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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코로나 결산] "확진자 증가세, 다음주 주말부터 꺾일 수도…일반 성인 접종, 내년 여름 지나야"

입력 2021-01-01 12:35 수정 2021-01-01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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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 기모란 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 JTBC 소셜라이브 이브닝 출연

확산 초기부터 1년 내내 '속수무책' 요양시설
"주기적인 검사 통해 초기 감염 찾아냈어야"
"요양시설 종사자 및 개인 간병인, 연초엔 시설 내에서 쪽잠 자며 버텨와"
"코로나 장기화로 지쳐가면서 출퇴근…무증상 감염자 한 명만 나와도 퍼지게 돼"
"코호트 격리의 본래 정의, 감염자와 비감염자 분리해 추가 전파 막는 것"
"현재는 그 누구든 시설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해…가둬놓는 것과 마찬가지"
"정부, 요양시설 감염 발생 대비 '별동대' 준비중…제대로 작동 된다면 피해 줄어들 것"

여전히 부족한 병상, 인력
"해외보다 1인당 병상 가장 많은 편이지만 공공병상은 전체 병상 중 불과 10%"
"공공병상, 위중증환자 치료 어려워…상급 병원 병상 확보 늦어지면서 사망자 늘어"
"의사도 부족하지만 간호사도 심각하게 부족"
"간호사 면허 보유자는 많은데 현업 종사자가 적어…역할, 처우 등 재점검 해야"

기민한 방역 대응 어렵게 만드는 정부-의료계 불신
"의약 분업 실시한 2000년부터 시작된 불신과 반목 여전"
"불협화음 나오지 않게 하려 문제 해결 않고 묵혀오다 펜데믹과 함께 충돌 격화"
"갈등과 불신 계속 미봉책으로 덮으면 언제든 문제 또 터져"
"양쪽 다 충분히 만족할 만한 해결점은 없을 것…시간 걸리더라도 양측 논의 이어져야"

2021년 전망은?
"3차 유행 직후 재생산지수 2.0 달하다 최근 1.1까지 떨어져"
"감소세로 돌아서는 것, 다음 주말쯤 기대해 볼 수도"
"백신 통한 집단 면역? 완치자도 재감염…백신 면역 얼마나 오래갈지 아직 잘 몰라"
"소아 청소년은 접종 대상도 아냐…아이들 간의 접촉 통한 감염은 어떡하나"
"백신 접종 목적, 사망자 최소화…일단 고위험군 보호가 목표"
"65세 이상 아닌 일반 성인, 내년 여름 지나야 접종 가능할 것…너무 조급히 생각 말아야"


■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소셜라이브 이브닝'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소셜라이브 이브닝 / 진행 : 박상욱


◆박상욱 앵커, ◇기모란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

◆박상욱 앵커: 퇴근길에 만나는 뉴스 소셜라이브 이브닝 박상욱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오늘(12월 31일)로 정확히 347일이 됐습니다. 그사이 누적 확진자는 6만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 수는 무려 900명에 달하고 있죠.

확진자 발생 초기 때까지만 해도 코로나19가 이렇게까지 우리의 일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이제 2020년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오늘은 물론 앞으로의 미래까지도 걱정하게 되는 그런 단계에 이르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2020년 마지막 날 전해드리는 소셜라이브 이브닝에서는 지난 1년을 돌아보면서 코로나19 사태를 되짚어보고 꼼꼼히 따져보면서 앞으로의 전망과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고민해보는 시간 준비했습니다.

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이시죠. 기모란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과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모란 교수: 네, 안녕하세요.

◆박상욱 앵커: 오늘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를 보면 이제 967명입니다. 일단 네자릿수, 천 명대 아래로 떨어지긴 했는데… 사실 이게, 확진자의 증가세가 좀 줄었다고 말하기는 여전히 부족해보입니다. 왜 이렇게 증가세가 쉽게 잡히지 않는 걸까요?

