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먼저 구속된 석씨의 딸, 그러니까 처음에 숨진 아이의 친모로 알려졌던 20대 김모 씨에겐 또 다른 아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JTBC 취재결과, 김씨가 구속된 뒤에 남겨진 이 아이가 한동안 석씨에게 맡겨졌던 걸로 파악됐습니다. 정부가 아동학대를 막겠다며 내놓은 '새로운 아동 보호 절차'가 지켜지지 않은 겁니다.
이어서 이가혁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12일 구속된 22살 김모 씨는 지난해 8월 둘째 아이를 낳았습니다.
사라진 첫째 아이의 동생입니다.
취재진은 사건 초기, 이 둘째 아이가 제대로 보호받고 있는지 구미시에 물었습니다.
엄마가 구속되고, 아빠와 외할머니 등 다른 가족은 잇따라 조사를 받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구미시청 관계자 (지난 2월 17일) : 수사 결과를 기다려야 되고 지금 외할머니가 보호하고 있습니다.]
석씨는 숨진 아이가 발견된 장소 바로 아랫집에 살면서도 반년 넘게 이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했습니다.
이렇게 처음부터 의혹투성이었던 석씨에게 외할머니라는 이유로 남은 아이를 맡긴 겁니다.
[구미시청 관계자 : 그런 것은 저희가 몰랐잖아요. 저희도 구미경찰서에 물어보고 그렇게 결정한 거예요.]
부실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경찰 수사가 결국 근거가 된 겁니다.
지난해 9월 정부가 아동학대를 막겠다며 내놓은 '공공 아동보호체계'는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이 내용에 따르면, 아동보호의 주체는 지자체, 즉 구미시입니다.
구미시가 중심이 되어 아동복지심의위원회를 열고 어떻게 보호할지 결정해야합니다.
[구미시청 관계자 : (따로 분리는 안 하고요?) 보호자들이 저희한테 분리해달라고 요청해오면 시행하겠지만, 그런 의사가 전혀 없어서 가족들이 보호하고 있어요.]
[정익중/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구미시의) 절차가 그게 잘못된 거네요. 그 가족에 의해서 결정되는 게 아니고 전문가의 판단에 의해서 결정되는 게 맞죠. 아동복지심의위원회가 그런 의미에서 필요한 거거든요.]
구미시는 외할머니가 구속된 지금은 또 다른 친척이 이 아이를 맡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외할머니가 아이를 맡은 초기부터 아이 상태를 1주일에 2번씩 관찰해왔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