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그동안 동해 표기를 놓고 우리나라와 일본의 외교전이 치열했는데요. 국제수로기구가 앞으로 바다 이름을 고유 번호로 표시하기로 하면서 이제 일본이 동해를 일본해로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사라지게 됐습니다. 그런데도 일본은 오늘(17일)도 '일본해의 승리'라고 억지 주장을 내놨습니다.
김선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동해가 '일본해'로 적혀 있습니다.
이제 이런 표기 방식이 바뀔 걸로 보입니다.
국제수로기구, IHO가 각 해양과 바다의 경계 등을 기록한 '표준 해도집'을 바꾸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우선 해도집이 기존의 두꺼운 종이 책자 형태에서 해저 지형과 조류, 항로 등 지리 정보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전자 지도로 바뀝니다.
그러면서 바다 이름도 다툴 가능성이 없는 고유 번호로 표기하기로 했습니다.
따라서 기존 해도집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해온 '일본해'란 명칭은 근거가 없어졌습니다.
일제강점기인 1929년 만들어진 기존 해도집 S-23은, 일본이 동해를 일본해라고 주장해온 주요 근거였는데 이런 근거가 바뀌게 된 겁니다.
이번 결정으로 전 세계 지도를 만드는 많은 회사들이 동해를 숫자로 표기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다만 이번 결정은 강제성이 없습니다.
때문에 정부는 앞으로도 유엔 등 국제기구나 구글 등 지도를 만드는 기업들을 상대로 명칭을 쓸 경우 동해 표기를 꾸준히 설득한다는 방침입니다.
현재 40% 수준인 '동해' 표기율을 더 높이겠다는 겁니다.
일본 정부는 정반대의 해석을 내놨습니다.
[가토 가쓰노부/일본 관방장관 : 국제적으로 확립된 유일한 명칭인 '일본해'를 사용하는 S-23 해도집은 앞으로도 IHO 출판물로 공식적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외교부는 S-23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역사적 변천 과정을 보여주는 출판물로만 남는 것인데, 일본 정부가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재웅/외교부 부대변인 : (IHO) 사무총장 보고서를 통해서 S-23이 더 이상 유효한 표준이 아니라는 점을 국제수로기구가 공식 확인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구체적인 번호 부여 방식 등은 오는 2023년 예정된 IHO 총회에서 보고될 것으로 보입니다.
(화면제공 : 구글맵스 해외판·국립해양조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