◇기모란 교수: 이미 1000명대로 올라서고 난 다음에는 계속해서 크고 작은 집단유행이 있기 때문에 감소세로 돌아서기가 참 어려운데요. 저희가 증가 속도를 가늠하는 지표로 감염재생산수를 계속 보고 있습니다. 3차 유행이 시작됐던 11월 중순에 2.0으로 시작했어요. 한 환자가 두 명을 감염시킨다는 거죠.

굉장히 빠르게 증가하다가 최근에는 서서히 내려와서 1.1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1보다 큰 상태죠. 이게 감소세로 줄어들었다라고 하려면 이 감염재생산수가 1보다 작아져야 되는데 아마도 지금 속도라고 한다면 다음 주말쯤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박상욱 앵커: 그런데 이제 최근 들어서 동부구치소나 각종 요양시설이나… 이런 취약시설에서 계속해서 집단감염이 발생을 하고 있죠.

일단 동부구치소에서는 오늘 4차 전수조사 결과가 발표됐는데 126명이 추가가 됐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만 91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일단 단일시설 최대 규모로 계속 그 기록을 깨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그런데 전수조사를 이렇게 매번 할 때마다 계속해서 많은 수의 확진자가 추가로 새롭게 나오고 있는데. 해도 해도 계속 새롭게 나오는 이유가 있을까요?

◇기모란 교수: 그건 이미 처음 감염이 되고 난 다음에 감염 확산을 제대로 차단하지 못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만약에 제대로 차단을 했다면 처음에 감염된 사람만 나오고 추가 환산이 없어야 하는데 지금 벌써 첫 환자가 나온 지 20일이 넘었잖아요. 그런데도 계속해서 확진자가 나온다는 것은 처음 확진자를 찾고 나서 그다음에 충분하게 밀접접촉자들을 다 격리해내지 못했다는 거죠.

◆박상욱 앵커: 네, 오늘 이제 법무부가 오전에 교정시설 내 집단감염 사태에 대해서 브리핑을 했었는데 관련 발언 듣고 나서 이야기 이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영상)
[이용구 / 법무부 차관 (31일, 교정시설 집단감염 현황 및 대책 브리핑)]
"오늘부터 2021년 1월 13일까지 2주간, 전 교정 시설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합니다. 이 기간 동안 접견·작업·교육 등 수용자 처우를 전면 제한해서 수용자 간 접촉을 최소화하고, 변호인 접견도 제한적으로 실시하기로 하였습니다. 직원들은 비상근무체계를 유지하며, 외부 활동 역시 원칙적으로 금지됩니다.

교정 시설과 지역사회 내 생활치료센터를 마련하여 확진자에 대한 치료를 강화하고 서울동부구치소의 수용밀도를 낮추기 위해 추가 이송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한, 노역 수형자, 중증으로 악화될 수 있는 기저질환자, 모범 수형자에 대한 형 집행정지 또는 가석방도 확대 실시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무증상자에 의한 추가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전 직원 및 수용자에 대한 신속 항원 검사를 실시하여 무증상 감염자로 인한 감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습니다."

◆박상욱 앵커: 네, 자 이제 교정시설 내에서 거리두기 3단계를 시행을 하고, 또 추가로 이송 방안을 검토를 하겠다… 이런 대책들을 내놨는데 교수님은 어떠신지, 충분하다고 보시는지요?

◇기모란 교수: 이게 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이렇게 강하게 단계를 높인 건 다행인 것 같고요. 특히나 그 안에서 환자뿐만 아니라 접촉자를 빠르게 격리하기로 하고 다른 곳으로 이송해서 밀집도를 낮추기로 한 것은 다행입니다. 그렇지만 아마도 이미 감염된 상태에서 아직도 확진은 나오지 않은 사람들이 꽤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박상욱 앵커: 그런데 이제 이런 설명을 듣다 보니까… 거리두기 3단계를 적용을 한다고 했는데 교정시설이라는 곳 자체가 통제된 환경이지 않습니까? 그러다보니까 우리 시청자 분들께서도 그렇고 저희가 보통 생각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하고는 조금 다른 의미일 것 같은데…

◇기모란 교수: 네, 그렇습니다. 똑같지는 않은데요. 그 안에 계시는 수용자분들이라고 하더라도 계속해서 면회도 있고 또 이제 바깥에 법원으로 나가는 것도 있고 접촉이 사실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그리고 수용자들끼리 그 내부에서 여러 가지 활동들이 계속 있기 때문에 접촉이 있을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 모든 것들을 최소한으로 줄이겠다는 뜻입니다.

