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세난이 도무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서울의 한 주택가를 가 보니 전세는 몇 개 없고 반전세나 월세가 더 많았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세입자들은 "전셋값이 두 배 가까이 뛰어 집 구하는 걸 포기했다"는가 하면 "집주인이 월세로 안 돌리면 본인이 들어와 살겠다고 압박한다"고 말했습니다.
정아람 기자입니다.
[기자]
30대 김모 씨는 가을부터 서울 녹번동을 중심으로 전세 아파트를 알아봤습니다.
하지만 집을 구하지 못했습니다.
임대차3법이 시행된 뒤 전세 물건이 줄고 가격이 뛰었기 때문입니다.
[김모 씨/서울 녹번동 : 전셋값은 거의 두 배 가까이 올라서 매매가랑 똑같이 된다고 하고. 그렇다고 월세 살기에는 월급을 감안했을 때 도저히 돈을 저축할 수 없는 구조더라고요.]
김씨가 알아보던 서울 녹번동의 한 아파트입니다.
주변 부동산을 돌아보니 전세는 비싼 물건 두 개 밖에 없고, 월세나 반전세가 10개 정도 나와 있습니다.
이 아파트는 지난 9월 전세가 4억5천만 원이었는데, 지금은 8억5천만 원으로 뛰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미 전세로 살고 있는 입주민도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이모 씨/서울 녹번동 A아파트 세입자 : 전셋값이 너무 올라서 월세로 돌리자고 자꾸 집주인이 말하는데, 집주인이 실거주한다는 말도 있고 그래서 싼 데로 옮겨야 되나.]
집주인이 들어와 산다면 계약갱신청구권을 쓸 수 없기 때문에 월세 전환 요구를 단칼에 거절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전셋값이 몇 달 전 매맷값 수준으로 오르다 보니 아예 '영끌'을 해서 집을 사려는 이도 늘고 있습니다.
[B공인중개사/서울 녹번동 : 생각보다 전세가가 너무 비싸서 7억~8억 주고 전세를 하느니 좀 더 보태서 매매를 하는 게 낫겠다고 돌아섰어요.]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최근 넉 달 간 수도권 전셋값은 3.7% 올랐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 폭인 0.84%보다 4배 넘게 오른 겁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전세난을 풀기 위해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의 공급 구상 등을 담은 부동산 종합대책을 조만간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영상디자인 : 조영익·최수진 / 영상그래픽 : 한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