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밀착카메라] 1시간 늘어난 비수도권으로 '술집 원정'

입력 2021-02-10 21:05 수정 2021-02-10 21:45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오늘(10일) 밀착카메라는 다리 하나를 사이에 놓고 수도권인 한쪽은 밤 9시까지 영업하고 충청도인 다른 한쪽은 밤 10시까지 문을 여는 식당들을 둘러봤습니다. 경기도에서 술 마시다가 다리 건너 충청도로 넘어가는 손님들도 있습니다. 세밀하고 구체적인 방역 대책이 필요하단 요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조소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피켓을 든 이들, 자영업자입니다.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 근거 없는 21시 영업시간 제한 폐지하라!]

자영업자들이 감당해온 희생을 더는 못 참겠다는 겁니다.

특히 지난 8일, 비수도권 지역 영업 제한이 완화되며 상대적 박탈감은 더 커졌습니다.

[노호범/서울 강남구 주점 상인 : 물론 거기도 힘들겠지만 저희도 힘들거든요. 그런데 어디는 풀어주고 어디는 다시 또 제한을 한다라는 것에 도저히 그건 용납을 할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이렇듯 수도권 자영업자들은 이젠 더 못참겠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경기도인데, 다리만 건너면 충청북도입니다.

9시를 전후로 전혀 다른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하천을 사이에 두고 있는 경기도 이천시와 충청북도 음성군입니다.

9시가 다가오자 경기도 이천의 족발집은 마감을 시작합니다.

[(몇 시까지 여나요? 10시까지?) 여기는 경기도고, 저기는 충청도고./(손님은) 계속 없죠.]

바로 건너편 횟집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오후 8시 30분인데요.

벌써부터 마감 준비를 하고 계십니다.

[경기도 ㄱ횟집 사장 : 집으로 들어가셔야죠. 빨리 서로가 협력해서 (코로나19가) 종식이 돼야지.]

160미터 길이 다리만 건너면, 영업제한이 10시까지 풀린 충청북도 음성군입니다.

이천에서 술을 마시던 주민들이 다리를 건너갑니다.

9시가 넘은 시간에도 식당은 아직 한창 영업 중입니다.

[이쪽이 뭐 한 시간 더 영업하니까 이쪽으로 오게 됐죠. 더 편하게 먹으려고 한 시간.]

[다리 하나 건너면 (영업시간이) 10시니까 아쉬워서 한잔 더 하러 왔죠.]

지난 주 내내 한 두 팀만 있었는데 오늘은 네 테이블이 가득찼습니다.

[윤모 씨/충북 음성군 ㄷ 술집 사장 : 그 수도권 쪽은 9시까진데 충청북도 이쪽은 풀렸냐, 10시까지로 바뀌었냐 이래가지고.]

예약 문의도 옵니다.

다른 술집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최명숙/충청지역 ㅂ술집 사장 : 물어봐요. 장호원 쪽에서. 솔직히 거기서 이쪽으로 넘어오는 사람들도 꽤 있어요.]

사실상 한 동네나 다름없는 곳인데 행정구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한 쪽이 막히자, 한 쪽으로 손님이 집중되고 있는 겁니다.

PC방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천 지역 PC방들은 벌써 문을 닫았는데, 충북 PC방은 10시가 넘은 시간에도 게임을 하는 손님들이 곳곳에 눈에 띕니다.

거리두기 2단계라 24시간 영업할 수 있다보니 자연스레 이곳으로 몰리고 있는 겁니다.

[충청지역 PC방 아르바이트생 : 지난주쯤부터 전보다 많이 왔어요. 5명에서 10명 정도 늘었어요.]

한 시간 차이로 가게 영업은 얼마나 달라질까.

경기도 평택과 붙어있는 충남 아산을 비교해봤습니다.

통진시장 입구의 식당골목.

저녁 7시인데도 문을 연 곳을 찾기 힘듭니다.

깜깜한 거리 명절 대목이 다가온 건 주차 단속 전광판에서만 알 수 있습니다.

[강모 씨/경기 평택시 ㅅ영양탕 사장 : (장사를 안 하시는 거죠?) 손님이 없으니까 못하는 거지 안 하는 게 아니라 (예전엔 잘 됐는데) 요즘은 그렇지도 않아. 장사 정말 잘됐어. 말도 못 해요.]

저녁 8시 반. 경기도 평택의 통진시장 추어탕집 사장님이 장사를 마무리하고 포장 배달에 나설 시간입니다.

그 시간 충남 아산에선 한 두 팀 손님을 더 받습니다.

8시쯤 되면 가게 문 앞에서 쭈뼛거리는 손님이 줄었다는 겁니다.

[김모 씨/충남 ㄹ닭꼬치집 사장 : 10시 마감해서 계산하겠습니다.]

자영업주들은 찔끔찔끔 나오는 재난지원금보다 영업을 이어갈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시간은 풀어주고 하루 손님 숫자를 제한하는 등 핀셋 방역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서모 씨/경기도 자영업자 : 돈(재난지원금) 이런 거보다도 사실 밥 먹고 하는 데서 (코로나19 확진자) 나온 거 있어요? 한두 명 조금이지.]

버젓이 영업하는 불법 시설들부터 단속해달라고도 했습니다.

[오수영/경기도 자영업자 : 음식점에서 2% 안 돼요. 통계 보면 종교시설에 관대한지 왜 (그렇게 하는지) 진짜 묻고 싶어요, 저도.]

설 연휴가 끝나면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는 더 커질 겁니다.

박탈감을 없애고 상생의 길을 찾는 세밀한 방역 대책이 필요한 때입니다.

(VJ : 최효일 / 영상디자인 : 최석헌 / 영상그래픽 : 김정은 / 인턴기자 : 주하은)

관련기사

영업제한 풀까…거리두기 5단계→3단계 개편안도 논의 자정까지 '불 켜는' 수도권 소상공인…영업제한 완화 촉구 "버틸 힘 없다" 사흘 내내 자정 회견…소상공인들 '점등시위'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