◆박상욱 앵커: 네, 정말 걱정이 더 커지게 되는 것이 이런 집단감염 우려가 이 제 동부 구치소만의 일이 아닌 것 같아지면서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일단 동부구치소에 있다가 다른 교정시설로 이송이 된, 이감이 된 수용자들이 뒤늦게 확진 판정을 받는 일도 더러 발생을 했고. 게다가 이제 경기도 의왕이죠, 서울구치소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었던 수감자가 오늘 숨지는 일까지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참… 이런 대책들까지 오늘 발표를 했는데 사망자 발생소식이 또 오늘 같이 나오기도 했고... 이 대책이나 현재까지 대처에서 좀 미흡한 게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모란 교수: 그렇죠, 굉장히 안타까운 일인데요. 사실 코로나19 펜데믹 사태에서  전 세계에서 아주 취약한 곳 중 하나가 교정 시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일부 나라에서는 아예 수용돼 있는 사람들을 풀어주기도 했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초기에 3월에 한 번 교정시설에서 확진자가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굉장히 강하게 우리가 격리도 하고 조사도 하고 하면서 더 커지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최근에는 광주에서도 한 번 교정시설에서 확진자가 나온 적 있었고요. 그런데 그때도 한 30명 정도에서 끝났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동부구치소는 훨씬 더 사람도 많고 밀집도가 높은 곳인데 너무 대응을 초기에 안일하게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이미 옮겨간 사람이 그쪽에서 계속 나온다는 건 감염된 상태에서 간 거죠.

◆박상욱 앵커: 그러니까 검사 결과로는 음성이 나왔지만 실질적으로는 무증상, 혹은 검진을 통해서 드러나지 않는 그런 상태였다?

◇기모란 교수: 네, 맞습니다.

◆박상욱 앵커: 이 참, 전수조사나 이런 초동대처가 앞서 말씀해주시기로도 뒤늦은 부분이 있다는 지적을 해주셨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책임소재를 놓고 현재 법무부와 서울시가 마치 네 탓 공방하는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법무부도 그렇고 지자체도 그렇고, 이제 감염병에 전문인 그런 기관들은 아닌 것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이런 위기 상황일수록 어떻게 보면 각각의 관련 기관 사이의 소통도 소통이지만 전문기관이나 전문가의 전문 지식을 통한 조언, 그런 것들이 어느 때보다 조금 중요해질 것 같은데… 그런 부분들이 부족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기모란 교수: 그렇습니다. 이게 조금 안타까운데요, 아마도 서울시도 지금 현재 서울시 안에서 매일 300명에서 500명의 환자가 나오니까 사실 굉장히 힘들었을 겁니다. 그래서 역학조사하면서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요.

또 내부 CCTV만으로 모든 수용자의 접촉 사실을 다 알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처음에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매일매일 검사를 하고 사실 확진자는 한 곳에 있어도 됩니다. 그렇지만 접촉자는 1인 1실로 완전히 격리를 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 조금 늦었던 것 같고요.

또 검사 결과가 나오는 거 보니까 이틀에 한 번씩은 적어도 검사 결과가 나왔어야 하는데 한 4일, 5일 이렇게 나오는 거 보면 너무 검사 간격이 긴 거예요. 세대기보다 더 길거든요? 그럼 이제 내부에서 감염된 지도 모른 채로 계속 전파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니까 그건 처음 초동 대처가 조금 잘못된 것 같고. 지금은 검사를 조금 자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빠르게 (확진자를)찾아내고 있는 것 같고요.

