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미뤄진 출국에…고향 땅 못 밟고 목숨 잃어
[앵커]
오늘(29일) 새벽 경기도 양주시에 있는 벽지 창고에 불이 나서 한 남성이 숨졌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출국이 늦어진 파키스탄 국적의 외국인이었습니다.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창고를 임시 숙소로 썼는데, 추워서 켜둔 전기 담요에서 불이 시작된 걸로 보입니다.
송우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각종 집기류가 어지럽게 널려 있습니다.
벽지 창고입니다.
경찰 통제선 너머로 화재 흔적이 보입니다.
불은 오늘 새벽 4시쯤 시작됐습니다.
창고엔 파키스탄인 A씨가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까맣게 타 버린 벽지들이 남아 있습니다.
애초에 희생자가 벽지 창고인 이곳에서 지내게 된 건 타려고 했던 비행기가 코로나로 뜨지 못하게 되면서 갈 곳이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무역업자였던 A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출국이 취소됐습니다.
예정대로면 지난 9일 한국을 떠났어야 합니다.
갈 곳이 없게 되자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이 창고를 내줬습니다.
[B씨/파키스탄인 친구 : 파키스탄에 와이프하고 아기 2명 있어요. 하나는 15살, 하나는 12살. 경기가 조금 안 좋기 때문에 (한국에서) 사업이 줄어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창고 안에선 그가 사용하던 이불과 전기담요, 온풍기가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전기담요에서 불이 시작된 걸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경기 양주경찰서 관계자 : (당시) 이불을 깔고 그 위에다가 또 전기담요를 하고… (조사해봐야 하지만) 전기적 요소로 불이 난 건 맞는 것 같고요.]
경찰과 소방당국은 내일 정확한 화재 원인을 찾을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