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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올해 어떠셨나요?" 2020에 만났던 '이웃들'

입력 2020-12-29 21:11 수정 2020-12-30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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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낯설고 길었던 2020년이 저물고 있습니다. 지금 제 옆으로 보이는 분들은 밀착카메라에서 만난 적 있는 우리 이웃들입니다.

한 해 동안 밀착카메라가 다녀간 자리들이 좀 달라지고 나아졌는지, 만났던 이웃들이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서효정 기자가 다시 만나봤습니다.

[기자]

안전장비도 없이 전봇대에 매달리던 인터넷 설치기사 A씨의 이야기를 지난 겨울에 전해드렸습니다. 그 뒤로 생활은 좀 달라졌을까요? 밀착카메라가 다시 만났습니다.

한 아파트 앞에 와 있는 A씨, 지난 2월 만났던 인터넷 설치기사입니다.

오늘은 가정집에 TV를 설치하는 비교적 수월한 작업입니다.

[A씨/LG헬로비전 인터넷 설치기사 : 전화 끊지 말고요. 집 안에 들어왔는데 소리 나요?]

단자함엔 들어있는 수많은 케이블선, 하나씩 맞춰보며 집과 연결된 선을 찾아야 합니다.

[A씨/LG헬로비전 인터넷 설치기사 : 소리가 삑삑 나면 금방 찾아지는데 안 찾아지네요]

열 달 전 A씨는 하루에 14곳을 돌고, 밥을 먹으면서도 고객 전화를 받아야 했습니다.

[A씨/LG헬로비전 인터넷 설치기사 (지난 2월) : 네, 여보세요? 네네, 그거 무슨 동입니까? 거기가? 무슨 동이에요?]

이젠 하루에 8곳 정도를 돕니다.

인터넷 설치와 AS가 구분되면서 A씨는 설치만 맡게 됐기 때문입니다.

변화는 또 있습니다.

열 달 전만 해도 A씨는 밧줄 하나로 전봇대에 매달려야 했지만, 상황이 나아졌습니다.

[A씨/LG헬로비전 인터넷 설치기사 : 그전에 많이 힘들었는데. 단순히 전주에 매달려 있는 벨트밖에 안 해가지고. (새로 받은 것들은) 장비 자체가 사람을 딱 고정을 해주더라고요. 조금 낫습니다.]

+++

올 초 마스크 대란 때는 마스크 구매 행렬이 이어지던 약국을 찾았습니다.

그때 약국을 다시 가봤습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약국을 찾는 손님은 줄었고, 없어서 못 팔던 마스크는 이젠 종류별로 구비돼 있습니다.

마스크가 왜 없냐며, 약사에게 쏟아지던 폭언들도,

[그럼 약도 안 팔아줄래. 아이, 신경질 나. (죄송해요.)]
[김은아/32년 차 약사 (지난 방송) : 악담같이 하고 가시니까. '그러니까 장사를 못 하지…' 많이 속상하긴 하죠. 청심환을 먹기도 하고.]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김은아/32년차 약사 : (방송 나간 뒤) 고생한다, 수고한다, 고맙다 이런 말씀을 정말 많이 해주셨고요. 예전에 조금 예의 없이 하시던 분들이 다 예의를 좀 갖춰주시면서, (JTBC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길고 긴 코로나 불황 속에서 영세 자영업자들의 상황은 더 어려워졌습니다.

지난 3월 전해드렸던 태권도장 사범 김두수 선생님 이야기.

코로나19로 방과후 수업을 하던 학교도 문을 닫았고, 대리운전도 했지만, 결국엔 도장을 처분해야 했습니다.

[김두수/태권도장 사범 : 술집들이 전부 다 문 닫아서 지금은 대리운전도 안 되고 해서 지금은 인력사무소에서 일용직 하고 있습니다.]

+++

올 여름엔 역대 가장 길었던 장마까지 지며 큰 피해가 났습니다.

당시 경기 용인소방서 구조대는 다른 지역까지 출동을 나가 이재민들을 구조했습니다.

[홍범석/경기 용인소방서 (지난 방송) :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빨리 집 놔두고 대피를 해야 되는데 집에서 다 떠다니고 이러니까 쉽게 못 나오시는 거예요. 그래서 업어서 나오고…]

전국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만 53명에 달했습니다.

[조재범/경기 용인소방서 (지난 방송) : 저희가 출동 나가서 수색을 해서 시신을 수습하고 들어왔었어요.]

취재진이 다시 찾아간 용인소방서, 여전히 바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아, 산에 지금 올라가고 있어요? (네, 1시간 넘어요.) 1시간 넘게 걸릴 것 같아요? 아휴 알겠습니다.]

[조재범/경기 용인소방서 : 위험한 일 한다, 고생한다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방송을 보고 이런 일도 하는구나, 불만 끄는 게 아니구나…]

구조 경력 10년 차인 이들도 지난 여름과 같은 홍수는 본 적이 없습니다.

[홍범석/경기 용인소방서 : 제가 소방관 되고 나서는 올해가 역대급 홍수였죠. 저도 뉴스로만 보던 광경을 가서 직접 가서 수색하고 다녔으니까…]

날이 추워진 이제는, 시민들에게 불 조심하라는 당부부터 건넵니다.

[조재범/경기 용인소방서 : 전기장판이나 난로 같은 것들 많이 사용하시는데 화재가 굉장히 많이 발생하고 있거든요. 집에 가정용 소화기 하나쯤은 비치를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호우가 한파로 바뀌는 사이, 꺼질 것 같았던 코로나19 바이러스 불씨는 꺼지지 않았고 사람들은 저마다의 자리에서 꿋꿋이 버티고 있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세계적인 위험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 해가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분들 많으실 겁니다. 마무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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