지금 나오는 자료를 보면, 사실 그 구치소 안에 계속해서 사람들이 한 사람이 오랫동안 머문다기보다… 빠르게, 노역 처분 때문에 들어가서 한 1~2주 있다가 나오고. 이런 사람들이 굉장히 많은 것 같아요.

그런데 이러면 외부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감염된 채로 모르고 들어오는 사람이 있을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 처음 들어왔을 때 2주 격리를 했다고 하는데 격리가 끝나고 난 다음에 검사를 하지 않고 그냥 다른 수용자하고 같은 방으로 들어갔다고 하니까 얼마든지 감염될 기회가 있었던 것이죠.

◆박상욱 앵커: 네, 자 그렇다면 이제 지금부터는 올 한해의 코로나 대응을 되돌아보는 그런 시간을 본격적으로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코로나의 국내 발생 초기부터 2020년의 마지막 날인 오늘까지도 요양병원에서의 집단 감염사태는 사실 꾸준히, 사태가 진정이 되기는커녕 점점 더 악화가 되고 있는 그런 상황인데요.

현재까지 서울의 구로 요양병원에서만 190명, 그리고 경기 부천의 요양병원에서 160여명, 경기 고양 요양병원에서 100여명의 환자가 발생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이재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분들이 많다 보니까 좀 걱정이 더 커진 것 같습니다.

◇기모란 교수: 맞습니다. 실제로 전체 환자 중에 이 요양병원, 요양시설에서 발생한 환자의 비중은 10%가 조금 안 됩니다. 그런데 사망자 중에 거의 절반이 요양병원, 요양원에서 발생했습니다. 그만큼 치명률이 높다는 거고요.

이제 한 명만 요양병원에 환자가 발생해서 들어가도 거기 계신 분들은 다 현재 굉장히 상태가 안 좋아서 병원에 입원해 계신 분들이다 보니까 빠르게 전파가 됩니다. 그래서 요양병원, 요양원도 계속해서 주기적인 검사를 통해서 초기에 감염을 찾아냈어야 되는데 지금 좀 늦은 것도 있고.

그 다음에 이제, 사실 2월 중순에 우리 청도 대남병원 사태가 벌어졌을 때는 굉장히 조심을 했습니다. 그래서 요양병원, 요양원에 있는 종사자들이 심지어는 집에 가지 않고 거기서 쪽잠을 자면서 숙식을 할 정도로 동선을 줄였어요.

그런데 최근에는 이 펜데믹이 길어지니까 계속 그러고는 살 수 없겠다 싶어서 계속 종사자들이 출퇴근을 하고 또 우리가 잘 알고 있다시피 요양병원에는 개인이 고용하는 간병인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분들은 아무런 제재 없이 계속 출퇴근을 하다 보니까 지금같이 감염 수준이 높아졌을 때, 그 중에 한 명이라도 무증상 감염자가 있게 되면 빠르게 요양병원에 퍼지는 그런 문제점이 있죠.

◆박상욱 앵커: 그런데 이제 최근에 들려온 이야기들을 살펴보면 서울시 구로구 같은 경우에 요양병원의 사망자 가운데 코로나 19로 인한 사망자보다 비코로나 환자 사망자가 훨씬 많았다, 이런 보도도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코로나 확진이 됐든 안 됐든 상관없이 요양기관에서 코호트 격리가 이뤄지다 보니까… 이 코호트 격리 자체가 양측 모두의 피해를 더 키우는 것 아니냐 이런 지적도 나오거든요?

◇기모란 교수: 맞습니다. 사실 코호트 격리라고 하니까 뭔가 대단한 조치를 한 것처럼 보이는데 현실에서 보면 굉장한 비극입니다.

워낙에 코호트 격리의 정의는 환자를 다 빼내고 접촉자들만 모아서 더 이상 감염이 전파되지 않도록 1인 1실로 관리하는 게 코호트 격리인데, 지금 현재의 코호트 격리는 그 정의에 맞지 않습니다. 환자도 거기에 있고 그 접촉자도 거기 있고. 한 마디로 좀 나쁘게 이야기 하면 그냥 다 가둬놓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박상욱 앵커: 그냥 마치 시설을 폐쇄하듯이.

