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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경영 선방에도 350명 해고"…노동자 반발, 왜

입력 2020-11-10 08:49 수정 2020-11-10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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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조업에도 여파가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시작되고 지난 8개월동안 16만개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하는데요. 사측은 코로나로 인한 경영 악화를 이유로 들어서 해고를 했지만 그 이유가 정말 맞는 것이냐며 반발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이어서 송지혜 기자입니다. 

[기자]

문 닫은 공장 앞에 천막 수십 동이 들어섰습니다.

버스 생산기업인 자일대우상용차의 울산공장입니다.

이 회사 노동자 350여 명은 추석 연휴 마지막 날 해고됐습니다.

해고된 노동자들은 한 달 넘게 이렇게 천막에서 먹고 자며 복직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2004년 입사한 이병진 씨도 그중 한 명입니다.

[이병진/자일대우상용차 해고 노동자 : 아빠의 해고를 예감한 아들이 학원도 안 가도 된다고 하고 돈도 아껴 쓴다고 하고 그런 모습 보면…아, 정말 마음 아프고요.]

대우상용차 측은 8월 말 고용노동부에 생산직 직원 대부분인 350여 명을 해고하는 계획서를 냈습니다.

이유는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인한 경영 악화였습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합니다.

코로나19에도 1분기 생산량은 약12% 늘었다며 선방을 했다는 겁니다.

[이병진/자일대우상용차 해고 노동자 :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로 해고를 한다는 건 기업을 유지존속한다는 전제하에 잉여인력을 해고를 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 해고는 공장을 아예 닫는, 누가 봐도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이렇다 보니 노조에선 적은 임금으로 일부만 재고용하고, 베트남으로 공장을 옮기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의심이 나옵니다.

노조는 이를 근거로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냈습니다.

반면 사측은 1분기 생산량 증가는 일시적일 뿐 경영 상태는 나빠지고 있고, 베트남 이전도 전혀 계획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조선업계의 해고 칼바람은 하청업체 노동자에게 먼저 불어닥쳤습니다.

20년간 거제 조선소에서 용접 일을 해온 전모 씨, 지난달 말,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인 명천에서 19명과 함께 정리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전모 씨/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자 (정리해고 통보) : (아침에 얘기를 들은 뒤) 오후에 회사에서 문자 카톡으로 해고 날리고 서류 찍어서 보내주고 문자로도 11월 30일까지만 일하라고…]

마찬가지로 해고 사유는 '경영 악화'였습니다.

[전모 씨/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자 (정리해고 통보) : 억장이 무너지죠. 지금도 사실은 떨리고 밤에 잠도 못 자고 있고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선소에서 일하는 하청노동자들은 연쇄 정리해고의 신호탄이 아닐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지난 2일) : 대우조선해양은 하청 노동자 대량해고 중단하라!]

반면 하청업체 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조업 물량이 줄어 무급휴직을 하려 했으나 반대가 많아 어쩔 수 없이 정리해고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코로나 사태 이후 8개월간 16만 개의 제조업 일자리가 사라진 걸로 추정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네 차례의 추경을 통해 내놓은 '일자리 지키기'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정부가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영상디자인 : 이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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