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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부동산 적폐 청산으로 촛불정신 구현"

입력 2021-03-15 18:47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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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문재인 대통령이 '촛불 정신'과 '적폐 청산'을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부동산 적폐 청산을 임기 말 핵심 국정 과제로 삼겠다"고 했는데요. 그러면서도 정부주도의 공공주택 공급, 3기 신도시 정책은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강조했습니다. 정치권에선 문 대통령 경남 사저를 둘러싼 여야의 난타전이 벌어졌는데요. 관련 소식, 신혜원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표준국어대사전에 '좀스럽다'를 쳐봤습니다. 형용사고요. '사물의 규모가 보잘것없이 작다', '도량이 좁고 옹졸한 데가 있다'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용례를 볼 때, 문 대통령이 언급한 '좀스럽다'는 이 두 번째 의미로 쓰인 듯 하죠. 선거 시기라 이해하지만, 그 정도 하시지요. 좀스럽고, 민망한 일입니다. 경남 양산 사저를 둘러싼 논란이 일자, 직접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보통은 이렇게 정제된 문어체로 정책 설명이나 기념일 메시지를 내곤 하는데요. 이번처럼 개인적인 감정을 드러낸 건 이례적입니다. '하시지요'하는 어미도 미리 짜여지지 않은 대화를 할 때 자주 나오는 말투죠.

[2021년 신년 기자회견 : 징계가 필요 없는 것이죠.]

[2020년 신년 기자회견 : 제대로 먹힐 리가 없는 것이죠. 이런 게 있을 것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메시지이며, '좀스럽고 민망한 일'이라는 표현도 문 대통령이 직접 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LH 투기 의혹이 국민적 공분을 낳고 있는 시점에서, 대통령 사저까지 논란이 되선 안 된다는 강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이는데요. 앞서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 부부가 지난해 4월 매입한 사저 부지(3774m²) 가운데 절반이 농지(1845m²)로 포함돼 있고, 이 농지가 올해 1월 대지로 형질 변경되는 과정이 석연치 않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농지는 자기의 농업 경영에 이용하거나 이용할 자가 아니면 소유하지 못한다'는 농지법 규정에 따라, 부지 매입 자체가 농지법 위반이라고 주장한 건데요.

[윤희석/국민의힘 대변인 (지난 13일) : 누구라도 갸우뚱할 만한 '대통령의 11년 영농 경력'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농지를 산 지 9개월 만에 대지로 전환한 것 또한 LH 직원들이 지금 비난받고 있는 이유와 다를 바 없습니다. 일반 국민들에겐 어렵기만 한 것이 토지 형질 변경 아닙니까. 그 지겨운 위선 행진을 언제까지 지켜만 보고 있어야 하는 것입니까.]

반면 청와대는 "법대로 진행됐다"는 입장이죠. 경호 문제상 원래 양산 자택이 아닌 새 땅을 구할 수밖에 없었고, 토지 형질 변경도 합법적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는 설명입니다. 노영민 전 비서실장, "대통령을 흠집 내려는 야당의 정치 공세"라 반박했습니다.

[노영민/전 대통령 비서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으면 대통령께서 그러셨겠습니까? 선거를 앞두고 무책임한 정치공세에 대해서 '자제해 달라'라는 인간적인 호소다, 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문 대통령에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방궁'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재단 이사장이었던 2011년,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가 봉하마을을 찾았을 때, "'아방궁'이라는 표현은 너무하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신경을 써달라"고 항의한 적이 있죠.

[유시민/노무현재단 이사장 (2019년 5월 / 화면출처 : 유튜브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 그건 이미 퇴임한 대통령 가지고 이 집을 아방궁이라고 그렇게 비난하면서 온 보수 언론에 도배를 하고.]

