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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홍콩 선거제 개편...반중국 인사 막는 '답정너' 선거로

입력 2021-03-11 19:38

홍콩 시민 뽑는 몫 줄어들어...중국 총리 "애국자가 홍콩 다스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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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민 뽑는 몫 줄어들어...중국 총리 "애국자가 홍콩 다스려야"

중국의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11일 결국 홍콩 의회 선거제 개편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오늘 전체회의에 참여한 2896명 대표 가운데 반대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기권 1명, 거의 만장일치인 셈입니다.
1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홍콩 선거제 개편안이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된 모습 . 전광판에 반대표 '0'이 쓰여있다. 〈사진=연합뉴스〉1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홍콩 선거제 개편안이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된 모습 . 전광판에 반대표 '0'이 쓰여있다. 〈사진=연합뉴스〉

통과된 홍콩 선거제 개편안(초안) 내용을 좀 보겠습니다.
총 9개 조로 이뤄져 있습니다. 핵심만 뽑아보자면 이렇습니다.

1) 선거 입후보자 자격을 심사하는 위원회를 설치하고,
2) 홍콩 행정장관을 선출하는 선거인단을 1500명으로 확대하고,
3) 입법회 의원 수를 90명으로 늘린다.

'확대하고 늘린다.' 나쁠 게 하나도 없어 보이지만, 이 숫자를 잘 들여다봐야 합니다.

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를 기억하시죠? 시위대는 5가지 요구사항을 내세웠는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우선으로 뒀던 건 바로 '행정장관 직선제'였습니다.

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대가 '5대 요구'를 외치며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대가 '5대 요구'를 외치며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콩 행정장관은 간접선거입니다. 직능별 4개 분야, 각 300명으로 구성된 선거인단 1200명이 과반으로 뽑습니다. 선거인단 대다수가 친중 성향 단체에 배정돼 있습니다. 근데 이 중에서 건드리지 못하는 몫이 있습니다. 바로 홍콩 시민들이 직접 뽑는 구의원(117석)입니다. 지난해 11월 구의원 선거에서 반중 성향의 범민주 야권이 압승을 거뒀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야권 몫이죠. 하지만 이번에 선거인단은 300명 더 늘리겠다면서 구의원은 빼버렸습니다. 행정장관 선거 결과가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대답만 하면 돼)'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 겁니다.

홍콩의 의회격인 입법회 의원 수를 70명에서 90명으로 늘린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중 절반인 35명만 유권자들이 직접 뽑고, 나머지는 직능별로 선출합니다. 여기서도 유권자들이 직접 뽑는 몫은 5명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

홍콩 입법회 선거는 코로나를 이유로 지난해 한 차례 연기됐습니다. 올해 말에 예정된 행정장관 선거인단 선거도 연기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래저래 반중 인사 출마가 더욱 어려워질 거란 예상이 지배적입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이번에 선거제를 개편한 것은 애국자가 홍콩을 다스린다는 원칙을 견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번 선거제 개편으로 어떤 '애국자'가 나올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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