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국력 낭비" vs "야당 입막기"…'필리버스터' 종료 설전

입력 2020-12-14 19:19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로 촉발된 21대 국회 첫 필리버스터, 오늘(14일) 밤 끝이 날 전망입니다. 현재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 관련 토론이 진행 중인데, 민주당이 신청한 종결 투표가 밤 9시쯤 진행되고, 이후 곧장 법안 처리까지 이어질 전망입니다. 국민의힘은 "거여의 횡포, 야당 입 막기"라고 반발했지만, 민주당은 "코로나 위기에 국력을 낭비해선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관련 소식, 신혜원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실시간 국회 현장입니다. 공수처법 개정안, 국정원법 개정안에 이어, 대북 전단 살포 금지를 골자로 한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에 대한 3번째 필리버스터가 진행 중인데요. 대북 전단을 살포하면 최대 3년의 징역형에 처하는 게 주요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 장면도, 약 2시간 뒤엔 끝이 날 예정입니다. 어젯밤 민주당이 필리버스터 종결 신청을 냈고요. 국회법에 따라 24시간이 되는 오늘 밤 8시 52분, 종결을 위한 표결 절차를 밟게 됩니다.

[김태년/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지난주 수요일부터 오늘까지 총 6일째 무제한 토론입니다. 야당의 의사표시는 이미 할 만큼 충분히 했습니다.]

지난 10일,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공수처법 개정안을 처리한 직후 민주당은 야당의 필리버스터를 막지 않겠다, 문자 그대로 '무제한 토론'을 인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 법안에 대해 충분한 의사표시를 보장해달라는 야당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틀 뒤인 12일, 김태년 원내대표가 소속 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무제한 토론 종결 동의안을 오늘 오후 8시 10분에 제출할 예정. 제출 후 24시간 뒤 표결이 진행될 예정이니 소속 의원은 모두 참석해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결국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 나흘째였던 어젯밤.

[박병석/국회의장 (어제) : 총 투표수 186표 중 가 180표, 부 3표, 무효 3표로써 무제한 토론 종결의 건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무제한 토론이 종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재적 의원 5분의 3, 그러니까 180표를 딱 맞춰 헌정 사상 처음으로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시켰습니다. 당시 국민의힘 의원 103명은 모두 본회의장을 빠져나갔고, 6석을 가진 정의당도 "반대의견을 표현할 권리는 충분히 존중되어야 한다"며 표결에 불참했습니다. 그러니까 오직 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전 민주당 현 무소속 등 '범여'의 힘으로만 180석을 모은 건데요. 통상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던 정의당이 더 이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단 게 확인됐습니다. 물론, 이 180이란 숫자가 쉽게 만들어진 건 아니지만요.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무당적의 국회의장까지 투표에 참여해서 겨우 180석을 맞추었다는 사실입니다. 박병석 의장님, 어제 본인이 기표소까지 가서 투표하고 그 한 표로써 필리버스터가 중단되었습니다. 중립적으로 국회를 이끌고 야당의 발언을 보장해 주는 국회의장이 맞습니까? 두고두고 역사에 나쁜 기록으로 남을 것입니다.]

결국 본 안건인 국정원법 개정안까지 일사천리로 통과됐습니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 무력화 명분을 코로나에서 찾았는데요. "확진자가 천 명을 돌파한 위급한 시기에, 무작적 국력 낭비를 할 수 없다"는 겁니다. 국민의힘은 핑계 대지 마라, "야당의 입을 틀어막는 '거대 여당의 횡포'일 뿐"이란 지적입니다.

[김태년/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코로나 대확산에도 무제한 토론만 하는 것은 국회의 직무유기입니다. (종결을 의결한 것은) 코로나 긴급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였습니다. ]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민주당이 한 입으로 두말하기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마는 야당의 비토권을 존중한다 해놓고 공수처법 개정을 강행하고, 힘으로 야당의 입을 틀어막고 있습니다.]

맥없이 끝나게 됐지만, 몇 가지 눈에 띄는 장면도 있었죠. 일단 국정원법 필리버스터에선 국민의힘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12시간 48분으로 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세운 역대 최장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윤희숙/국민의힘 의원 (지난 11일) : '닥쳐 3법'을 보면 이 표현의 자유라는 측면을 굉장히 가볍게 여기고 있는 법 조항들이 포함 되어 있고 민주화의 흐름, 개인의 기본권을 강조하는 흐름에서 굉장히 튀는 퇴행이다… ]

[윤희숙/국민의힘 의원 (지난 12일) : 입법부가 뭐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여야가 특히 여가 생각을 깊이 해보시기를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토론 의제'를 둘러싼 치열한 여야 공방이 오가기도 했죠.

[송영길/더불어민주당 의원 : 탈북한 그 한 사람의 그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 주자고 이 남북 관계를 파탄 내고, 주가를 떨어뜨리고 긴장을 강화시키는 이런 어리석은 행위를 방치할 집권 여당이 누가 있겠습니까.]

[태영호/국민의힘 의원 (어제) : 민주당 의원님들, 우리 한번 솔직하게 좀 한번 얘기해 봅시다. 김여정이 '법이라도 만들라'라고 요구하지 않았다면 이러한 법을 만들 생각을 했을까요? 여러분, 지금 우리가 이게 지금 무슨 꼴입니까.]

한편으론 법안 내용과는 상관없는 발언, '화풀이'에 가까운 감정 섞인 발언도 잇따랐습니다.

[이철규/국민의힘 의원 (지난 10일) : 40대, 50대 우리 주부들께서 그나마 우리 대통령님을 지지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제 돌아섰습니다.) 있었습니다. (있었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러시냐고 물어보면은 대통령께서 잘생겼다는 겁니다.]

[홍익표/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1일) : 진보매체라고 있는 한겨레, 경향부터 법조기자단 철수시키세요. 공영방송 KBS, MBC 거기서 먼저 앞장서서 법조기자단 빼세요. 저는 우리 추미애 장관이 법조기자단을 해체했으면 좋겠습니다.]

[김태흠/국민의힘 의원 (어제) : 여야 협치를 이야기하는 것은 X 먹으라는 이야기예요. 아니 뭐 합니까. 이게 진짜 정말로. 그런 거짓말하지 말라고 하세요. 대통령한테 가셔서. ]

필리버스터 정국의 시발점은 역시나 공수처법 개정안이죠. 여론은 어떨까요.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절반 이상이 공수처법 개정안 통과는 '잘못된 일'이라고 답했는데요. '잘못된 일' 54.2%, '잘된 일' 39.6%, '잘 모름' 6.2%였습니다. 답변은 지지 정당별, 이념별로 큰 차이를 보였는데요. 무당층의 생각이 궁금하죠. 51.7%, 절반 이상이 '잘못된 일'이라고 답했습니다. 또 연령대 별로는 30대와 40대, 50대에서는 긍정과 부정 평가가 팽팽하게 엇갈렸고,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60% 이상이 부정 평가를 내렸습니다. 문 대통령이 내일 국무회의에서 공수처법 개정안을 의결하면, 즉시 공포, 시행됩니다. 민주당은 곧바로 추천위를 재가동해 공수처장 후보를 확정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정리합니다. < 오늘 밤 대북전단법 필리버스터 종결 투표…"코로나에 총력" vs "야당 입 틀어막아" >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