◇기모란 교수: 그렇습니다. 바깥으로 나오지 못하게 그렇게 하는 상황이거든요? 그렇다보니까 지속적으로 전파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말씀하신 것처럼 코로나 환자 말고 코로나 환자 아닌 환자들에게서 사망이 높아지는 것은 한 번 이렇게 유행이 생기면 그 안에 종사하시는 직원들이 환자가 되거나 접촉자가 됩니다. 그러면 의료진이 많이 빠져나가게 되죠.

보통 때도 요양병원의 의료진은 굉장히 숫자가 적은 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코로나가 유행하게 되면, 거기서 일하시던 분들이 대거 환자가 되거나 접촉자가 돼서 빠져나가니까 일할 사람이 없는 거예요. 그리고 추가로 일할 사람을 구하려고 해도 코로나가 발병했는데 거기에 들어가서 일 할 사람을 구하기가 얼마나 어렵겠어요.

그러다보니까 돌봄이 필요한 다른 환자들이 제대로 처치도 받지 못하고 돌봄도 받지 못해서 그쪽에서도 사망이 일어나고 또 코로나 환자도 제대로 관리가 안 되니까 사망이 일어나고. 이런 비극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박상욱 앵커: 정말 이렇게 고령층의 확진자, 환자 그리고 중증 환자가 급증하면서 병상 확보도 사실 비상이 걸렸다는 표현도 사실 이미 오래전부터 나왔는데… 일단 그래도 민간병원들이 하나 둘 협조를 하면서 중증환자 전담 치료 병상이 조금은 늘긴 했습니다만 여전히 부족해보이긴 합니다.

정말 병상 배정을 기다리다가 목숨을 잃는 상황이 최근까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데. 이런 상황들을 지켜보다 보니까 이게 단순히 민간병원만의 책임이다, 혹은 정부만의 책임이다 이렇게 볼 수가 없는, 총체적인 문제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기모란 교수: 맞습니다. 사실 한국을 국제비교해보면 인구당 병상은 제일 많은 나라에 속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1000명당 병상이 일본이 13인데 한국이 12.7이거든요? 그래서 해외에서는 한국이 어떻게 코로나를 잘 관리했느냐, 병상 수가 많아서 그렇다, 이렇게 이야기 할 정도로 병상이 부족한 나라는 아닙니다.

그런데 문제는 공공병상은 10%정도밖에 안돼요. 그리고 그나마 가지고 있던 10% 공공병상. 즉, 지역의 의료원들이 코로나 환자를 봐 왔는데. 그 의료원들의 문제는 뭐냐면 중환자실은 거의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중등증 정도까지는 코로나 환자를 볼 수가 있어요.

그런데 이렇게 이제 중증 환자, 위중한 환자가 돼서 인공호흡기를 돌려야 한다든지 에크모를 써야 한다든지 이런 상태가 되면, 의료원에서 볼 수가 없으니까 그런 환자들을 상급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으로 보내야 하는데… 거기서는 코로나 환자를 볼 준비가 안 되어있는 거예요. 그렇다보니까 계속 사망이 커진 거죠.

그래서 최근에 정부에서 정말 초유의 행정명령이라는 걸 발동해서 상급종합병원하고 대학병원한테 허가된 병상의 1%, 중환자실을 확보해라, 이렇게 이야기 했고. 그게 이제 지난주까지였죠. 그래서 지금 한 400개의 병상이, 중환자실이 확보가 된 겁니다.

그래서 그나마 숨통이 좀 트인 건데, 문제는 요양병원에 계시던 코로나 환자는 오히려 인공호흡기가 필요한 것 보다는 치매나 와상환자예요. 그래서 코로나 자체도 위중하지만 돌봄이 필요한 환자다보니까 그런 중환자실에 또 해당은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 새로 나온 방법이 정부에서 요양병원 전담 감염병원을 만들겠다, 그래서 올 연말까지 두 개를 만들고 내년 초까지 두 개를 들려서 4개를 만들어 놨다가 요양병원에서 유행이 발생하면 빠르게 그 환자들을 모셔 와서 치료하겠다, 이렇게 지금 이야기를 했고요.