[노무현/전 대통령 : 좋은데 가면 꽃 피고 그치요. 꽃 피고 좋은데 많은데 왜 이런데까지 오셨어요? (좋아서예 웃음꽃이 핀다 아닙니꺼)]

정치권에선 난타전이 펼쳐졌습니다. 민주당이 "야당이 '제2의 아방궁' 프레임을 짜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자, 야당은 "합리적 문제제기를 정치공세로 호도한다"고 맞섰는데요.

[김태년/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 양산 사저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 대통령의 호소를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과 연계해서 말씀을 하십니다. 이런 황당무계한 일이 어디가 있습니까? 아무리 선거가 급해도 '비료비, 농약비 내역까지 공개하라' 이건 정말로 좀스럽지 않습니까? 민망합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정세균 총리가 어제 농지취득 요건도 강화하기로 했다, 농업경영계획서에 대해서 철저히 심사하고 투기를 막겠다, 그랬습니다. 이 말씀하신 대로 문재인 대통령이 실제 영농을 했는지 철저히 하고 난 다음에 국민들에게 적용해 주기 바랍니다.]

대통령 사저는 '경호'라는 특수성이 있는 데다, 말 그대로 온 국민이 눈에 불을 켜고 지켜보는 땅입니다. 철저한 감시는 필요하지만, 일각에서 제기하는 '투기용 매입' 의혹은 과한 측면도 있어 보입니다. 다만 아쉬운 건 지금은 LH 사태로 국민 전체가 분노하고 있는 상황이란 거죠. 정부여당의 감정적 대응은 자칫 이슈를 증폭시키는 역효과를 낼 수 있어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은 5주만에 다시 40%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LH 직원 땅 투기 의혹 파장이 지지율까지 흔드는 모양샌데요.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2.4%p 내린 37.7%, 부정평가는 1.7%p 오른 57.4%로 나타났습니다. 격차는 19.7%p로 오차범위 밖에서 더 벌어졌습니다. 정부합동특수본이 진행하는 수사와는 별개로, 정부의 '관리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단 여론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심상정/정의당 의원 (지난 10일) : 발본색원, 무관용, 패가망신, 투기이익 몰수 등 센 말들을 폭포처럼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거 다 거짓말입니다. 이 대한민국 정치가 투기의 탄탄대로를 닦아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지난주 정세균 총리는 "기존의 방식과 제도로는 더이상 공직자의 탐욕을 척결할 수 없다"며, '부동산 전쟁'을 선포했죠.

[정세균/국무총리 (지난 11일) : 정부는 부동산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합니다. 코로나 방역처럼 가혹할 정도로 국민이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수사할 것입니다.]

오늘 문 대통령은 한 걸음더 나갔습니다. 대국민 사과 대신 문재인 정부의 탄생 동력이자, 핵심 키워드라 할 수 있는 '촛불정신'을 언급하며 부동산 적폐 청산을 천명했습니다.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 : 일부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 사건을 접하면서 국민들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 불공정의 뿌리가 되어온 부동산 적폐를 청산하라는 것입니다. 우리 정부를 탄생시킨 촛불 정신을 구현하는 일이며 가장 중요한 민생문제라는 인식을 가져주기 바랍니다.]

"부동산 적폐 청산과 공정한 거래 질서 확립을 남은 임기동안의 핵심 국정과제로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정치권을 향해선 "부정한 투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도록 근본적 제도 개혁에 함께 나서달라"고 당부했는데요. 문 대통령은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이해충돌방지법의 신속한 입법과 함께, 불법 투기를 감독할 수 있는 기구 설치를 주문한 상탭니다.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 : 부동산 적폐 청산과 부동산 시장 안정은 동전의 양면처럼 맞물려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주택 공급을 간절히 바라는 무주택자들과 청년들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일은 없어야 하겠습니다.]

"공공주도형 부동산 공급대책은 어떤 경우에도 흔들려서는 안 된다"면서, 2·4 공급대책의 차질없는 추진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LH 사태 이후 관련한 지시 내린 건 이번이 여덟 번짼데요. 자세한 내용 들어가서 더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정리합니다. < 문 대통령 "부동산 적폐 청산으로 촛불정신 구현"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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