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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영화처럼"...전갈 무늬 포장지 속 백색 가루의 정체

입력 2021-02-16 08:54

100만 명 분량의 코카인...1050억 원어치 부산서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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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명 분량의 코카인...1050억 원어치 부산서 적발

얼마 전, 취재진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 왔습니다.

부산 신항에 마약을 실은 컨테이너선이 들어와
세관과 해경이 수색했다는 제보였습니다.

영화처럼 야밤을 틈탄 것도 아니고, 대낮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70명이 배에 올라갔고 수색이 길어져 물류 작업에
상당한 차질을 빚었다고도 했습니다.
마약류 '코카인'을 싣고 부산신항에 들어왔다 해경에 적발된 컨테이너선[사진=조선옥 기자]마약류 '코카인'을 싣고 부산신항에 들어왔다 해경에 적발된 컨테이너선[사진=조선옥 기자]

◇마약의 정체는 '코카인'

부산신항을 드나든 사람들의 목격담과 함께
이들이 공유한 문자메시지부터 확보하기 시작했습니다.

취재 결과, 부산 신항에 들어온 건
아프리카 라이베리아 국적의 14만톤급 컨테이너선이었습니다.

콜롬비아와 멕시코 등 중남미 지역과 중국을 오가는 배였습니다.

해경이 조타 기계실에서 포장된 상태의 흰색 가루를 발견했는데
시약 테스트를 한 결과 대표적인 마약, '코카인'이었습니다.

코카인의 양은 35kg.

10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시가 1050억원에 이르는 분량이었습니다.

해당 선박은 콜롬비아를 떠나 중국 칭다오로 가던 중
부산 신항에 잠시 들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남해해양경찰청은 JTBC 뉴스룸 보도 다음날,
관련 브리핑을 열었습니다.
남해해양경찰청이 컨테이너선에서 나온 코카인 35kg을 브리핑용으로 펼쳐 놓은 모습 [사진=남해해양경찰청 제공]남해해양경찰청이 컨테이너선에서 나온 코카인 35kg을 브리핑용으로 펼쳐 놓은 모습 [사진=남해해양경찰청 제공]

◇'부산항'을 노리는 중남미 범죄 조직

해경은 코카인 포장에 전갈 모양이 새겨져 있었다고 했습니다.

중남미 범죄 조직 '칼리 카르텔'을 상징하는 것으로,
콜롬비아에서 제조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부산항'을 거치는 선박에 숨겼을까요?

마약청정 국가로 꼽히는 우리나라를 거치면
중국에서 보안검사를 피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콜롬비아 마약 조직 '칼리 카르텔'의 상징인 전갈 문양 [사진=남해해양경찰청 제공]콜롬비아 마약 조직 '칼리 카르텔'의 상징인 전갈 문양 [사진=남해해양경찰청 제공]
2018년에는 멕시코에서 중국으로 가던 또 다른 컨테이너선에서
코카인 63kg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2017년에는 다른 선박에서 대마 150kg이 발견됐습니다.

하지만 수사는 대개 용두사미로 끝났습니다.

마약 운반책 검거 등 유통과정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자칫 부산항이 국제 마약 루트의 단골 반입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사후약방문'이 되지 않도록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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