또 한 가지는, 지금 요양병원에서 아까 말씀드린 대로 의료진이 감염돼서 빠져나가면 일할 사람이 없잖아요. 그래서 정부에서 중수본에서 역학조사 하는 사람과 요양 보호사까지 다 합해서 한 팀에 한 30명 정도 의료진을 준비해놨다가 요양병원에서 유행이 터지면 바로 그 인력을 투입하겠다. 그래서 그런 별동대, 준비 팀을 두 팀을 만들어놓고 대기하겠다. 이렇게 이야기헀습니다. 그래서 그게 좀 앞으로 잘 작동되면 조금 나아질 것 같습니다.

◆박상욱 앵커: 네, 이렇게 병상과 같은 의료 시설의 부족도 부족인데, 사실 의료 인력에 대한 걱정도… 사태가 너무 장기화되다 보니까 커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의료 인력들의 번아웃에 대한 지적, 우려 굉장히 오랜 기간 동안 이어져 나오고 있는 지적들인데… 현장에서 보시기에는 현재 상황들을 봤을 때 의료 인력들의 피로도, 번 아웃. 정말 이대로 더 가게 되면 의료 인력조차 정말 위험에 빠지겠다, 이런 상황인가요, 어떤가요?

◇기모란 교수: 그렇습니다. 사실 병원에서 죽겠다라는 소리가 나온 지는 벌써 몇 달이 됐습니다. 겨우겨우 버티고 있는 상황이고요.

물론 이제 의사도 부족합니다. 우리나라가 병상은 굉장히 많은 나라에 속하지만 의사는 굉장히 부족한 나라에 속합니다. 그렇지만 의사는 금방 만들어낼 수가 없어요.

그리고 실제로 더 많이 부족한 부분은 간호사입니다. 그래서 숙련된 간호사가 있어야지 중환자실도 그렇고 일반병상도 대응이 되는데 지금 우리나라의 병상 하나 당 간호사의 숫자는 너무 적게 배치, 배정되어있어요.

그런데 한국이 그러면 면허받은 간호사가 없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굉장히 많은데 실제로 면허받은 간호사 중에 현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너무 적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렇다면 왜 간호사가 일을 안 할까요. 대우가 너무 안 좋고 일은 너무 힘들어요. 그렇다 보니까 현장에서 일하시던 분들이 자꾸 빨리 그만두죠. 그럼 반대로 남아있는 분은 아직 경력이 얼마 안됐는데 가장 최고참이 되어버리는 거예요. 그럼 일의 강도는 훨씬 세지고 책임감은 훨씬 높아지는데 아직 준비는 안 된 거죠.

그러다 보니까 이직률이 굉장히 높습니다. 그래서 이참에 간호사에 대한 대우나 아니면 역할이나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재점검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박상욱 앵커: 그런가 하면 의료 인력이 부족해진 원인에 대해서 이런… 뭐랄까요. 이런 주장, 목소리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정부와 의료계 간의 갈등의 골이 깊다 보니까 이것 역시도 의료 인력이 부족하게 된 원인 중에 하나다, 실질적으로 전공의 파업 같은 사례도 있었고, 이런 것들에 대한 목소리도 나왔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기모란 교수: 그건 사실 한마디로 평가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아주 오래된 이야기거든요. 그래서 의약 분업이 됐던 2000년부터 시작해서 정부와 의료계는 서로 계속해서 오해도 있었고 반목도 있었고 그러다 보니까 서로 신뢰가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고요.

의약분업 때 이제 의사 입학 정원 수, 의대 정원 수를 줄이는 것에 합의하면서 실제로는 계속해서 늘어나는 의료 수요를 생각하면 더 늘렸어야 되는데 늘리지 못한 거거든요. 그런데 그 부분에 대해서 어느 누구도 손을 대지 않고 좀 외면하고 있었어요. 왜냐면 의사 정원을 지금 늘린다고 해봤자 실제 현장에 나오는 건 아무리 빨라야 6~7년이거든요.

