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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경제라인 신속 '재정비'…"정책 차질없이 추진"

입력 2021-03-30 18:43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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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청와대가 김상조 전 정책실장 교체 하루 만에 경제라인 '재정비'에 나섰습니다. 이호승 정책실장 발탁에 따라 공석이 된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에 안일환 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내정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빠르게 회복 중"이라고도 강조했는데요. 잇따른 부동산 논란으로 흔들리는 민심을 다잡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관련 소식 신혜원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지금 대한민국은 전시 상황,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 중입니다. 최일선 부대는 다름 아닌 청와댄데요.

[2020년 신년사 :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입니다.]

글쎄요. 장기전이 될 거라곤 예상지만, 이토록 오래 밀리기만 할 줄은 몰랐습니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고통받는 건 국민들이죠.

[영화 '고지전' : 다 똑같이 전쟁을 겪고 있어! 다같이 지옥을 겪고있다고 이 xx야! 니가 진짜 지옥을 알아? 다 그만해!]

이제는 승부를 봐야 할 땝니다. 문 대통령의 오랜 지기이자 측근인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문 대통령께서 아주 화가 났다"고 했는데요.

[노영민/전 대통령 비서실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그 말씀을 듣다 보니 문 대통령께서 화가 많이 났을 때 사용하는 그런 표현이 들어갔다, 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떤 표현이요?) '천명한다'라든지 '야단맞을 것은 야단맞으면서'라든지 '근본적 청산', 뭐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대통령께서 잘 쓰시지 않는 표현이고 아주 화가 났을 때 쓰시는 표현입니다.]

재보궐 D-8입니다. 그냥 선거도 아니고, 대한민국 제 1, 제 2대 도시의 시장을 뽑는 선거입니다.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부정평가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 중이죠. 부동산과의 전쟁에서 승기를 잡아야만 악화된 민심을 수습할 수 있습니다. 기병, 보병, 포병, 전차할 것 없이 총 동원령을 내렸습니다. 연일 고강도의 '부동산 투기 근절' 작전을 내놓고 있죠.

[제7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 (어제) : 긴급하게 소집하였습니다. 국가의 행정력과 수사력을 총동원해 주기 바랍니다. 정치적 유불리도 따지지 말고 끝까지 파헤쳐 주기 바랍니다.]

[정세균/국무총리 (지난 28일) : 가혹하리만큼 엄벌에 처하고 부당이득은 그 이상을 환수하겠습니다. 최대 무기징역, 투기 수익의 5배까지 벌금을 부과합니다.]

[홍남기/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어제) : 부동산 업무 관련 공직자들의 부동산 신규 취득 제한제를 도입합니다.]

허나 일각에선 "분노할 것은 국민이지, 대통령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은 페이스북에 '분노를 동력으로 써먹는 건 제발 그만! 자기반성의 시간이잖아요, 대통령님'으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는데요. "투기 의혹에 여권 인사들의 이름이 무더기로 등장하면서 이미 정권의 부패 문제가 됐다", ""지금 와서 분노팔이, 적폐팔이를 또 시도하실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나아가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정권에 대한 분노를 삭혀선 안 된다. 투표로 '응징'해야 한다"고 했는데요.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난 27일) : 지난 4년 동안 문재인 정부의 총체적인 불씨를 평가하는 선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과연 공정이 이루어졌고, 정의가 이루어졌습니까? 약속한 것 중에서 딱 하나는 실천했다고 생각을 해요. 정말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나라를 지금 만들고 있어요.]

민주당은 부동산 때문에 화가 난다, 후회되고 한스럽다는 반응입니다.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서울시장 유세 현장에서 "저도 시민 여러분만큼 화나 죽겠다"며 "왜 단속하지 못했을까 죄송할 뿐"이라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 : 요새 부동산 때문에 시민 여러분 화나고 속상하신 것 잘 압니다. 저도 화나 죽겠습니다. 화나면서 후회도 되고 한스러워요. 어째서 생선가게를 맡기긴 맡겼는데 그중에 고양이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왜 못했던가. 굉장히 후회가 되고 여러분께 죄송합니다.]

청담 아파트 전세값 인상 논란으로 경질된 김상조 전 정책실장에 대해선 "면목없고 부끄러운 일"이라고도 했습니다. 다만, '선거용 꼬리자르기'이라는 야당에 지적에 대해선 "정책실장이 꼬리면 어떻게 하란 얘기냐. 말을 함부로 한다"고 항변했습니다.

그러자 야권은 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의 발언을 소환했는데요. 이 전 대표가 LH 투기 의혹을 '아랫물의 일탈'로 규정한 대목을 문제 삼았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이해찬 전 의원이 '윗물은 맑은데 아랫물이 흐리다' 그랬죠? 김상조가 아랫물입니까? 김조원이 아랫물입니까? 노영민이 아랫물입니까? 참 저는 의식 구조를 잘 이해를 못 하겠어요. 어떻게 이런 발언이 가능한지.]

부동산은 문재인 정부의 아픈 손가락입니다. 정책의 효과는 차치하고서라도, 청와대 참모진들의 '내로남불' 논란은 국정운영 동력을 떨어뜨리는 결정적인 장애물이 되고 있죠. '부동산 잔혹사'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나는 몰랐다. 전부 아내가 한 일"이라 했던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흑석 김의겸 선생'이라는 조롱 섞인 비판을 받으며 사퇴했습니다. '직'보다 '집' 두 채를 택했다'는 비판 속에 물러난 김조원 전 민정수석, 서울 반포의 '똘똘한 한 채' 논란 끝에 무주택자가 된 노영민 전 비서실장. 마지막으로 자타공인 청렴의 대명사였던 김상조 전 실장까지 말이죠.

[김상조/전 청와대 정책실장 (어제) :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이 엄중한 시점에 국민들께 크나큰 실망을 드리게 된 점 죄송하기 그지없습니다.]

성난 부동산 민심, 돌아올 수 있을까요? 오늘 문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선 부동산 관련 언급은 없었습니다. 대신 "우리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며 정부의 정책 성과를 강조하는데 힘을 실었습니다.

[국무회의 : 우리 경제가 빠르고 강하게 회복하고 있습니다. 추세를 더욱 살려 경기 회복의 시간표를 최대한 앞당기는 한편, 코로나 불평등을 최소화하는 포용적 회복에 심혈을 기울이겠습니다. 4차 재난지원금이 한시라도 빠르게 지급될 수 있도록 속도를 내고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주기 바랍니다.]

이어 경제분야 정무직 인사를 단행했는데요. 김상조 전 실장의 후임으로 이호승 경제수석비서관이 선임되면서 공석이 된 자리에 안일환 기획재정부 2차관을 임명했습니다. 안 신임 수석은 코로나19 추경 등 문재인 정부 확장 재정 정책의 주역으로 꼽힙니다. 기재부 1,2차관도 교체됐습니다. 1차관에는 이억원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이, 기재부 2차관에는 안도걸 기재부 예산실장을 각각 발탁됐습니다. 청와대는 "정부 후반기 현안과 경제정책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새 도약을 위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정리합니다. < 문 대통령 "경제 빠르게 회복 중…4차 지원금 속도 낼 것", 청와대는 '부동산 잔혹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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