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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의 바다'로 항해하는 우리 선박...UDT 탄 '청해부대'가 지킨다

입력 2021-03-3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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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에즈 운하 모래 제방에 박혀있던 대형 컨테이너선이 물 위로 떠올랐습니다.

길이 400m, 폭 59m의 에버기븐호. 수에즈 운하에 좌초된 채 7일간 운하를 막았다.길이 400m, 폭 59m의 에버기븐호. 수에즈 운하에 좌초된 채 7일간 운하를 막았다.

이로써 7일간 막혀있던 운하길도 다시 열리게 됐습니다.

하지만 통행이 원활해지기까진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운하 통과를 기다리는 선박만 367척.
이들이 모두 통과하는 데만 사흘하고도 반나절이 걸린다고 합니다.

우리 상선 4척은 어쩔 수 없이 수에즈 운하 대신 '희망봉' 루트를 선택했습니다.

아프리카 최남단을 돌아 유럽으로 향하는 길입니다.

늘어난 항해 거리와 시간도 문제지만,
가장 큰 걱정은 바로 안전입니다.

희망봉 항로를 이용할 경우 '해적의 바다'라 불리는 서아프리카를 지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우리 선박의 안전한 항해를 위해 청해부대 문무대왕함 파견을 결정했습니다.
2009년 소말리아 파병을 앞둔 청해부대 '문무대왕함'의 실전훈련. UDT대원들이 탑승한 고속단정이 가상의 해적선을 차단 및 수색하는 모습. 2009년 소말리아 파병을 앞둔 청해부대 '문무대왕함'의 실전훈련. UDT대원들이 탑승한 고속단정이 가상의 해적선을 차단 및 수색하는 모습.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바다 서아프리카…전세계 납치 사고 96.3% 발생

희망봉은 아프리카 대륙 최남단인 아굴라스곶의 북서쪽 160km 지점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대륙을 돌아가는 이 항로는
'대항해 시대'에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유일한 바닷길이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주의 희망봉.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주의 희망봉.


희망봉이라는 이름도 1498년 포르투갈의 탐험가 '바스코 다 가마'가 붙인 이름입니다.

하지만 이 돌아가는 항로는 1869년 아프리카 대륙을 가로지르는 수에즈 운하가 만들어지면서
거의 이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희망봉 루트는 수에즈 운하보다
항해 거리는 약 9000km가 더 길고, 항해 시간은 7~10일이 더 걸리기 때문입니다.

우리 선박이 이 항로를 이용한 건 수에즈 운하를 두고 이스라엘과 이집트가
군사적 충돌을 일으킨 1970년대가 마지막이었습니다.

선박들이 희망봉 항로를 꺼리는 이유는 비단 거리 때문만이 아닙니다.

바로 '해적의 바다'로 불리는 서아프리카를 지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프리카 해적아프리카 해적

서아프리카에는 나이지리아, 베냉, 카메룬 등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해적의 근거지로 악명 높은 국가들입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전 세계 해적 납치 사고의 96.3%가 이곳에서
발생했습니다.

지난해 이 지역에서 납치된 선원만 130명, 선박은 3척입니다.

◇청해부대 문무대왕함 호위…세계 최정상 전투능력 갖춰

정부는 우리 선박의 안전한 항해를 위해 지난 29일 청해부대 문무대왕함 파견을 결정했습니다.

청해부대는 각종 전투상황에 특화된 대원들로 구성된 부대입니다.

함정에는 해군특수전전단(UDT) 장병으로 구성된 검문검색대와 해상작전헬기(LYNX)를 운용하는 항공대 장병 등 300여 명이 타고 있습니다.
해군특수전전단. 육해공을 가리지 않고 특수작전 수행이 가능한 전투부대. 세계 최정상급 전력으로 평가받는다 .해군특수전전단. 육해공을 가리지 않고 특수작전 수행이 가능한 전투부대. 세계 최정상급 전력으로 평가받는다 .

2011년 1월 해적에게 납치된 삼호주얼리호 선원 21명을 전원 구출한 '아덴만 여명작전'도 청해부대의 작품입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청해부대는 우회 항로를 통항하는 우리 선박을 해적으로부터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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