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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공수처법 등 필리버스터"…민주당 "입법 완수"

입력 2020-12-09 19:11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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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지금 국회에서는 본회의가 진행 중입니다. 국민의힘이 공수처법 개정안 등 3개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해 놨고요. 일단 여야가 합의한 비쟁점 법안부터 처리가 진행되는 중입니다. 만약 이후에 공수처법이 상정되면 그때부터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가 시작될 걸로 보입니다. 다만 기한은 오늘 자정까지이기 때문에 민주당이 내일 표결에 들어가면 공수처법 개정안은 통과될 걸로 보입니다. 국회 관련 소식을 신혜원 반장이 정리해봤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오후 3시에 시작한 국회 본회의, 지금은 여야가 합의한 비쟁점 법안부터 속속 처리가 되고 있습니다. 일단 이 법안들을 다 표결에 부친 다음 '메인 이벤트'라고 할 수 있는 쟁점 법안들이 상정되는 건데요.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 즉 무제한 토론을 신청한 법안은 공수처법과 국가정보원법,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하는 남북관계발전법 등 총 3가지입니다. 핵심은 역시, 공수처법 개정안이죠.

[JTBC '뉴스룸' (어제) : 실랑이 속에 법사위가 열린 건 11시 4분. 하지만 공수처법 개정안 심사가 시작되자 곧바로 다시 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됩니다.]

[백혜련/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 : 국회 선진화법 위반이에요.]

[전주혜/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 : 오늘 회부된 안건은 조정이 완결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토론은 불발, 여당은 표결로 갑니다.

[윤호중/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 이 법안에 찬성하시는 의원님들은 기립해주십시오. 네. 과반 찬성으로 법안이, 법안이 의결됐습니다.]

[JTBC '뉴스룸' (어제) : 이렇게 표결까지 걸린 시간은 7분. 하지만 싸움은 가결 의사봉을 두드리는 상황까지 이어졌습니다.]

[윤호중/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 네. 과반 찬성으로 법안이, 법안이 의결됐습니다.]

여야의 격한 대치 중 의사봉이 바닥에 떨어지고, 주호영 원내대표에 오른손이 묶인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결국 왼손으로 탕탕탕, 받침대도 없이 맨 책상에 의사봉을 두들깁니다.

[의원 되니까 세상이 안 무섭지? 권력 망하는 것 똑똑히 볼 거야 내가. 우리도 집권해본 사람이야. 권력이 영원할 것 같아?]
[평생 독재의 꿀을 빨다가 이제 와서 상대점유당을 독재로 몰아가는 이런 행태야말로 정말 독선적인 행태입니다.]

밤새 여야의 분위기는 극명하게 엇갈렸습니다. 민주당은 "24년 만에 공수처 제도화를 눈앞에 뒀다"며 기대감을 드러냈고 "개혁에는 고통이 따르지만, 역사를 진전시키자"며 고무적인 심경을 드러냈습니다. 반대로 밤샘 농성을 벌인 국민의힘, 아침부터는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참담한 날치기', '입법 사기'를 주장하며 규탄 시위를 가졌는데요.

[이낙연/더불어민주당 대표 : 24년 만에 공수처 제도화를 눈앞에 두게 됐습니다. 우리 국민의 오랜 소망이었습니다. 깊은 감회를 느끼며 함께 해주신 의원님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국민의힘 : 민주당을 규탄한다! 규탄한다! 규탄한다! 규탄한다! 국민이 명령한다. 날치기 시도 중단하라! 중단하라! 중단하라! 중단하라!]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문재인 대통령 면담 요구를 했습니다.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국정을 이끌어가는 것인지 도대체 이 나라를 어떻게 할 것인지. 그리고 이런 민주당과 추미애의 행태가 본인의 뜻인지, 아닌지를 만나서 따져 묻겠습니다.]

