… SH나 LH나 규모가 너무 방대하고 관할이 너무 많으니까…]
문제는 또 유치권이었습니다.
공사 대금을 받지 못한 협력 업체가 건물에 유치권을 행사한 겁니다.
[B씨/인근 주민 : 그거 여기 빨갛게 붙어 있었는데 어느 날 떼었더라고요. 경고장이 붙어 있었거든요. 돈 안 줬다고.]
[C씨/인근 상인 : 공사하는 사람들의 공사가 진행이 잘 안 돼서 그랬던 거 같아.]
유치권이 걸려있어 정상적으로 임대사업이 불가능하다는 걸 주민들도 알았지만, 정작 SH는 몰랐단 입장입니다.
SH측은 "공사 업체 측에서 유치권 문제를 숨긴 것 같다"며 "구입 후 1년이 지난 2019년 12월쯤 유치권 문제를 알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송석준/의원 (국회 국토교통위원) : 필요 계층에게 주기로 계획된 물량인데 계획된 물량이 이런 일 때문에 제대로 공급이 못 돼서 수요자에게도 피해를 주고…]
(영상디자인 : 김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