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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직접 영상 찍고 반려동물 공개도…'불통' 비판 영향?

입력 2021-02-12 19:08

설 명절 맞아 '셀카 영상' 촬영…'소통 강화' 행보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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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맞아 '셀카 영상' 촬영…'소통 강화' 행보 풀이

◇문 대통령, 설 인사 동영상 직접 촬영…반려동물 사진도 공개
〈사진-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청와대가 설 명절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의 설 인사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문 대통령 내외가 직접 스마트폰의 '셀카 모드'로 동영상을 촬영한 겁니다. 버튼을 잘못 조작해서 사진이 찍히는 해프닝과 문 대통령이 멋쩍게 웃음을 터트리는 모습도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지난 3년간의 설 인사 영상과 비교하면 사뭇 다른 분위기입니다. 앞선 세 번 모두 문 대통령은 화면 앞에 혼자 서서 정제된 멘트를 했습니다.
청와대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개한 문재인 대통령의 2020년 설 명절 인사 동영상. 청와대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개한 문재인 대통령의 2020년 설 명절 인사 동영상.

이와 함께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반려동물 찡찡이·마루·토리·곰이와 함께 있는 일상 사진도 공개했습니다. 설 연휴 동안 방역 조치 일환으로 가족 모임을 하지 않는 대신 반려묘, 반려견과 지낸다는 겁니다. 이 역시 앞선 설 명절보다 '친절한' 설명입니다. 그동안은 명절 연휴가 끝난 뒤에, 대통령이 그간 무엇을 하고 시간을 보냈는지 브리핑이나 페이스북·트위터 글을 통해 공개하곤 했습니다.

◇청와대, 대통령의 '소통 의지' 피력

지난 5일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청와대 춘추관 기자실을 깜짝 방문해 문 대통령의 '소통 의지'를 전달했습니다. "코로나19 속에서도 대통령이 소통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전달해달라"는 취지의 말도 했습니다. 지난해 12월 31일 임명된 유 실장은 참모진들과 대화에서 문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에 대한 우려를 종종 드러내곤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늘(12일) 청와대가 배포한 자료를 보며,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보다 친근하고 가까운 이미지로 다가가려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통' 비판을 경청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이려는 노력은 평가할 만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소탈한 모습이 담긴 동영상은 비판의 본질에서 조금 비켜나 있습니다. 최근 1~2년간 문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 정치권 연이은 '미투', 이른바 '추윤 갈등'에 이르기까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현안마다 침묵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습니다. 특히 취임사에서 공언한 '국민과 수시로 소통', '주요 사안은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 '광화문 광장에서 대토론회 개최' 등이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신년 기자회견에서 "현장 방문을 통해 양방향 대화를 주고받아 왔다"면서도 "국민들께서 부족했다고 느끼신다면 소통을 늘리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때 말한 노력이 동영상과 사진 공개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정권과 관련한 논쟁적 이슈일수록 적극 설명하고 정부에 대한 비판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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