그런데 이제 그렇게 계속해서 의료계하고 서로 이제 불협화음이 나오게 되면 지금 당장 일이 어려워지니까 그 문제를 해결 안 하고 계속 묵혀왔던 거죠. 그러다가 이번에 이렇게 펜데믹이 나오니까 이제 더 이상은 안 되겠다, 공공의료도 좀 늘려야겠고 공공의료에서 일할 의사도 좀 늘려야 되겠다, 이러면서 이제 이번 가을에 정책을 발표했다가 의료 개혁하고도 크게 부딪히게 됐죠.

그래서 결국에는 의료계하고 어떤 방법이든지 서로 간의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왜냐면 계속해서 반목을 하면 서로에게 상처밖에 안됩니다. 의료계도 하나도 좋을 것이 없고, 정부도 원하는 목적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결국에는 한 발씩 물러서서 이 해결을 하려면 양쪽 다 충분히 만족할 만한 해결점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다시 이제 의대생 시험 문제도 나왔는데, 저는 별로 동의하지는 않습니다만, 결국에는 의대생들이 시험을 어떤 식으로 다시 보게 할 건지, 그런 부분에 대해서 좀 더 논의를 하고 정부에서 결정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박상욱 앵커: 요즘의 상황을 되짚어보자면 민간병원들도 속속 그래도 병상 확보에 동참을 하고 있고. 갈등이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일단 지금 사태가 너무 심각하니까 이것부터 막고 보자'하고 넘어가게 되고 있습니다.

근데 또 걱정이 되는 게, 이게 이렇게 넘어가고 나면 갈등은 해결이 안 되고, 신뢰도 회복이 안 된 상태에서 그냥 넘어가면. 다음에 찾아올 위기에 또 대응이 안 되는 거잖아요?

◇기모란 교수: 맞습니다. 굉장히 중요한 지적을 하셨고요. 계속 미봉책으로 덮어놓으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안 되어있는 상태여서 언제든지 문제들이 다시 터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좀 걸린다고 하더라도 필요한 문제에 대해서 충분히 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박상욱 앵커: 네, 자 그렇다면 이번엔 K-방역의 공과 과, 잘한 점과 아쉬운 점을 두루두루 짚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 진단 키트나 신속하고 안전한 검사로 대표가 된 K-방역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었는데 우리나라의 진단기술 능력이 전반적으로 어느 정도 수준에 올랐다고 평가할 수 있을까요?

◇기모란 교수: 사실 한국은 진단 기술은 이미 많이 높아져 있는 상태고요. 어떤 면에서는 한국처럼 검진이라든지, 검사라든지 이렇게 많이 발달된 나라가 별로 없습니다. 제가 이제 예방의학자로서 현장에서 봤을 때는 너무 과하게 검사를 많이 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검진이 굉장히 활성화 돼있는데요, 그렇다보니까 이번 펜데믹에서는 그 부분이 굉장히 유리하게 작용을 한 거죠.

빠르게 검사 키트도 개발했고 정부에서도 메르스나 지카 유행을 겪으면서 진단 키트에 대해서 빠르게 긴급사용 승인이 필요하다 그런 것과 긴급사용 승인도 해줬고요. 그 다음에 굉장히 검사도 빠르게 진행됐습니다.

그리고 초기에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마스크 쓰는 것과 사회적 거리두기 뿐만 아니라 검사를 빨리 해서 환자를 빨리, 접촉자를 격리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환자를 찾아내지 못하면 그 부분이 안 되기 때문에 전혀 관리가 안 됩니다. 그래서 한국이 초기에 관리를 잘 했던 거고, 다른 나라들은 검사 속도가 늦다 보니까 환자를 찾거나 접촉자를 격리하는데 너무 늦어진 거죠.

◆박상욱 앵커: 네. 끝으로, 지금 이제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꼽히는 것 중에 하나죠. 바로 백신인데…

일단 현재까지 총량으로 따져보면 5,600만 명분의 백신을 확보해서, 내년 1분기에 접종을 시작하고, 9월이면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가고 있습니다.