공수처법 개정안이 이제 마지막 문턱, 본회의 통과만을 남겨둔 상황이죠. 공수처법 원안에 따르면 공수처장 후보는 추천위원 7명 중 6명의 찬성을 받아야 했는데요. 여야 2명씩 추천한 추천위원들, 한마음으로 특정 후보에게 비토, 즉 거부권를 놓으면 그 누구도 최종 후보자에 이름을 올릴 수 없습니다. 공수처법 개정안은 이걸 5명만 찬성하면 되는 것으로 바꿔 야당의 비토권을 없애는 게 핵심입니다. 사실 이건 공수처법 원안을 처리할 때 여당이 약속했던 내용인데요.

[김태년/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7월 20일) : 공수처는 현재, 야당의 추천을 거쳐야만 기관장을 임명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민주당은 공수처의 힘 쏠림에 대한 야당의 우려를 과감하게 수용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공수처장 후보로) 추미애 장관과 똑같이 막무가내로 법 절차를 무시하고 권력에 대한 수사를 방해할 그런 보통 밖에서 얘기하는 문빠 이런 류의 법조인을 아마 가지고 올 겁니다.]

비토권이 무력화되면 공수처에 대한 견제는 어떻게 되는가, 하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데요. 여당이 이런 부담을 안고도 개정을 강행한 데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 (지난 7일) : 혼란스러운 정국이 국민들께 걱정을 끼치고 있어 대통령으로서 매우 죄송한 마음입니다. 이제, 그 노력의 결실을 맺는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개혁 입법이 반드시 통과되고, 공수처가 출범하게 되길 희망합니다.]

일단 문 대통령은 '추·윤 갈등'에 대해 처음으로 사과하면서, 검찰개혁을 제도적으로 완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건데요. 여댱을 향해 더 이상 야당에 끌려다니지 말라, 끝까지 가라, 분명한 사인을 던진 겁니다.

두 번째 이유, 최근 민주당 지지율 '하락'이 역설적으로 중요한 계기가 됐단 분석입니다.

[JTBC '정치부회의' (지난 7일) : 오늘 나온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입니다. 오차범위 안이긴 하지만, 국민의힘에 정당 지지율 1위 자리를 내줬습니다. 이를 놓고, 당 안팎에서 여러 의견이 분분합니다. 떠나간 집토끼부터 잡아야 한다, 아니다 중도층 이반이 심각하다. 총선 때 과반을 준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 아니다 협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말이 참 많습니다.]

민주당은 '떠나간 집토끼부터 잡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듯합니다. 여당 귀책 사유로 치러지는 내년 재보궐 선거, 그리고 내후년 초 대선까지 감안하면 핵심 지지층 이탈을 막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정치적 계산입니다. 180석이 넘는 범여권이 공수처도 제대로 출범을 못 시키냐는 지지자들의 비판도 부담이었죠.

지금 시간이 6시 50분 정도 됐습니다. 본회의장 현장, 라이브 화면입니다. 여전히 비쟁점법안 처리가 진행 중이네요. 아마 빠르면 회의 말미쯤 공수처법 상정이 가능할 듯도 한데, 그럼 곧장 야당의 필리버스터가 시작될 겁니다.

하지만 국회법상 필리버스터는 하루짜리 방패에 불과합니다. 필리버스터는 정기국회 회기가 종료되면 자동 종료. 그러니까 오늘 자정을 넘기면 끝을 내야 합니다. 공수처법 개정안, 결국 민주당이 미리 소집해놓은 내일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전망입니다.

오늘 오후, 본회의 시작에 맞춰 본회의장에 입장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입니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김진애 의원과 화기애애 대화를 나누며 환한 웃음도 지어 보입니다. 착석 후엔 가방에서 책 한 권을 꺼내 들었는데요. 거꾸로긴 하지만 마치 카메라가 찍으라는 듯, 표지가 정확히 보이는 각도로 꺼내 들었습니다. 제목은 '내가 검찰을 나온 이유'. 한 검사 출신 변호사가 최근 출간한 책으로, 제목 옆엔 '통제받지 않아 타락한 검찰, 공수처가 출범해야 하는 이유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추 장관 본인이 이 말을 하고 싶었던 거겠죠.

오늘 청와대 발제 정리합니다. < 국민의힘 "공수처 등 3개 법안 '필리버스터'" VS 민주당 "단일대오로 입법 완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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