사실 이게 물론 계획대로 되면 좋겠습니다만, 내년 3분기라는 것도 어떻게 보면 시간이 많이 남아있고. 그 사이에 여러 변수들도 있을 텐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기모란 교수: 일단 첫 번째로는 집단면역이라는 것에 대해서 많은 분들께서 오해를 하시는 것 같아요. 한 60%정도 면역을 가지는 사람이 생기면 이 코로나가 종식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시는데, 일단 그렇지는 않습니다.

왜냐면 집단 면역이라는 것은, 예를 들면 홍역처럼 한 번 걸리고 나면 다시 안 걸리는 면역이 생기고, 예방 접종을 맞으면 평생 가는 면역이 생기고, 그래서 새로 태어나는 아이들만 예방 접종을 계속 해나가면 거의 대부분의 인구가 면역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지역사회에서 홍역 유행은 막는다, 이럴 때는 해당이 됩니다.

그렇지만 코로나19 같은 경우는 지금 한 번 걸린 사람이 재감염이 되고 있습니다. 그 얘기는, 한 번 걸렸던 사람의 면역이 아주 오래가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렇다는 얘기는 또 다른 말로 백신을 맞은 사람의 면역이 얼마나 오래갈지 그건 알 수가 없는 거죠. 그래서 이 면역의 기간을 잘 모르고.

또 한 가지는, 굉장히 빠르게 계속해서 변이가 나온다는 겁니다. 그래서 변이가 지금 현재로는 아주 크지 않지만 계속 변이가 쌓이다보면 기존의 백신이 소용이 없는 변종까지 나올 가능성도 있거든요. 그래서 집단 면역이 조금 어려울 수 있고요.

그리고 세 번째로는 백신 예방 접종의 대상은 아직까지는 소아 청소년은 포함이 안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성인만 대상으로 예방 접종을 하는데…

우리가 집단 면역 이론을 적용하려면 가정이 뭐냐면 모든 사람이들 무작위로 접촉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실제로는 현장에서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접촉하고, 노인은 노인끼리 접촉하잖아요. 그렇다면 전혀 면역이 없는 아이들끼리 계속 접촉을 하면 그 안에서 감염이 계속 일어날 수 있겠죠. 그래서 집단면역으로 종식은 되지 않고.

그러면 왜 예방 접종을 하느냐, 첫 번째 목적은 사망을 줄이기 위한 겁니다. 그래서 지금 사망이 일어나는 집단이 다 고령층이잖아요. 그래서 고령층이 계시는 요양병원의 종사자, 또 요양병원에 계시는 노인들, 그 다음에 65세 이상의 노인들, 이렇게 다 따지면 우리나라에서 65세 이상 노인이 한 830만 명, 의료진이 한 100만 명 됩니다.

그래서 인구의 한 20%정도가 되는 천만 명을 빠르게 전반기에 예방접종을 하고 나면, 코로나가 설사 유행을 하더라도 이렇게 요양병원에서 집단적으로 감염이 돼서 사망이 된다든지 이런 일은 좀 안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COVAX 퍼실리티라고 WHO에서 하는 기구에서도 어느 한 나라가 100% 예방 접종을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모든 나라가 그 나라의 고위험군 약 20% 인구에게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돼야 이 나라, 저 나라에서 우리가 조금씩 움직이면서 교류가 가능하지… 어느 한 나라만 다 접종했다고 해서 교류가 가능해지지 않는다, 이렇게 이야기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도 일반 성인이라면, 65세 이상 노인이 아니라면, 아마 내년 여름 지나서 예방 접종을 하게 될 텐데.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일단 고위험군에게 빠르게 접종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이해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박상욱 앵커: 참… 내년도 쉽지만은 않겠다 싶은 생각이 드는데요, 마지막에 주신 말씀대로 모두가 조금만 더 힘내서 잘 대응하고 잘 기다리는 시간 가져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기모란 코로나19 대책위원장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박상욱 기자, 이화원 인턴 park.lepremier@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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